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D
1. 개요
CJD(Creutzfeldt-Jakob Disease, 크로이츠펠트야콥병)는 아밀로이드계 질환의 일종으로, 프리온인 PrPsc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고등 중추신경계가 존재하며 수명이 충분히 긴 포유류에서 주로 발생하는 TSE의 인간 버전으로 60세 이상의 치매 증세를 보이는 노인들에게서 가끔 발견되는 희귀병이다. 독일의 신경과학자인 크로이츠펠트(Creutzfeldt, H. G.)와 야콥(Jakob, A. M.)에 의해 1920년대에 브레슬라우(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으며, 전세계적으로 매년 1백만분의 1 확률로 발생한다. 알츠하이머 같은 신경계 질환이 그렇듯 직접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둔화법도 이제 임상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당연하지만 인류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게 된 게 100년도 되지 않았기에 그런 것이다.[1] 만약 확실한 치료법을 만들어낸다면 100%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감이 될 것이다. 그런 점 뿐만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통에 시달리는 이 불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나온다면 그것의 가치는 모든 물질직인것을 초월해서 지구상의 모든 동물계 생물들에게 공헌하게 되는 정도의 차고 넘칠만큼 엄청난 업적이다.
변종 CJD는 아래 vCJD에서 정리. 변종 프리온에 의해 발생된다고 추정되며, 현재로서는 BSE에 걸린 소를 발생원인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2. 종류
-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 딱히 다른 이유 없이 세포에서 단백질 형성 과정의 오류로 인하여 생기는 경우이며,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 중 80% 이상을 차지한다.
- 유전성(가족) 크로이츠펠트야콥병(gCJD):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 중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을 유발할 만한 인자가 있어 발병한 경우이다. 이 역시 축적에 시간이 걸리기에 주로 나이가 든 경우에 발병하며, 약 15%로 두 번째로 많이 발병하는 케이스이다.[2]
- 의원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의료행위 중 부적절한 소독 및 기타 연유로 인하여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의 발병원인 PrPsc가 타인에게 감염된 케이스이다. 주로 CJD 환자의 뇌수술 및 부검 이후 제대로 소독되지 않거나 착오로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거나, CJD 감염 환자의 혈액을 수혈받았을 때 발병한다. 한국 최초의 iCJD 사망자는 뇌수술 때 CJD에 감염되었던 인체 유래 뇌조직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감염되었다.[3] 2012년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원인은 인간 사체에서 유래한 뇌경막 조직과 성장호르몬을 사람에게 사용하여 발병한 것이다. 각각 200명 이상의 케이스가 보고되었다. 이에 비하면 다른 원인들은 5회 이하의 케이스만 보이는 매우 드문 경우들이다.[4]
-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리며 광풍을 일으켰던 질병으로, 기존의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 달리 비교적 젊은 나이(30대)에 발병하였으며, sCJD와 일부의 특성만을 공유했기에 변종이란 이름이 붙었으며, 발병률 자체도 상기한 3종류에 비해 낮다. vCJD가 6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기존의 CJD와는 다르게 20~30대의 젊은 연령대에서 등장한 점과, 이 증상이 CJD의 변형이 아닌가라는 의심 때문에 쓰이기 시작한 용어다. 해외의 의학 저널이나 논문에서는 Variant CJD와 vCJD를 동일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vCJD가 BSE에 걸린 소고기를 먹은 사람한테서 나온다고 확정한 실험적 연구는 없으나, 2019년 현재, 실험적 증거가 완전하진 않지만 역학적인 증거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BSE를 보유한 소고기 섭취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5] , 유럽[6] 의 CDC와 FDA[7] 에서는 BSE를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Neurobiology of brain disorders[8] 와 같은 텍스트북에서도 vCJD를 소에서 기원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2.1. 용어 정의
용어 때문에 혼동이 많은 항목이므로 정리한다. 본 항목을 읽을 때 BSE, CJD, vCJD는 혼동하기 쉬운 용어이므로 구분할 줄 아는 게 좋다.
- 광우병: 소 해면상뇌증(牛海綿狀腦症) 또는 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광우병이란 용어 자체는 영국에서 최초의 vCJD 발생 사태 당시에 영국 언론들이 BSE에 대해 썼던 mad cow disease라는 잘못된 가십성 헤드라인을 일본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狂牛病[9] 이라고 번역하면서 탄생하였으며 정확한 수의학 용어가 전혀 아니기 때문에 학술적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CJD와 비슷한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 환자들을 보고 노망이라고 하거나 미친 사람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
- 인간 광우병: vCJD를 지칭하는 별명. 광우병이란 용어가 주는 강렬함 때문에 많은 사람의 뇌리에 이 단어로 기억되어 있다. vCJD와 BSE의 연관성은 지금으로선 아직 강한 추측이라고도 볼수있지만, 의학계에서는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음으로써 사람에게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판단한다.
- 프리온(Prion): 아밀로이드 구조를 가진 단백질 감염원으로, 다른 단백질을 강제적으로 아밀로이드로 바꾸는 특성이 있다. 자세한 설명은 항목 참조.
