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로 밴스

 

반 다인의 추리소설 속 주인공이자 탐정역.
파일로 밴스(Philo Vance). 파이로, 필로, 번스, 반스 등 각종 표기가 많은데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파일로 밴스'. '파이로', '번스' 등은 일어판을 중역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표기.
뉴욕의 지방 검사 존 F.X. 매컴(John F.X. Markham)과 15년지기 친구이며, 매컴의 재직 4년 동안 벌어진 기괴한 살인사건에 비공식 협조한다는 명목으로 사건 수사에 개입한다. 작중 살인에 휘말리는 인물이나 가문과 이미 친분이 있던 탓에 사건에 개입하는 경우도 많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하지만 타고난 냉정함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절제하는 인물이다. 냉소적인 태도로 삶을 살고 있다. 다부진 신체에 미남형 얼굴이지만, 냉소적인 사람답게 입꼬리가 다른 사람을 비웃는 듯한 모양새로 '거만한 표정'을 항상 짓고있다.
박학다식하며 특히 예술 애호가. 작중에서도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분야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거나, 작중 등장하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수준 높은 토론에 어울리곤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예술사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과 모여앉아 최신 수학 이론에 대해 토의한다거나, 스카치테리어의 혈통과 사육 방법에 대한 강의를 늘어 놓는다거나, 사건 수사에 참여하는 형사들과도 수사 기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사실상 작중에 쓰인 소재 중 밴스가 모르거나, 못 하는 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이고 자연과학(화학, 수학, 물리학 등등), 온갖 언어(고대 이집트어 포함), 무술 등 신체 능력, 심지어 도박운까지도 좋다. 셜록 홈즈가 탐정 일에 필요해서 배운 지식 이외에는 거의 관심도, 지식도 없다는 걸 감안하면 [1] 희대의 지적 먼치킨.
특히 심리학적 지식이 깊어, 사건을 추리할 때는 정신분석적 연역법을 사용한다.[2] 밴스의 정신분석적 연역법은 굉장히 정확도가 높아, 범죄 사건말고도 다른 일상에서도 타인의 내적 동기를 정확히 짚어낸다고 한다. 대학 시절 들었던 심리학 강의를 통해 심리학에 흥미를 가진 후, 계속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일반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왔기에 가능하다.
생전 밴스를 아꼈던 대고모에게서 물려받은 상당한 재산 덕에 상류층 수준의 생활을 누리고 있다.[3] 작중 묘사에 따르면 보기 드문 미남이며 여성과 아이에게 친절한 성격, 여기까지 보자면 흠잡을 데 없는 엄친아지만 그만큼 '''잘난 척'''하는 캐릭터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그리고 범인을 체포하여 법정으로 보내기 전에 저 세상으로 보내는 걸 선호한다. 작중에서 파일로 밴스는 살인자를 죽이는 것을 짐승이나 독사를 때려잡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게 허세나 빈말이 아니며 직접 살인자를 죽이거나 간접적으로 살인자의 제거를 돕는 데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전혀 없다.[4] 사람들이 여럿 죽어나간 후에 '사실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는 알고 있었음' 같은 발언으로 친구인 지방 검사 매컴의 어그로를 끄는 것은 덤이다.
요약하자면 파일로 밴스는 무고하거나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닌 찌질한 관련자나 살인자가 죽는 것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매컴은 직위와 신념으로 인해서 파일로 밴스의 이런 언동에 화내지만 밴스 쪽이 여러모로 몇 수 위이고 작 중 상황도 여의치 않아 별 소용은 없다. 이런 성격과 성향 때문에 파일로 밴스를 오만하다고 까는 사람도 있으며 '''파일로 밴스는 좀 엉덩이를 걷어차여야 된다'''라고 얘기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 물론 이와 반대로 밴스가 견공자제분인 이기적이고 반성없는 살인자들을 막 다루는 모습에 공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밴스의 뛰어난 능력과 완벽한 모습을 찬양하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1] 심지어 '주홍색 연구'에서 언급된 바에 의하면 지동설도 몰랐다고 한다! 물론 본인이 생각하기에 필요없는 정보는 일부러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다.[2] 엘러리 퀸이나 셜록 홈즈를 상상하고 밴스 소설을 읽으면, 상당히 당황스러운 게 사건에 관한 물적 증거는 모조리 무시한 뒤, 오직 용의자 개개인의 성격을 분석하는 작업으로 범인을 지목한다. 다른 탐정들이 물증을 분석하고 있을 때, 밴스는 용의자들의 태생이나 습성을 정밀하게 분석한 후, 범인의 성격상에 맞는 용의자를 찾아낸다.[3] 작중 밴스는 놀랄 만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고모님 맙소사!' 라고 외친다(..)[4] 범인이 돌발 행동이나 사전 계획을 통해 누군가를 살해하려 할 때 즉석에서 역관광하여 저세상으로 보내는 패턴이 종종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