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마군

 


1. 행적
2. 무공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어떤 흉물(凶物)이 되더라도! 차가운 시체의 몰골이 되지 못하고 썩어가는 시체가 되더라도, 나는 살아남을 거야!'

"나는! 음풍강시옥을 재현할 자! 그래서 마군이 될 자다! 그래 내가 강시마군이다!"

"얘, 뭐라는 거냐?"

"······이 새끼, 아직 정신 못차렸네?"

- 『녹림대제전』에서 다 죽어가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각오를 다진 강시마군의 외침에 왕삼구와 섭혼검마의 반응이다.

풍종호 무협소설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도 후반부에 가서야 등장하는 녹림삼흉(綠林三凶)의 한 명이다. 그는 부하로 들인 녀석들에게 이상한 대법을 펼쳐 살가죽이 철갑을 두른 것처럼 만드는데, 그러고 나면 그의 손짓 발짓에 따라 움직이는 얼빠진 꼭두각시와 같은 소위 수족(手足)처럼 변한다. 즉, 산 사람도 강시와 같이 만든다 하여 사람들은 그를 빌어먹을 악마 놈과 같다는 '마군'이라 부른다. 여기에 옛날부터 사람 시체를 모으는 것으로 악명을 날리기 시작했고, 특히나 얼어붙은 시체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앞에 '강시'가 붙어 강시에 환장한 마두, '''강시마군(殭屍魔君)'''이라 불린다.

1. 행적


강시마군의 인생 목표는 차가운 강시를 제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그러한 강시를 만들었던 마교(魔敎) 음풍강시옥(陰風殭屍屋)의 비전을 얻으려 젊을 때에는 흔적과 단서를 찾아 천하 방방곡곡(坊坊曲曲)을 돌아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마교는 오래전에 사라져 자취를 감춘 상황, 비전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북해에서 우연히 한빙결(寒氷訣)을 배운 것과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독곡(毒谷)에도 들러 그들이 관리하는 마교 유적에 들어가 죽을 위기를 넘겨가며 작은 기연을 얻은 것이 전부였다.
더는 방법이 없자 강시마군은 방향을 바꿔 그동안 얻은 것들을 바탕으로 직접 음풍강시옥의 기예를 재현하려고 한다. 그 결과 완성한 것이 음풍대능력(陰風大能力)과 한빙동백수(寒氷凍魄手)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냉기(冷氣)를 일으킬 수 있었을 뿐, 숙원인 강시를 제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연구를 위해 필요한 것을 구하러 녹림을 돌아다녔으며, 그러다 원후파(元侯派)의 반도 섭혼검마(攝魂劍魔)와 대면한다. 그를 천륜을 어기는 놈이라 부르면서 무조건 훼방 놓으며 죽이려는 정신 나간 칼잡이, 남은 것은 대판 싸우는 것이었다.
비슷한 실력이라 서로 큰 부상을 입고 나서도 끈질기게 추적하는 섭혼검마에게 질렸는지 강시마군은 외부활동을 접고, 녹림의 큰 산채인 대룡채 인근의 빙굴에 자리를 잡는다. 계속 시체를 모으며 대룡채를 중개자로 이용하여 독군자(毒君子)로부터 약초까지 수급하던 어느 날, 아닌 밤 중에 홍두깨처럼 왕삼구가 이흉을 데리고 빙굴에 나타난다. 그의 안목으로는 왕삼구의 실력을 알아볼 수 없어 괜히 덤볐다가 열화분심장(熱火焚心掌)에 그간 갈고닦아 왔던 음풍대능력을 모두 잃고 저세상으로 떠날 뻔한다. 결국, 압도적인 힘에 굴복, 30여 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 왕씨 형제의 원수를 찾는 데 협조한다.
왕삼구와 함께 한동안 음마문(陰魔門)의 태상장로[1]를 찾는 여행을 한 덕분에 강시마군은 소망을 성취할 기회를 얻는다. 태대노인(太大老人)을 비롯한 장강(長江) 수채의 수적들, 원수를 찾았으니 이제는 부담스러워진 개방(丐幇) 방주 무정신개(無情神丐) 백무흔세 장로 등등을 따돌리고 도망친 왕삼구를 약속대로 기련산맥 인근에서 다시 만나 기연[2]을 얻은 그는 강시를 제련할 수 있는 능력을 손에 넣는다. 더욱이 독군자의 도움까지 얻어가며 제대로 실습까지 할 수 있었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순간의 실수로 제어할 수 없는 독을 뿜는 괴이한 강시가 탄생하고 만다.
이후의 행적은 본 편에서도 더 이상 드러나지 않는다. 후대의 이야기인 『검신무(劍神舞)』에서도 위의 독철시(毒鐵屍)를 제외한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그의 진전을 불완전하게나마 이은 활시팔형제(活屍八兄弟)가 등장한다.

2. 무공


  • 음풍대강력(陰風大罡力): 기존에 완성한 음풍대능력은 목표만 높을 뿐이었고 위력적인 찬 바람을 일으킬 수도 없었다. 나중에 빙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으면서 음풍대능력이 나름 그럴듯해졌지만, 강시마군은 열기(熱氣)에 더욱 취약해지는 약점을 안고 말았다. 이러한 음풍대능력이 왕삼구의 강제적인 기연을 통해 진일보한 것이 바로 음풍대강력이다. 진정한 음풍의 이치를 깨달은 그의 몸에서는 은은한 한풍(寒風)과 도도한 기세가 형성될 정도였으며, 비로소 제대로 강시를 제련할 수 있어진다.
[1] 마교는 제전(祭典)을 끝으로 세상에서 사라진다. 음마문은 그런 제전에 참여할 자격을 잃은 자들의 후예로, 마교의 재림을 바란다. 그 방편 중 하나로 30여 년 전 태상장로는 음풍강시옥의 비전을 재현하려는 강시마군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그가 돈이 없을 때 직접 돈을 구해서 독군자의 약초를 구매해 가져다 주기도 했던 것이다. 여기서 돈을 구하는 방법이 왕삼구의 두 형과 같은 양민에게 누명을 씌우고 돈을 훔쳐가는 것과 같은 올바르지 못한 방법이어서 끝내는 뿌린 대로 거두게 된다.[2] 왕삼구가 혼백이 떨어 울릴 정도의 충격을 가하여 강시마군이 강제로 한계를 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