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속의 살인
1. 소개
'''Murder in Retrospect / Five Little Pigs'''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 중 하나. 이번에도 마더 구스의 동요 중 하나인 '아기 돼지 (This Little Piggy)'를 소재로 삼았다. 핑크퐁 버전
국내 정발판 중 해문출판사 판본은 이 항목의 제목과 같은 '회상 속의 살인(Murder in retrospect)'으로, 황금가지판은 '다섯 마리 아기 돼지(Five little pigs)'로 나와있다. '회상 속의 살인'은 미국 출판제, '다섯 마리 아기 돼지'는 영국 출판명. 영어 위키피디아 항목은 '다섯 마리 아기 돼지'로 되어있다.
칼라 레마챈트[1] 라는 여자가 푸아로를 찾아온다.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을 독살했다는 죄목으로 14년 전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사[2] 했는데, 죽기 전에 딸에게 자신은 무죄라는 편지를 남겼다는 것. 칼라는 정말로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였는지, 아니면 무죄였는지 진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그리하여 푸아로는 사건 당시의 관련인 다섯 명을 취조하러 가는데...
2. 등장인물
이번 사건의 탐정. 14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오직 사건 관계자들의 정황만으로 수사를 하게 된다. 푸아로의 인맥으로 일반적인 탐정이라면 접근도 힘든 과거 사건의 수사기록, 재판기록, 증거까지 훑어보는 등 이번 작품에서 여러모로 푸아로가 거물이라고 느낄만한 모습이 꽤 나온다.[스포일러]
- 칼라 라마챈트 (혹은 칼라 르마숑)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의 딸. 이번 사건의 의뢰자. 존 레터리라는 남자와 약혼을 했는데 결혼을 앞두고 이 사건을 확실히 매듭짓고 싶어 푸아로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됐다.
- 존 레터리
칼라 라마챈트의 약혼자. 아내가 될 칼라가 과거 사건을 파헤치지 않았으면 했으나 결국 허락했고 푸아로가 진상을 밝힐 때도 참석했다. TV판에선 미등장.
- 에이머스 크레일
칼라 레마챈트의 아버지. 유명 화가. 여성편력이 심했고 14년 전 독살당했다.
- 캐롤라인 크레일
칼라 레마챈트의 어머니. 14년 전 남편을 독살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했으나 딸이 성인이 되면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해둔 편지에다가는 자신이 무죄라고 썼다.
2.1.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제목의 "다섯 마리 아기 돼지"는 각자 사건의 관련인 다섯 명을 상징한다.작은 돼지 한 마리는 시장에 갔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집에 머물렀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로스트비프를 먹었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아무 것도 먹지 못 했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꿀꿀꿀' 울었네.
- 필립 블레이크 ('시장에 간' 돼지)
증권거래인. 애미어스 크레일이 죽던 날 크레일 부부의 집에 초대받은 손님으로 애미어스와 친구지간이며 캐롤라인을 싫어했다. 증권 '시장(Market)'에서 끗발을 날리는 그를 보고 푸아로는 '시장'에 간 돼지를 떠올렸다.
- 메레디스 블레이크 ('집에 머무른' 돼지)
필립의 형. 전(前) 아마추어 약초 재배자. 마찬가지로 사건 당일 크레일 부부의 집에 있었다.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했다. 현재는 은둔 중.
- 엘사 그리어, 현재는 레이디 디티셤 ('로스트비프를 먹은' 돼지)
사건 당시 애미어스 크레일의 작품 모델이자 그의 내연녀였다. 공장주의 딸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현재는 레이디 디티셤으로 불리는 사교계의 귀부인. 푸아로는 좋은 환경에서 아무 걱정없이 현재도 귀부인으로 살고 있는 그를 보며 살이 통통하게 오른 '로스트비프를 먹은' 돼지를 떠올린다.[3]
- 세실리아 윌리엄스 ('아무 것도 먹지 못 한' 돼지)
사건 당시 크레일 집안의 가정교사. 영민하고 똑똑한 현대 여성인데, 현재는 좁고 낡은 아파트에서 독신으로 살고 있다. 이를 보고 푸아로는 바로 직전에 만난 엘사와 극단적으로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는 세실리아를 보며 '아무 것도 먹지 못 한' 돼지라고 생각한다.
