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삼국지)

 


何祗
생몰년도 미상
삼국시대의 인물. 자는 군숙(君肅).
촉군 사람으로 젊어서는 가난했으나, 너그럽고 상냥한 인품을 지녔고 당당한 체격을 가져 여자와 음악을 좋아했으며, 식욕이 왕성하고 호색이라 절조가 부족했기에 그를 존경하는 사람은 적었다.
어느날 우물 안에 뽕나무가 나는 꿈을 꾸자 조직으로부터 해몽 풀이를 받았는데, 뽕의 나무는 우물 안에 나는 것이 아니기에 우물 안에 심어야 하며, 뽕나무는 40아래에 8이 있다면서 나이가 48세를 넘어서 살지 못할 것이라 했다.[1]
하지는 그 정도는 충분히 산 것이라 했으며, 군에서 관직을 해서 독군종사를 역임했고 그 당시에 제갈량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하지의 근무 상태가 나태하는 이야기를 듣고 감옥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사람들이 하지를 모두 걱정했고 하지는 그 소식을 듣고 한밤중에 불을 켜놓고 죄수들을 만나보면서 감옥에 있는 죄인의 행위를 조사한 죄상서만 들여다봤다.
하지는 죄상서를 암기해 대답하는 것에 거침이 없어 조금도 틀리지 않았으며, 제갈량은 그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기는 성도현의 현령에 임명되었고 인접하는 현의 현령이 결원되어 두 개의 현령을 겸했으며, 두 개의 현은 범죄가 많아 제일 가까운 도시에서만 치안이 유지되는 상태였고 간사하고 더러운 모든 무리들을 달랬지만 그 무리들이 조사를 받을 때마다 잠이 들었고 그들이 깨어날 때마다 간사하고 속이는 행위를 알아냈다.
이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하지의 능력을 경이롭게 보게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그가 마술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사기치는 자가 줄어들었으며, 어떤 사람이 세금계산서를 보내면 그 문서를 읽는 것을 듣기만 해도 마음 속으로 계산을 알았고 나중에 비교하면 그 계산은 틀림이 없을 정도로 정밀했다.
문산이족들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자 문산태수가 되어 이민족들을 복종시켰으며, 이후 광한태수가 되었고 장억이 병에 걸려 수레를 타고 집으로 와서 질병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하자 재산을 들여 장억을 치료해 몇 년이 지나자 병을 낫게 했다. 이민족들이 또다시 반란을 일으키면서 이전 태수인 하부군(하지)가 다시 온다면 조용해질 것이라 했는데, 하지를 보낼 수 없었기에 하지의 친척을 뽑아 문산을 보내 평정을 되찾게 했으며, 건위태수가 되었다가 48세가 되자 사망했다.
화양국지 유선주지에 따르면 처음에 양홍은 건위태수 이엄의 공조로 있었는데, 건위군 공조직을 떠나 수년만에 촉군태수가 되었으나, 이엄은 계속 건위태수직에 머물렀다. 또한 촉군 사람 하지는 양홍 밑에서 서좌 벼슬을 지냈는데, 마찬가지로 촉군 서좌직을 떠나 수년만에 광한태수가 되었으나 양홍은 계속 촉군태수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서토(촉)는 제갈량의 능란한 인재 선발과 활용에 모두 감복하였다. 후에 양홍과 하지는 제갈량 밑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양홍이 하지에게 이르길, "자네는 뭐 그리 말을 빨리 달리나?" 라고 하자, 하지가 이에 답하길, "저는 말을 달리게 하지 않고 그저 평소대로 걷게 하고 있을 뿐인데, 어르신께서는 아무래도 말을 걷게도 하지 않으시는 듯 합니다."라고 하였다.
나중에 광한(廣漢) 사람인 왕이(王離)가 있었는데, 자는 백원(伯元)이라 했다. 그도 역시 재능이 뛰어났다. 독군장사(為督軍從事)가 되었는데, 법을 평등하게 잘 적용한다는 것 때문에 추천되어 , 하지를 대신해서 건위태수(犍為太守)가 되었으며, 그도 치적을 쌓았다. 비록 그의 총명이 하지에게는 못 미칠지라도 그의 글재주는 하지를 뛰어넘었다.

[1] 뽕은 桒의 속자를 가리키는데, 10이 4개로 8이라고 읽기 위해 48세에 사망한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