투표의 역설

 



1. 개요
2. 예시
2.1. 콩도르세 승자가 존재하는 경우(콩도르세 역설)
2.2. 콩도르세 승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어젠다 패러독스)
3. 발생 확률
4. 투표의 역설과 사회 제도



1. 개요


역설의 일종. 불합리한 투표 결과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2. 예시



2.1. 콩도르세 승자가 존재하는 경우(콩도르세 역설)


투표자 7명에게 후보 3명의 뽑고 싶은 순위를 매기라고 한 결과가 다음과 같았다고 하자. 각 투표자는 이 순위대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한다고 하자.

후보






A
1
2
3
B
1
2
3
C
1
3
2
D
3
1
2
E
3
1
2
F
3
2
1
G
3
2
1
'가', '나', '다' 모두 출마한 선거에서 당선자는 '가'가 된다. A, B, C가 '가'를 뽑고, D, E가 '나'를 뽑고, F, G가 '다'를 뽑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후보 중 두 후보만을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만약 '가'와 '나'만을 놓고 투표를 한다면, 상황이 다음과 같아진다.

후보





A
1
2
B
1
2
C
1
3
D
3
1
E
3
1
F
3
2
G
3
2
이에 따라 A, B, C 세 명이 '가'를 뽑고 D, E, F, G 네 명이 '나'를 뽑으므로 '나'가 당선되고 '가'가 낙선한다.
'가'와 '다'만을 놓고 투표를 한다면

후보





A
1
3
B
1
3
C
1
2
D
3
2
E
3
2
F
3
1
G
3
1
이렇게 되고, A, B, C가 '가'를 뽑고 D, E, F, G가 '다'를 뽑으므로 '다'가 당선되고 '가'가 낙선한다.
'나'와 '다'만을 놓고 투표를 한다면

후보





A
2
3
B
2
3
C
3
2
D
1
2
E
1
2
F
2
1
G
2
1
이렇게 되고, A, B, D, E가 '나'를 뽑고 C, F, G가 '다'를 뽑으므로 '나'가 당선되고 '다'가 낙선한다.
세 가지의 투표 결과를 다시 표로 정리하면,
가 vs 나
가<나
가 vs 다
가<다
나 vs 다
나>다
이렇게 되는데, 이 표에서 알 수 있듯 '가'는 '''다른 어느 후보와 비교해도 뽑고 싶지 않은 후보'''가 되며, '나'는 '''다른 어느 후보와 비교해도 뽑고 싶은 후보'''가 된다. 분명히 '가', '나', '다' 셋을 놓고 투표를 하면 '가'가 당선되는데, 세 후보 중 둘만을 놓고 투표를 하면 오히려 '가'는 '''가장 뽑고 싶지 않은 후보'''가 되어 버린다!
이번에는 '가장 뽑고 싶지 않은 후보'를 뽑아보자. 그러면

후보






A
1
2
3
B
1
2
3
C
1
3
2
D
3
1
2
E
3
1
2
F
3
2
1
G
3
2
1
이에 따라 D, E, F, G가 '가'를 뽑고, C가 '나'를 뽑고, A, B가 '다'를 뽑으므로 '가'가 당선된다.
가장 뽑고 싶은 후보를 뽑는 투표와 가장 뽑고 싶지 않은 후보를 뽑는 투표의 당선자가 일치한다!
이처럼 각 투표자가 모두 합리적인 판단으로 투표를 하는데도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투표의 성질을 최초로 규명한 사람은 18세기 프랑스 수학자이자 정치가 마르퀴스 드 콩도르세(Marquis de Condorcet, 1743~1794)이다. 그의 이름을 따서, 이와 같은 역설을 '''콩도르세 역설'''이라고 하며, 앞에서 보인 것처럼 셋 이상의 후보 중 둘을 뽑아 1:1 비교를 하는 투표에서 항상 승리하는 후보를 '''콩도르세 승자'''라고 한다. 반대로 1:1에서 항상 패배하는 후보는 '''콩도르세 패자'''라고 부른다.

