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군
1. 정의
가군(加群, module)은 가환군 위에 환의 작용(ring action)이 정의된 대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환의 작용은 군의 작용과 비슷한 개념으로, 환의 곱셈 구조가 주어진 집합에 작용하는 것이다.[1] 다만, 작용받는 집합이 가환군으로 덧셈 구조를 가지고 있고 환 자체도 덧셈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환에서 곱셈과 덧셈 사이에 분배법칙을 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환의 작용도 자기 자신의 덧셈과 작용받는 가환군의 덧셈에 대한 분배 법칙을 만족하길 요구한다.
이를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M $$이 환 $$(R, +, \times) $$ 위에서의 가군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연산이 정의되어 있다는 것이다.
- 덧셈 $$ +: M \times M \rightarrow M $$가 정의되어 있으며 $$ (M,+) $$는 아벨 군이다. 즉, 임의의 $$ a, b, c \in M $$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 결합 법칙: $$ (a+b) + c = a + (b+c) $$
- 교환 법칙: $$ a + b = b + a $$
- 항등원 존재: $$ 0_M \in M $$가 존재해 $$ a + 0_M = 0_M + a = a $$
- 역원 존재: $$ a + x = x + a = 0_M $$를 만족하는 $$ x \in M $$가 존재한다.
- 스칼라곱 $$ \cdot: R \times M \rightarrow M $$가 정의되어 있으며 이는 모노이드 $$ (R, \times) $$의 작용이고, $$R $$과 $$M $$의 $$+ $$에 대해 분배 법칙을 만족한다. 즉, 임의의 $$ a, b \in R $$과 $$ x, y \in M $$에 대해 다음을 만족한다.
- 결합 법칙: $$ (ab) \cdot x = a \cdot (b \cdot x) $$
- 분배 법칙
- $$ (a+b)\cdot x = a\cdot x + b\cdot x $$
- $$ a\cdot (x+y) = a \cdot x + a\cdot y $$
- 항등원 곱: $$ R $$의 곱셉에 대한 항등원 $$ 1_R $$에 대해 $$ 1_R \cdot x = x $$
또한, 스칼라곱의 경우 반드시 왼쪽에서 행해질 이유는 없다. 스칼라곱을 $$ \cdot : M \times R \rightarrow M $$으로 둘 경우 이 집합을 오른쪽 가군(right module)이라고 부르며, 이에 대응되는 의미로 여기서 정의하는 가군을 왼쪽 가군(left module)이라 부른다. 같은 환 위에서 왼쪽 가군이자 오른쪽 가군이면서 같은 원소에 대한 스칼라 곱 값이 같을 경우 이 대수 구조를 쌍가군(bimodule)이라 부른다.
2. 선형대수학과의 연결
위의 정의에서 바로 모든 벡터공간은 $$R $$이 체인 가군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공리가 부족해보이겠지만 가군의 정의로부터 $$R $$이 체일 경우 벡터 공간의 조건도 만족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벡터공간이 아닌 가군의 예시로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대수학을 공부하다보면 자주 접하는 표기인 $$ nx = x + ... + x$$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표기를 몇 번 사용하다보면 곧바로 이것이 마치 $$x $$에 $$n $$을 "곱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 사실은 가군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즉, 임의의 아벨군 $$(G, +) $$에 대해, $$\mathbb{Z} $$의 원소 $$n $$에 의한 스칼라곱을 $$nx $$로 정의하면[3] $$G $$는 $$\mathbb{Z} $$ 위의 가군이다.
다른 예로는 이데알(ideal)을 들 수 있다. 환 $$R $$에서의 이데알 $$I $$에 대해 스칼라곱을 $$R $$에서의 곱셈 연산으로 주면 이데알의 정의에 따라 스칼라곱은 $$I $$에 대해 닫혀있고, 따라서 $$I $$는 $$R $$ 위의 가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서, $$R $$은 $$R $$의 이데알이므로 $$R $$은 $$R $$ 위의 가군이다.
반대로, 가군 개념을 체가 아닌 환 위에서의 벡터공간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정의를 확장한 만큼 다음과 같이 벡터공간의 여러 성질도 탈락한다.
- $$M$$이 $$R$$-가군일 때, $$r \in R$$, $$x \in M$$에 대해 $$rx=0_M$$이어도 $$r \neq 0_R$$일 수 있다.
- 덧셈군 $$\mathbb{Q}$$를 $$\mathbb{Z}$$-가군으로 보았을 때, 어떠한 $$\mathbb{Q}$$의 부분집합도 선형종속이며, 따라서 기저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다.
