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제동

 

1. 개요
2. 회생제동 동작
3. 회생제동의 제동력


1. 개요


회생제동은 KERS의 하위 개념인 발전기식 회수 방법에 속한다. 즉,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다시 회수하는 것만을 의미한다.
달리고 있는 차량이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미 차량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이 때 일반적인 차량은 마찰 브레이크를 통해 운동 에너지를 전부 열로 변환하여 소모하지만 어느정도 용량이 큰 발전기가 붙어있다면 발전기를 차량의 운동 에너지로 돌려서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면서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이 때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원으로[1] 되돌려보내는 식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게 구성하면 '''회생제동''', 그렇지 않고 저항으로 보내서 열로 다 태워버리는 그냥 전기식 제동이면 '''발전제동'''이 된다.[2]
거의 대부분의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은 전기모터 동력 장치가 탑재된 차량 및 일반적인 전기기관차는 회생제동이 가능한데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회생제동에 필요한 모든 장비들이 다 달려있기 때문이다. 종류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전기 모터들은 반대로 발전기로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는 모터 → 모터 드라이브 → 배터리로, 전기기관차는 모터 → 모터 드라이브 → 전원으로 회생제동 사이클이 구성 된다. 전동기와 발전기는 동작 원리가 동일하다. 전동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꾸고 발전기는 기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고 변환 방향만 서로 반대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전동차(도시철도, 간선철도, 고속철도 모두)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노선에서 달리는 차량의 수가 많아서 어느 한 편성이 제동중일 때 다른 쪽에서는 거의 항상 주행중인 편성이 존재하므로 회생제동을 사용할 좋은 여건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편성이 회생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전력이 주행중인 편성으로 공급되므로 총 전력 소비량이 감소되는 원리. 만약의 경우라도 철도 변전소에 설치된 대용량의 저항기를 통해 초과분의 전력을 소비할 수 있어서[3] 대한민국의 전동차에 따로 대용량의 저항기를 장착한 발전제동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 저항제어 전동차만이 발전제동을 사용했고 현재는 보기 힘들다.
이런 회생제동을 통해서 전기차량들은 주행효율을 엄청나게 상승시킬 수 있다. 게다가 전동차는 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타이어가 없어 바퀴의 변형이 거의 없으므로 주행 중의 에너지 손실이 상당히 작다. 전동차들의 전력소비량 대부분이 전기에너지를 전동차의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즉 가속 상황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회생제동을 구현하게 되면 감속 시에 전동차의 운동에너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회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되는 에너지가 비중이 작은 주행 손실 밖에 없게 되므로 엄청난 효율 상승 효과를 보게 된다. 전기자동차만 해도 회생제동을 통해 주행거리를 거의 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전동차의 전력절약효과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회생제동 기술이 미숙했던 90년대 초 전동차(저항차)는 발전제동을 사용했는데 그 때문에 안그래도 저항제어로 인한 발열에 설상가상으로 열을 끼얹어서 역에 정차할 때마다 플랫폼과 열차 출입문 틈새에서 헤어 드라이어를 방불케 하는 어마어마한 열풍이 불었었다. 저항기를 냉각하기 위한 블로우팬이 만들어내는 열풍인데 사실 이 열기 자체에서 발전제동의 비중 자체가 크진 않다. 근본적으로 발전제동의 발열량은 마찰브레이크의 발열량과 같을 수 밖에 없는데 자동차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발전제동을 아무리 한다 한들 그 정도의 열기가 나긴 힘들다. 그러한 열기는 제동력에서 발생하는 열기보다는 전류제어 기술의 미숙함에서 오는 열이 훨씬 크다.
최근에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이 개발되기도 했다. 레이더를 활용하여 도로 경사 및 전방 차량의 속도, 거리 차이를 분석해 자동차가 스스로 회생제동량을 결정한다. 차량을 운행하는 데 있어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들면 운전자가 풋브레이크나 패들쉬프트를 조작하여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회생제동을 걸어 감속시켜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브레이크 조작이 약 80% 이상 줄어 운전자의 피로도가 낮아진다. 또한, 쓸데 없는 가감속을 피하기에 실제 연비를 약 1.7% 개선할 수 있다.