2.2. 콩도르세 승자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어젠다 패러독스)


가령,

후보






A
1
2
3
B
3
1
2
C
2
3
1
투표자 A, B, C가 후보 가, 나, 다에 대한 뽑고 싶은 순위가 이와 같다고 하자. 이 경우에는 후보자 세 명 모두를 놓고 투표를 해도 표가 한 표씩 갈리므로 당선자를 결정할 수 없고, 두 후보만을 뽑아 투표를 하더라도 역시 표가 한 표씩 갈려[1] 콩도르세 승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세 후보 중 우선 두 후보만을 놓고 투표를 한 후에, 이 투표에서 당선된 후보와 나머지 한 후보를 놓고 투표하는 방법이 있다. 나머지 한 후보는 한 번 부전승(不戰勝)을 하는 셈이다. 이런 투표 방법을 적용하면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가령, 우선 '가'와 '나'만을 놓고 투표를 하면

후보





A
1
2
B
3
1
C
2
3
이에 따라 A, C는 '가'를 뽑고 B는 '나'를 뽑으므로 '가'가 당선된다.
이제 이렇게 당선된 후보 '가'와 나머지 후보 '다'를 놓고 투표를 한다. 그러면

후보





A
1
3
B
3
2
C
2
1
이에 따라 A는 '가'를 뽑고 B, C는 '다'를 뽑으므로 최종적으로 '다'가 당선된다.
이번에는 우선 '가'와 '다'만을 놓고 투표를 해보자. 그러면

후보





A
1
3
B
3
2
C
2
1
이에 따라 A는 '가'를 뽑고 B, C는 '다'를 뽑으므로 '다'가 당선된다.
이제 이렇게 당선된 후보 '다'와 나머지 후보 '나'를 놓고 투표를 한다. 그러면

후보





A
2
3
B
1
2
C
3
1
이에 따라 A, B는 '나'를 뽑고 C는 '다'를 뽑으므로 최종적으로 '나'가 당선된다.
이번에는 우선 '나'와 '다'만을 놓고 투표를 해보자. 그러면

후보





A
2
3
B
1
2
C
3
1
이에 따라 A, B는 '나'를 뽑고 C는 '다'를 뽑으므로 '나'가 당선된다.
이제 이렇게 당선된 후보 '나'와 나머지 후보 '가'를 놓고 투표를 한다. 그러면

후보





A
1
2
B
3
1
C
2
3
이에 따라 A, C는 '가'를 뽑고 B는 '나'를 뽑으므로 '가'가 최종적으로 당선된다.
세 가지의 투표 결과를 다시 표로 정리하면,
투표 순서
최종 당선자
가vs나 먼저(부전승: 다)

가vs다 먼저(부전승: 나)

나vs다 먼저(부전승: 가)

각 투표자의 생각은 변함없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투표를 하는데도, 투표 순서에 따라 최종 승자가 달라진다!
이것은 투표자 집단 자체에서의 가장 우세한 의사는 결정할 수 없음에도 투표 순서에 따라 최종 당선자가 바뀐다는 점에서 패러독스이다. 이 패러독스는 법안 심의 순서 기록물(어젠다, agenda)에 비유하여 '''어젠다 패러독스(agenda paradox)'''라고 한다.

3. 발생 확률


후보가 3개이고 투표자가 3명인 경우, 패러독스가 발생할 확률은 대략 5.7%라고 한다.

4. 투표의 역설과 사회 제도


결선투표제(決選投票制)는 콩도르세 승자와 연관이 깊다. 결선투표제#3.2 참고.
[1] '가'와 '나'의 투표에서는 '가'가 당선. '가'와 '다'의 투표에서는 '다'가 당선. '나'와 '다'의 투표에서는 '나'가 당선. 따라서 '가', '나', '다'가 모두 한 번씩 1:1 비교 투표에서 당선된다. 이는 밑의 설명에 자연스럽게 설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