- 안젤라 워런 ('꿀꿀꿀 운' 돼지)
캐롤라인 크레일의 이부여동생. 한쪽 눈을 실명했다. 영민하고 지적이다. 현재는 유명한 고고학자.
3. 줄거리
에이머스 크레일은 유명한 화가로, 당시 젊고 예쁜 소녀 엘사 그리어를 모델로 작품을 그리고 있었다. 엘사 그리어와 애미어스 크레일은 공공연한 내연관계였고, 엘사는 애미어스가 아내 캐롤라인과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할 예정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고 다녔다. 심지어 캐롤라인의 면전에 대고 언제 짐싸서 나가냐고 말한 적도 있다.
작품이 완성되어가던 어느 날 에이머스 크레일은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는 "오늘은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고 불평했는데, 바로 그 날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독살. 애미어스가 마신 맥주는 그의 아내 캐롤라인이 가져다 준 것이었다.
범행에 쓰인 독약은 당시 크레일 부부의 집에 초대받아 온 손님 메레디스 블레이크의 것이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캐롤라인은 자신이 자살할 생각으로 그 독을 훔쳤으나 남편이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재판 당시를 회상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그녀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빠져나가려는 생각은 전혀 없어보였다고 증언했다. 사건은 남편의 바람에 원한을 품은 캐롤라인이 그를 독살한 것으로 종결되었고[4] , 캐롤라인은 그 정상이 참작되어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받았으나 1년 후 옥사했다.
죽기 전 그녀는 딸 칼라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내용은 "나는 결백하다." 칼라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거짓말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푸아로에게 진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했다.[5]
푸아로는 사건의 관련자들 필립 블레이크, 메레디스 블레이크, 엘사 그리어, 세실리아 윌리엄스, 안젤라 워런을 찾아가 14년 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관련자 다섯 명 모두 에이머스 크레일을 독살할 동기는 없었고, 모두들 14년 전 사건의 평결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의 진술은 서로 미묘하게 달랐는데…
- 필립 블레이크는 의심스러울 만큼 캐롤라인에 대해 적대적으로 진술했다.
- 메레디스 블레이크는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했었다고 진술했고 캐롤라인에 대해서는 매우 동정적인 시선이었다.
- 엘사 그리어는 에이머스 크레일의 죽음 이후로는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 한 모습을 보였고 캐롤라인을 몹시 증오했다.
- 세실리아 윌리엄스는 캐롤라인과 안젤라에게 헌신적이었으나 캐롤라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 안젤라 워런은 캐롤라인이 무죄라고 믿었다. 그러나 캐롤라인이 옥사하기 전 자신에게 보낸 편지에는 전혀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푸아로가 처음으로 캐롤라인이 실제로 무죄였는지 의심하는 계기를 제공했는데…
푸아로는 추가로 몇 개의 진술을 더 얻어냈다.
- 안젤라는 에이머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사건 초반에는 안젤라가 범인으로 의심받았다는 것.
- 안젤라가 기숙학교로 가는 것에 대해 에이머스가 "아예 내가 짐을 싸줄 테니까."라고 말했다는 것.
-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이 말다툼하는 것을 엘사 그리어가 들었는데, 에이머스가 당신과 이혼하겠다고 장담하자 캐롤라인이 씁쓸하게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 하고 말했다는 것.
- 에이머스가 독살당한 날 세실리아 윌리엄스는 캐롤라인이 맥주병의 지문을 닦아 없애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
4. 사건의 진상
4.1. 캐롤라인은 무죄인가
안젤라는 작품 모델이랍시고 여러 여자들을 끌어들이는 형부 애미어스를 싫어했고 그에게 화가 나서 그를 골탕먹이려고 각종 장난을 치곤 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 아침, 안젤라는 에이머스의 맥주에 쓴맛이 나는 쥐오줌풀이라는 풀을 넣어 에이머스를 곯려주기 위해 맥주병을 만지작거리다 캐롤라인에게 들켰다. 이것이 오해의 시작이었다.