3. 동형사상 정리
가군론에서도 세 가지 기초적인 동형사상 정리를 얻는다. 그 전에 부분가군과 몫가군, 그리고 가군 준동형사상 개념을 정의해야 한다.
$$M$$이 $$R$$-가군이라고 하자. $$N$$이 $$M$$의 $$R$$-부분가군(submodule)이라고 함은 모든 $$x, y \in N, r \in R$$에 대해 $$x+y, rx \in N$$임을 의미하고, $$N<_{R}M$$이라 쓴다. 이 때 $$r=-1_R$$로 잡으면 반드시 $$-x \in N$$임을 짚고 넘어가자.
$$x+N=\{x+n | n \in N\}$$일 때 $$(x+N)+(y+N)=(x+y)+N$$, $$r(x+N)=rx+N$$으로 정의하면 이 두 연산, 즉 덧셈과 스칼라에 의해 $$M/N=\{x+N | x \in M\}$$은 $$R$$-가군을 이루고, 이를 몫가군(quotient module)이라고 한다. 스칼라곱을 저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어차피 $$a \in N$$이면 $$ra \in N$$이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잘 정의된다.
이제 $$R$$-가군 $$M, M'$$을 생각하자. 함수 $$f: M \rightarrow M'$$이 존재하여, 모든 $$x, y \in M, r \in R$$에 대하여 $$f(x+y)=f(x)+f(y)$$와 $$f(rx)=rf(x)$$를 만족한다면 이러한 f를 가군 준동형사상(module homomorphism)이라고 부른다. 물론, $$f$$가 전단사(bijective)일 경우 가군 동형사상(module isomorphism)이라고 부른다.
준비가 거의 다 됐다. 함수 $$\pi: M \rightarrow M/N$$를 $$\pi(x)=x+N$$으로 정의하면 이것이 준동형사상이 됨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사영(projective) 준동형사상이라 한다. $$\mathrm{ker}(\pi)=N, \mathrm{im}(\pi)=M/N$$임을 짚고 가자.
3.1. 제1 동형사상 정리
제1 동형사상 정리를 기술하기에 앞서 다음 정리를 소개한다.
이제 $$M''=\mathrm{im}(f)$$라 놓으면 위 정리의 따름정리로 다음을 얻을 수 있고, 이를 제1 동형사상 정리라 한다.(Factor Theorem) $$M, M'$$이 $$R$$-가군이고 $$N<_{R}M$$이라 하자. 이 때 준동형사상 $$f: M \rightarrow M'$$가 존재한다면, 준동형사상 $$\bar{f}: M/N \rightarrow M'$$가 유일하게 존재하고, 다음을 만족한다.
* $$\bar{f}$$가 전사임과 $$f$$가 전사임은 동치이다.
* $$\bar{f}$$가 단사임과 $$\mathrm{ker}(f)=N$$임은 동치이다.
(First Isomorphism Theorem) $$M/\mathrm{ker}(f) \simeq \mathrm{im}(f)$$
3.2. 제2 동형사상 정리
(Second Isomorphism Theorem) $$S, T<_{R}M$$일 때, $$(S+T)/S \simeq T/(S \cap T)$$가 성립한다.
3.3. 제3 동형사상 정리
(Third Isomorphism Theorem) $$L<_{R}N<_{R}M$$일 때, $$M/N \simeq (M/L)/(N/L)$$이 성립한다.
4. Annihilator와 순환 가군
$$M$$이 $$R$$-가군이고 $$x \in M$$일 때, $$I_x:= \{r \in R|rx=0 \}$$이라 쓰고 $$I_x$$를 annihilator라고 한다. 나아가, $$I_0:= \{r \in R|\forall x \in M, rx=0 \}$$라 쓰고 $$I_0$$를 annihilator라고 한다. 그러면 $$I_x$$는 $$R$$의 왼쪽 아이디얼(left ideal)이고, $$I_0$$은 $$R$$의 양쪽 아이디얼(two-sided ideal)임을 보일 수 있다.
가군이 순환(cyclic)임을 $$M=Rx:= \{rx|r \in R \}$$ 꼴로 나타내어진다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정리를 얻는다.
모든 순환 $$R$$-가군은 몫가군 $$R/I_x$$와 동형이다. $$R$$이 가환환이면, 모든 순환 $$R$$-가군은 $$R/I_0$$와 동형이다.
5. 텐서곱(tensor product)
[1] 사실은, 환의 곱셈 구조는 군이 아니므로 모노이드의 작용(monoid action)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애초에 군의 작용에 역원에 대한 조건이 없었으므로 이런 구분이 크게 의미가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2] 만약 환의 정의에 곱셈의 항등원이 포함된다면, 이 조건이 생략된 구조를 유사 가군(pseudomodule)이라 부른다. 반대로, 환의 정의에 곱셈의 항등원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 조건이 포함된 가군을 unital module 또는 module with unity라고 부른다.[3] $$0x = 0_G $$, $$(-n)x = -nx $$로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