2. 회생제동 동작


안전하고 효과적인 회생제동을 위해서는 이를 위한 회로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 다이오드로 만드는 단순 정류로는 발전량과 제동력을 효과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로 파손 등의 사고가 날 위험이 있고 효율이 나쁘며 회생제동이 가능한 솔루션이 제한된다. 특히 배터리가 있는 환경이면 저런 단순 정류 방법을 쓰기에는 많이 위험한데 발전력의 제어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리플이 심하게 들어가거나 과전압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전동차나 전기자동차들은 모터 드라이브의 뛰어난 전압 제어 능력을 활용하여 큰 회로 변경 없이도 모터 구동 및 회생제동을 병행할 수 있으며, 모터 드라이브의 동작이 조금 복잡해지지만 우수한 발전 제어 성능을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전기제동력을 오로지 전동기 역기전력에만 의존하였기에 전동기의 회전속도가 줄어들수록 제동력과 회생전력이 감소하였으나 최근에는 VVVF기술의 발전으로 유의미한 전기제동력을 받아낼 수 있는 최저속도는 무의미해졌다. 모터드라이브의 전류제어 성능을 십분 활용하여 영속도까지 운동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어 완전전기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 회생제동의 제동력


회생제동으로 일으킬 수 있는 제동력의 한계는 전동기 타입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모터로 동작할 때의 최대 토크와 동등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영구자석 계통 전동기가 유도 전동기보다 제동력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또한 전동기의 유형과 더불어서 회생전력을 회수할 전원 사양의 여유도 충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방전 성능보다 충전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배터리가 넉넉하지 않으면 회생제동력도 그만큼 제한될 수 밖에 없다.
회생제동은 여러모로 마찰 브레이크를 대신할만한 획기적인 방안 같지만 기존의 브레이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전원에서 발전량을 수용할 수 없을 경우[4]에는 회생제동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제동력이 제한되거나 상실될 수 있어 발전제동 병행이 필요하다. 또한 완전 정지 상태로 차량을 세우려면 전동기가 차량을 힘으로 붙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삽질을 할 필요가 없는 마찰 브레이크를 따라오기 힘들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 및 전기차에서 회생제동이 기존 브레이크를 상당 부분 대체하는 효과는 있다. 회생제동 덕분에 마찰 브레이크 사용이 적잖이 감소하여, 브레이크 패드를 실질적으로 '''차량 수명 내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할 정도.
[1] 한전에서 오는 전력망으로 다시 전원을 되돌려보낸다는 의미다. 만일 같은 종단 전력망에서 전력을 소비하는 다른 부하가 있으면 총 전력소비는 감소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전에 전원을 역으로 공급함으로써 발전소의 부담이 작게나마 줄어든다.[2] 발전제동은 흔히 모터 드라이브에 달려있는 다이나믹 브레이크라고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짧은 시간동안 저관성의 모터를 급제동시키기 위해 쓰기 때문에 용량이 작은 저항기를 쓴다.[3] 한전 전력망 등의 외부로 회생전력을 내보낼 수 없으면 회생제동으로 발생하는 전력은 모선의 전압을 상승시킨다. 그래서 과전압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저항기로 초과분의 전력을 태우는 것. 최근에는 가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이리스터 정류기와 사이리스터 인버터를 같이 물려서 한전으로 역송전을 시키는 곳도 있다. 이러면 한전을 거쳐 발전소 수준에서 소비전력 절감이 가능하므로 실제 청구 요금이 절감되기도 한다.[4] 배터리가 만충되었거나 기전력이 너무 커서 전압이 과하게 상승하거나 하는 안전상의 이유도 존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