에이머스가 맥주를 마시고 숨지자 캐롤라인은 앞문단의 이유로 '안젤라가 에이머스를 독살했다'고 생각했다. 캐롤라인이 감옥에서 안젤라에게 보낸 편지에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없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안젤라가 범인이라고 여겼으니 당연히 안젤라는 자신이 무죄라는 사실을 알 것이니까.
안젤라가 한 눈을 잃은 것은 오래 전 캐롤라인이 이부동생에 대한 분노로 그녀에게 문진을 집어던져 다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캐롤라인은 언제나 안젤라를 헌신적으로 돌봐주었지만 동생의 눈을 멀게 했다는 죄책감을 잊지 못 했다. 그래서 어린 안젤라 대신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는 것으로 일종의 속죄를 할 생각으로 무죄를 주장하지 않고 순순히 혐의를 시인한 것이었다.
푸아로는 이 모든 것을 바로 캐롤라인이 맥주병의 지문을 닦아내는 것을 목격했다는 세실리아의 진술 덕에 알아낼 수 있었다. 모두들 그것이 캐롤라인이 범인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맥주병을 닦아낸 행위야말로 캐롤라인이 무죄라는 증거였다. 독은 맥주병이 아니라 맥주 잔에 들어있었기 때문. 캐롤라인은 안젤라가 맥주병을 만지작댔던 것 때문에 독이 맥주병에 든 줄 알고 안젤라의 지문을 지우기 위해 병을 닦아낸 것이다.
이로써 캐롤라인의 결백은 밝혀졌다.
4.2. 진실과 진범
여성 편력이 심한 에이머스 크레일은 숱한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는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이혼할 생각 따윈 전혀 없었다. 엘사에 대해서도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을 뿐, 전혀 진지하지 않았다. 캐롤라인과 이혼하고 엘사와 결혼하겠다는 드립은 그저 작업을 마칠 때까지 엘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둘러댄 것이고, 에이머스가 "내가 직접 짐을 싸주지."라고 말했던 것은 사실 안젤라의 기숙학교 이야기가 아니고 그림만 다 그리면 엘사를 짐싸서 내보낼 거라는 뜻이었다. 캐롤라인은 그렇게 버려지는 여자들을 동정하고 있었다.
캐롤라인은 남편과 말다툼하던 중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이라고 말했다. "당신과 그녀!"나 "당신과 엘사!"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이라 말한 것은 캐롤라인이 엘사를 그 전의 내연녀들과 한 묶음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했다. 엘사는 이전의 여자들처럼 작품만 완성되면 버려질 또 하나의 여자일 뿐임을 캐롤라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이 대화를 엿들은 엘사는 배신감을 이기지 못 해 에이머스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캐롤라인이 독약을 몰래 챙기는 것[6] 을 보고 캐롤라인에게 누명을 씌울 작정을 했다. 사건 당일, 엘사는 그림의 모델을 서던 중 에이머스가 마시고 있던 맥주잔에 훔친 독을 몰래 탔다.