- CJD(Creutzfeldt-Jakob Disease. 크로이츠펠트야콥 병): 바로 이 문서에서 다루고 있는 질병. vCJD는 CJD의 한 종류이다.
- vCJD(new variant CJD,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 병):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리며 광풍을 일으켰던 질병으로 현재 의학계에서는 BSE가 구강 섭취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자세한 것은 위의 서술 참고
- 라이오듀라(Lyodura): 독일 B. Braun 사가 만든 인공 뇌경막의 일종으로 의원성 CJD 감염원으로 지목된 것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는 한국 최초의 iCJD 사망자가 나왔을 때 알려졌다.
3. 판정 방식
MRI를 통한 뇌조직 검사로 대략적으로 판정하며, 환자가 사망 시 부검으로 판별하기도 한다. EEG를 통한 뇌파 패턴 변화를 통해 판단할 수도 있다. MRI의 경우 조직의 단면에서 보이는 뇌조직의 변형구조로 CJD인지 알츠하이머인지 판별하고 있다. 세간에 이야기 하는 부검하기 전까지 CJD인지 판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루머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CJD 환자가 죽기도 전에 부검하지도 않고 판별하고 있는데 부검을 통해서만 판별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CJD 판정을 내리는가?
확진이라는 것은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영상 소견으로는 의심밖에 할 수 없다. 그 외 뇌척수액, 소변, 혈액 검사 등에서 프리온 단백질을 검출해낼 수도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알츠하이머와 치매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 증세가 유사하며, 이 중 알츠하이머의 경우 같은 구조를 가진 비슷한 감염원인 베타-아밀로이드로 인해 감염되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모르는 경우 알츠하이머와 혼동하기도 한다.
4. 증세
대표적으로 중기에는 운동기능 상실, 언어기능 상실을 동반한다. 발병 부위에 따라 우선적으로 상실하는 기능이 다르며, 점차적으로 지적능력 감퇴, 인격 장애 등이 동반된다. 말기에는 생존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기능마저 상실한다. 잠복기가 들쭉날쭉으로, 유전형질에 따라 잠복기의 기대값이 다르다. 대부분이 뇌세포 조직의 괴사로 인하여 부차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증세 발현 후 대부분의 환자가 6개월 내로 사망하며, 15% 정도는 2년 정도까지 생존하였다. 극히 일부지만 5~6년가량 생존한 케이스도 보고되었다.
5. 소독 관련
CJD 환자로 의심되는 환자에게 직접 접촉한 의료기구(예를 들어 초음파 프로브, 스칼펠, 포셉 등등)는 원칙적으로 소독이 불가능하다. 프리온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거대 단백질 분자이기 때문에 항균, 항바이러스 물질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알코올, 베타딘 같은 소독약이나 고온으로도 확실하게 무력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10] 따라서 CJD 환자와 직접 접촉한 의료기구는 소독해서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폐기물 전문업자에게 위탁해 폐기하여야 하며, 초음파 프로브 같은 고가의 장비의 경우 보호용 커버(sheath)를 씌워서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막아야 한다.
물론 여기서 CJD 환자와 직접 접촉한다는 것은 피부접촉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체액에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의학적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청진기에 커버 씌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2012년도까지를 기준으로 CJD 감염자에게 사용한 stereostatic EEG needle을 재사용하여 감염된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2건 있었다. [11]
6. 논란
6.1. 정치적, 비정치적 논란
광우병 논란 항목 참조.
6.2. 섭취로 인한 발병 논란
광우병 항목 참조.
[1] 드물게 젊은 사람에게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최초로 확인된 환자는 20대 초반 여성이었고, 시체에서 추출한 성장호르몬 제제의 사용으로 청소년에게 감염이 일어난 적이 있다.[2] 출처는 바이러스학자 Racaniello의 블로그.[3] 자세한 내용은 라이오듀라 항목을 참조[4] Zigmond, Michael J., Joseph T. Coyle, and Lewis P. Rowland, eds. Neurobiology of brain disorders: biological basis of neurological and psychiatric disorders. Elsevier, 2014.[5] https://www.cdc.gov/prions/vcjd/relationship-with-bse.htm[6] https://ecdc.europa.eu/en/vcjd/facts[7] https://www.fda.gov/biologicsbloodvaccines/safetyavailability/bloodsafety/ucm095107.htm[8] Zigmond, Michael J., Joseph T. Coyle, and Lewis P. Rowland, eds. Neurobiology of brain disorders: biological basis of neurological and psychiatric disorders. Elsevier, 2014.[9] 일본어로도 きょうぎゅうびょう라는 독음으로 한다. 반면 학술어인 소 해면상뇌증에서 牛자만 그냥 うし라고 훈독한다.[10] 강산/강염기나 고기압 상황에서는 좀 되기는 한다.[11] Zigmond, Michael J., Joseph T. Coyle, and Lewis P. Rowland, eds. Neurobiology of brain disorders: biological basis of neurological and psychiatric disorders. Elsevi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