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풍종호)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과 『경혼기(驚魂記)』에 나오는 '''구룡(九龍)'''의 일곱째로, 의형제가 된 것은 가장 늦었다. 3년 전 송가촌에서 죽은 귀혼도(鬼魂刀) 풍영휘의 아들이자 풍현의 동생이기도 하다. 당시 송가촌에서 아버지의 죽음으로 최후의 울타리가 사라져 풍기는 검광(劍狂)과 소패도(少覇刀) 봉평산에게 목숨을 잃을 찰나, 새까만 승복에 굵은 쇠지팡이를 들고 나타난 철나한(鐵羅漢)에게 구함을 받는다."무영문의 진실된 위용(威容)은 무영객에게서 끊어졌다고 봐야지. 네 애비도, 귀영자도 제대로 배움을 맺기도 전에 쫓기면서 죽음을 짊어진 채로 살아야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배워라. 제자와 사부의 연(緣) 따위 필요없다. 무조건 배워라. 소소하더라도, 네 목숨 보존하는데는 결코 소홀하지 않을 나의 재주를!"
- 『지존록』에서 철나한이 한 말을 풍기가 회상한 것이다.
2. 행적
3년 동안 철나한의 비전을 익힌 뒤 풍현과 같은 시기에 무림에 나온다. 송가촌 혈사를 일으킨 주모자가 따로 있음을 짐작한 풍기는 몸을 사릴 생각이 없었다. 송가촌에 다녀왔으며, 사천일왜(四川一矮) 당류를 노리기도 한다. 그리고 검광과 봉평산 앞에 나타나 복마뢰신지(伏魔雷神指)로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키고는 유유히 돌아선다. 대놓고 활동을 하여 적이 정체를 드러내 그를 찾아오게 할 심산이었다. 그 와중에 그는 제세칠성(濟世七聖)의 유적에 들어가 귀문신투(鬼門神偸)의 비전도 회수하고자 한다.
두씨 삼형제는 1년 전 칠성의 유적의 장보도를 손에 넣고 몰래 들어갔다가 둘째만 살아 돌아온다. 두노이는 형제들의 유품이라도 거두기 위해 최근 소문을 내서 고수들을 모집한다. 풍기는 그 자리에 참석해 음수(陰手) 곽자우, 황하역사(黃河力士) 주형인, 홍소려(紅少麗), 공이추, 호연승 등과 함께 칠성의 유적인 일월주천로(日月周天路)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미로인 것뿐만 아니라 칼이 잘 통하지 않는 괴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습격을 해와 몹시 위험천만(危險千萬)한 험지였다.
풍기는 호기 있게 동료들을 지키며 미로를 전전하다 우연히 싸우고 있는 자들을 발견한다. 그중 한 명이 무상장(無相掌)과 음부귀장신법(陰府歸藏身法)을 사용하는 것을 본 그는 누군지 궁금해하는데, 조금 지나 격전 중에 얼핏 드러난 얼굴을 알아보고 몹시 놀란다. 죽은 줄 알았던 형, 풍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알아보는 것이 늦어 그는 형이 염마장(焰魔掌) 태황에게 당하여 통로가 무너진 곳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풍기는 매우 분노하여 태황에게 고통을 가한 뒤 죽이려다가 오히려 열화분심장(熱火焚心掌)에 당하여 기절하고 만다.[1] 이 때문에 그는 나중에 유적에서 나갈 때까지 주형인의 등에 업혀있어야만 했다.[2]
풍기가 깨어난 곳은 생전 처음 보는 장소였다. 곧 용비천이 들어와 지금까지 그가 보인 행동에 대해 어리숙하고 멍청한 짓이라고 대뜸 질타부터 한다. 순간 어이가 없었던 그는 송가촌 혈사의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용비천의 말에 따라나서서 설무랑과 동백기를 구출하는 일에 가담한다. 그 과정에서 문비중의 심혼을 조종하는 자가 있음을 확인하고, 복수하려면 더 큰 힘이 필요함을 깨달아 풍기는 구룡이 되는 것을 받아들인다. 처음에는 의형제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어색해했으나, 점차 적응해가며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 복수할 각오를 새로이 다진다.
『경혼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친형인 풍현의 소식을 알기 위하여 그를 뒤따라 갔다가 돌아온 대형 단천상을 마중하러 나갔다고 언급될 뿐이다.
3. 무공
철나한에게 배운 복마류의 무공이 주력이다. 또한, 어릴 때부터 아버지 풍영휘의 후계자로 선택되어 무예를 전수받았기에 무영문(無影門)의 기예도 어느 정도는 익히고 있다.[3]
- 금강반야대력(金剛般若大力): 복마류의 기본이 되는 독문심법이다.
- 복마뢰신지(伏魔雷神指): 극양의 지법(指法)으로, 범천문(梵天門)의 쇄마인(碎魔印)에 버금가는 마기(魔氣)를 억누르는 강력한 정종공력(正宗功力)이다. 풍기는 이 복마뢰신지로 검광의 검에 손가락만 한 구멍을 내놓기도 하며, 문비중에게는 경혈금쇄법(經穴金鎖法)을 펼쳐 몸이 터지는 것을 늦춰 혼(魂)이 제압당한 상태인 것을 파악하기도 한다.
- 나한복마도(羅漢伏魔刀): 달리 수미일도(須彌一到)라고 불리기도 한다. 칠성의 유적에서 풍기가 단도를 이용하여 철수객(鐵手客) 강추를 일격에 죽이려고 펼친다.
[1] 복마뢰신지 일격이면 태황을 바로 죽여버릴 수 있었는데도 태황을 더욱 괴롭히다 죽일 생각에 복마뢰신지를 펼치지 않는다. 그러다 경험이 부족하여 자신의 역량과 태황의 역량을 바로 보지 못하고 오히려 당하고 만다.[2] 풍현도 숨어서 지켜볼 때 주형인의 등이 넓어서 풍기를 알아보지 못한다. 참고로 『지존록』 10권에서 풍현이 운령과 암천향(暗天香)의 비동에서 나왔을 때도 그녀를 찾아온 일행에 풍기가 있었지만,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풍현은 풍기가 아직 살아 있는 줄도 모른다.[3] 인용문처럼 풍영휘는 시간이 없어서 귀혼도법(鬼魂刀法)을 제대로 익히는 대신 음부귀장신법의 기초만 배울 수 있었다. 그렇기에 풍기도 무상장과 귀혼도법을 사용하면서도 음부귀장신법을 제대로 전개하지는 못했었다. // 용비천과 형제가 되면서 이 결점을 보완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