캐롤라인이 가져온 찬 맥주를 마신 에이머스가 "오늘은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고 한 것은 캐롤라인이 에이머스를 독살했다는 또 다른 증거로 여겨졌지만, 사실은 이것 역시 진실에 대한 실마리.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는 것은 에이머스가 '캐롤라인이 가져다 준 맥주를 마시기 전에도 역겨운 맛이 나는 무언가를 먹었다'는 뜻이다. 즉, 에이머스 크레일은 엘사가 독약을 넣은 맥주를 이미 먼저 마셨다는 증거이며 이 맛이 입에 남아있어 다음 맥주 또한 역겹게 느껴졌을것이라 탐정 푸아로는 추측한다. (안젤라는 형부를 골탕먹이려 맥주병에 쥐오줌풀을 넣으려 시도 했지만 실제로 넣지는 못했고, 이 장면을 단편적으로 목격한 캐롤라인은 안젤라가 자신에게 준 맥주병에 무엇인가를 넣은것이라 오해했다)
'''결론적으로 진범은 엘사 그리어.''' 격정적으로 싸우기를 즐겼던 부부의 평소 성향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정말 사이가 안좋은), 형부과 처제의 날 선 신경전, 캐롤라인이 동생을 위해 혐의를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었던 사연, 사건 당시 주변 사람들의 오해로 얽힌 정황이 겹쳐 엘사가 철저한 계획을 갖고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님에도[7] 모든 알리바이가 절묘히게 맞춰졌고 사건은 14년 넘게 묻힐 수 밖에 없었다. 캐롤라인이 딸에게 자신이 무죄라고 전한 말이 실마리가 되었기 망정이지 그마저도 없다면 완전 범죄도 가능했을 사건. 당사자들도 이미 다 완전히 끝난 사건을 왜 자꾸 끄집어 내냐는 식이였다.
모든 것이 밝혀진 후 푸아로는 엘사 그리어에게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해주면서도 그녀를 동정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데, 비록 복수심에 에이머스를 죽였고 완벽하게 법적 처벌도 피했지만 그녀에게 남은 건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자를 영원히 볼 수 없다는 후회와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 죽어서도 에이머스는 아내와 함께 한다는 허탈함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엘사도 마지막에 괴로워하며 푸아로에게 자조적으로 그런 말을 한다. 자신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렸다며. 그리고 증거는 명확히 없지만 사법 당국에 이 사실을 알려 캐롤라인의 결백을 밝히겠다는 푸아로를 뒤로 한 채 엘사는 도도하게 차를 타고 에미어스 가족의 저택을 떠나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5. 기타
- 필립 블레이크는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해왔었고,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이 이혼할 것으로 생각하고 캐롤라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캐롤라인에 대한 적대적인 진술은 그 분노 때문이었다. 한편 메레디스 블레이크 역시 오랜 기간 캐롤라인을 연모해왔으나 어느샌가 엘사 그리어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그래서 에이머스의 유작인 엘사 그리어의 초상화를 메레디스가 구입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물론 친구의 유작을 가지고 어중이 떠중이들이 떠들어대는게 싫어서 라고는 했지만 메레디스가 엘사에게 연모의 감정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푸아로는 에이머스 크레일이 숨지기 직전까지 그리던 엘사 그리어의 초상화를 보며 "대단히 놀라운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희생자가 그린 살인자의 초상입니다 - 연인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소녀의 초상입니다."라고 말한다.
- 메레디스 블레이크에게 접근할 때 푸아로가 '레이디 메리 리튼-고어'라는 사람에게 소개장을 받아갔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는 <3막의 비극>에 등장한 인물의 이름이다.
- 이 사건은 훗날 <코끼리는 기억한다>에서 재언급된다. 푸아로가 과거의 여러 정황만으로 미스터리에 빠졌던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패턴은 후에 여러번 등장하는데, '코끼리는 기억한다'의 수사 동기가 이 사건과 비슷하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푸아로 시리즈에서 종종하는 과거 작품 스포일러가 '코끼리는 기억한다'에 팍팍 들어있는 만큼 주의. 특히 위 패턴으로 일어났던 사건을 싹 다 언급한다(...).
