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소나타 2번(라흐마니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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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피아노 소나타 2번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작품번호
Op. 36
장르
독주곡
1. 개요
2. 개정판
3. 구성
3.1. 1악장 : Allegro agitato (B♭ minor)
3.2. 2악장 : Non allegro—Lento (E minor–E major)
3.3. 3악장 : L'istesso tempo—Allegro molto (B♭ major)


1. 개요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두 번째 피아노 소나타. 1913년에 작곡되었다. 다만, 후에 이 소나타가 1번처럼 될까봐(파우스트라는 별명을 가진 1번 소나타는 너무나 어렵고 장대하여 인기가 없었다) 음악가 동료들의 조언에 따라 과도한 난이도의 패시지를 간결하게 정비하고 곡의 길이도 단축한(전체적으로 100마디 이상 삭제, 2, 3악장의 중반부가 많은 삭제를 당했다) 개정판을 1931년에 내놓았는데 현재에는 개정판이 많이 연주되나, 오리지날 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오리지날에서 많은 부분이 삭제되고 너무나 간결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작곡가와의 합의 하에 자체적인 편집판을 만들어 연주하였는데, 오리지날과 개정판이 적절히 혼합되어있는 형태이다. 호로비츠 편집판은 이후에도 정식 출판되지 않았으며, 호로비츠도 매 연주 때마다 내용이 미묘하게 다르고 위에도 언급했듯이 적절히 오리지날과 개정판이 혼합되어 있는 형태라 후대에 사람들이 호로비츠의 연주를 듣고 오리지날과 개정판의 악보를 오리고 붙여서 호로비츠 편집판이라고 내놓은 것(야마구치 마사토시라는 사람이 1998년에 개인적으로 편집한 것이 가장 흔하다)이 인터넷에 돌고는 있다.
곡은 총 3악장 구성으로, 하행하는 반음계적 주제를 공통적으로 지니며 비록 1악장은 완전 종지로 끝내긴 하지만 전 악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하고, 3악장의 1주제는 사실 1악장 주제의 발전적 변형이고, 오리지날 판에는 2, 3악장의 중반에 1악장을 대놓고 회상하는 구간이 있다. 또 1악장 시작의 하행 3도 모티브(파 - 레플랫)는 곡 전체에서 계속 나온다. 이런 점들을 통해 라흐마니노프가 곡 전체를 유기적으로 엮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곡 전체로 놓고 보았을 때, 1악장은 전주곡에 비유할 수 있으며, 서정적이고 우수에 찬 2악장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며, 휴지없이 바로 이어지는 3악장이 분위기를 밝게 확 바꾸며 화려하게 등장하며 압도적으로 마무리한다. [1]라흐마니노프의 비르투오소적인 특징도 다수 반영되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교를 요구한다. 특히 3악장에 물리적으로 굉장히 곤란한 구간이 다 몰려있다.[2] [3] 또한 개정판은 오리지날에 비교하면 굉장히 간결하고 쉬워졌다. 위의 영상에서 연주하는 것도 이 개정판이다.
IMSLP 링크

2. 개정판


라흐마니노프 본인은 이 곡에 대한 불만족을 다수 드러내었는데 이는 아래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제 초기 작품들을 다시 들여다보니 과잉된 부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2번 소나타에서도 너무 많은 성부가 동시에 열려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길이가 너무 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Op.35는 19분 남짓(도돌이표를 지키면 25분가량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4]
하지만 이렇게 새롭게 개정된 개정판은 도리어 너무 많은 것을 삭제하였다는 비판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였고 결국 라흐마니노프 본인은 이 곡을 거의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인 호로비츠가 오리지날과 개정판의 장점들을 적절히 혼합한 자체 편집판을 연주하며 이 곡을 홍보하고 다녔다.
  • 오리지널 버전

  • 호로비츠 버전[5]


3. 구성



3.1. 1악장 : Allegro agitato (B♭ minor)


시작부터 천둥소리같은 하행 음형으로 시작한다. 이후 바로 곡의 주된 연결고리인 3도 모티브(파 - 레플랫으로)가 제시된다. 이 모티브는 리듬적으로도 여러 군데에 많이 사용된다. 그 다음마디에서는 역시 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행하는 특징을 지닌 1주제가 제시된다. 이후 경과부를 거쳐서 감정의 동요가 큰 1주제와 대조되는 평온한 2주제가 제시된다. 2주제의 조성은 1주제의 나란한 조인 D flat Major이다. 이 때 2주제의 첫 3음은 시작에서 제시된 1주제의 첫 3음이다. 발전부에서는 1주제가 여러 성부에 겹쳐서 대위법적으로 나온다. 이후 3도 모티브 리듬이 사용돼서 분위기가 고조되다 하행 음계가 특징인 클라이막스로 도착한다. 제시부에서 1주제와 2주제가 다시 나온 후 흐릿하고 얼버무리는듯한 코다로 넘어간다. 코다의 마지막에서 1주제가 조용히 다시 제시된다.

3.2. 2악장 : Non allegro—Lento (E minor–E major)


짧은 프레이즈가 제시된 후 베이스의 계속적인 5도 하행이 특징인 주제가 제시된다. 여기서 1악장의 3도 모티브가 계속 사용된다. 얼마 뒤 분위기가 감정적으로 고조돼서 주제가 다시 제시되며 이후 나오는 poco piu mosso 부분에서는 갑자기 b flat minor가 나오면 1악장의 1주제가 나온다. 1악장의 1주제가 계속 나오며 cresc한 뒤에 나오는 빠른 6잇단 16분음표 음형에서도 1악장의 1주제가 사용되어있다. 코다에서는 1악장의 2주제가 E Major로 제시되며 1악장의 1주제로 끝난 1악장과 달리 1악장의 2주제로 끝난다.[6]

3.3. 3악장 : L'istesso tempo—Allegro molto (B♭ major)


2악장 처음에 나온 짧은 프레이즈가 다시 나오며 시작된다. 이후 갑작스러운 하행 음형으로 화려한 분위기로 바뀐다. 여기서의 하행 음형을 잘 살펴보면 1악장의 1주제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7] 3악장에서는 1악장의 3도 모티브가 역시 자주 사용된다. 3악장의 1주제와 대조되는 2주제는 3악장의 조성인 원 조성의 4도 위인 E flat Major로 제시된다. 발전부에서는 1주제가 다양하게 사용된다. piu mosso부분에서 고조되어서 3도 부분이 나온 직후[8] 2주제가 b flat minor의 같은 으뜸음조인 B flat Major로 ff로 다시 나온다. 코다에서는 정신없이 휘몰아치며 제일 마지막에 1악장 시작에 나왔던 3도 모티브로 곡이 종결된다.

[1] 3악장의 코다에서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기교로 인해 정말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3악장 후반에 나오는 3도는 실황에서 완벽히 깔끔하게 친 피아니스트가 거의 없다 [3] 유자 왕과 같은 기교적으로 뛰어난 피아니스트들도 일부 구간에서 어려움을 겪을 정도. [4] 출처 : 네이버 캐스트 [5] 다른 버전도 있는데, 2악장 절정 부분(12분 25초 경)을 연주하다가 피아노 줄을 끊어버려서(...) 연주가 잠시 중단되었다.[6] 끝날 때 조성은 E Major[7] 1악장 제일 처음에 나온 하행 음형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8] 깔끔하게 치기 아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