- 2003년 TV 시리즈 'Agatha Christie's Poirot' 9시즌 첫 번째 에피소드로 만들어졌다. 칼라 레마챈트의 이름이 루시로 바뀌었는데, 정확히는 본명이 루시 크레일이고, 사건이 일어난 후 캐나다의 친척에게 맡겨져서 바꾼 이름이 칼라 레마챈트(위에 썼듯 푸아로는 르마숑으로 읽었다)다. 캐롤라인이 종신형이 아닌 사형당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또한 엘사가 범인임이 밝혀지자 루시가 엘사를 총으로 쏘려다 푸아로의 만류로 그만두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필립 블레이크는 캐롤라인을 사랑하는 대신 에이머스를 사랑했다고 나온다. 원작에서도 필립은 에이머스를 친구로서 매우 좋아했다. 원작의 필립이 캐롤라인을 싫어했던 것도 자신이 반한 여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색에 대해 원작 팬들의 반응은 갈리는데, 원작을 왜곡했다고 싫어하는 쪽도 있고, 오히려 이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다. 사실 원작에서도 필립의 캐롤라인에 대한 연심은 잘 안 드러나고 그저 '사실 그랬다' 수준에서 서술되는 데 비해, 필립이 에이머스에게 보이는 집착이나 애정이 남성 간의 단순한 우정이라고 보기엔 지나쳐보이는 것도 있기 때문. 이러한 사실을 푸아로에게 고백하면서 내내 시니컬하고 냉정했던 모습이 무너지며 서럽게 울다가 순간 표정을 싹 바꾸며 원래의 냉정한 금융가의 모습으로 돌아와 비밀로 해달라는 연기가 압권. 토비 스티븐스가 연기했다.
전체적으로 드라마 판은 원작의 서정적인 느낌을 잘살려 제목 그대로 '회상 속의 살인'을 제대로 구현한 수작이다. 영국 시골을 상당히 애수어린 영상미로 그려냈으며, 잔잔하면서도 적절한 BGM 역시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드라마 판은 원작의 서정적인 느낌을 잘살려 제목 그대로 '회상 속의 살인'을 제대로 구현한 수작이다. 영국 시골을 상당히 애수어린 영상미로 그려냈으며, 잔잔하면서도 적절한 BGM 역시 인상적이다.
[1] 각색물에서 배우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르마숑'으로 읽는다. 프랑스계 이름인 듯. 크레일이 죽고 캐롤라인이 감옥에 간 후 이름을 바꾸어 캐나다의 친척집에서 자랐다는 묘사가 있는데, 이 친척들이 프랑스계였을 수도 있다.[2] 원판에선 애미어스 크레일의 평판이 워낙 좋지 않아 정상참작을 받아 무기징역을 받다 1년만에 옥사된걸로 표현됐으나, itv판 드라마에선 극적인 대비를 위해 캐롤라인 크레일이 사형 판결을 받고 사형을 받는 모습까지 나왔다.[스포일러] 마지막엔 결백이 드러난 캐롤라인의 사후 사면을 위해 사법 당국에게 건의하겠다고 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다만, 이미 14년 전이고 하여 증거가 애매해 레이디 디티셤 같이 높으신 분은 어찌할 수 없다고는 말하지만..[3] 다만, 실제로 살이 쪘다는 표현은 없고 은유적으로 잘먹고 잘산다는 의미다.[4] 평소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은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지독한 독설을 서로에게 퍼부어댔고 이는 캐롤라인에게 매우 안좋게 작용하였다. 하지만 여동생 안젤라에 의하면 이 둘은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을 즐겼고 부부간의 놀이처럼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캐롤라인은 자신의 욱하는 성격때문에 여동생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만큼 생각보다 먼저 손이 나가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 먼저 마구 독설을 퍼부어 댐으로써 스스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한다.[5] 또한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어머니가 남편을 살해한 독살마라면 그 딸인 자신이 결혼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 것도 사건 의뢰의 한 이유였다.[6] 캐롤라인이 자살할 생각으로 훔쳤다고 증언한 메레디스의 독약.[7] 에미어스가 자신을 갖고 놀았다는 것에 대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독약을 훔쳐 에미어스의 맥주잔에 넣은게 다다. 은근슬쩍 독을 넣었던 스포이드를 밟아서 없애버리긴 했지만 충동적으로 저지른 느낌이 크다. 철저함 보단 어린 나이에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 흑백논리에 기초한 잔인함이 강조되는데, 얼굴색하나 안변하고 신경이 마비되면서 죽어가는 에미어스를 버려두고 자리를 뜨는 모습이 꽤나 소름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