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곡
1. 개요
풍종호 작가의 무협소설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여 소위 '풍종호 월드'라 불린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전통을 유지하는 세력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독곡(毒谷)'''도 이와 같다. 시조는 『경혼기(驚魂記)』에 등장하는 천하오패(天下五覇)라 불리는 5명의 당대 최강의 고수 중 독왕(毒王) 곡인도이다. 그의 후예들이 모종의 한 골짜기를 거점으로 이어져서 독곡이라 일컬어진다. 오로지 독에 관련한 것만을 연구하는 만큼 독곡의 가풍은 누가 곡인도의 후예가 아니라고 할까 봐 오만하며, 독이 무조건 최고라고 여기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자들은 초목(草木)[1] 을 의미하는 녹색의 경장을 입는다.[2]-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 독술을 익히고, 독공(毒功)을 연마했다. 내가 독해지려 한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나를 독하게 만들었지. 그러니까 나의 후손들이여, 너희는 독왕이라 불린 나를 모범으로 삼지 말고 약선(藥仙)이라 불린 내 증조부님을 모범으로 삼아라.
- 『검신무』에서 소개되는 독왕이 후손들에게 남긴 유훈이다.
참고로 후대에는 독왕이란 말이 '천마(天魔)'처럼 일종의 경지를 상징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3] 독곡에서는 시조가 남긴 유훈을 잘 지켰는지 독술을 단련하면서도 굳이 독왕의 경지를 탐하지는 않는다. 1,000여 년이 지난 『검신무(劍神舞)』에 와서야 당대의 가주가 그 경지를 이루어 시조가 와룡정(蛙龍井)[4] 에 남긴 금계(禁戒)를 해제한다.
2. 행적
작가의 소설에 직접 등장하는 경우만 추려서 행적을 간략을 소개한다.
- 《광혼록(狂魂錄)》 수십 년 전에 수라신군(修羅神君) 공손이는 자신의 무공을 비급으로 엮은 철혈무경(鐵血武經)을 10,000부나 만들어 세상에 뿌린다. 그러나 익히기는커녕 이해하는 이가 한 사람도 나오지 않으면서 천하의 많은 이가 공손이에게 왜 이해하지 못하냐고 시달리는 골머리를 썩는 황당한 일이 일어난다. 진절머리가 난 군웅들은 공손이의 비급이 천하무적이고, 시대를 잘 못 만나서 아직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라고 어물쩡 넘기려 한다. 여기에 당대 독곡의 곡주가 독 앞에서는 누구도 천하무적을 논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 공손이는 독곡과 비무해 자신의 비급을 직접 손에 든 채 이럴 때는 이 구절, 저럴 때는 저 구절··· 하며 독을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만든다. 결국, 비무에서 패한 독곡은 공손이의 요구에 따라 대영웅대회(大英雄大會)에 정예를 꾸준히 내보내게 된다. 그리하여 광혼신마(狂魂神魔) 조수인이 참여한 파란의 대영웅대회에는 곡무릉이 참여한다. 독강(毒罡)을 구사할 수 있는 그는 독곡의 파문제자인 수대부(壽帶簿)가 독으로 청부살수 일을 한 것과 유경하에게 부독형(腐毒刑)을 가한 것을 징계한다. 덕분에 혈선교(血仙敎)가 대영웅대회에 모인 이들을 혈고(血蠱)로 중독시키려고 한 일을 확실하게 저지할 수 있었다.
- 《200여 년 후》 세상을 떠돌아 약초를 채집하던 선대의 한 명이 십독마협(十毒魔俠)이라 불리며 인망을 얻어 휘하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참에 대놓고 가문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재료를 쉽게 얻는 등의 이득이 있자 독곡은 세상에 나와 작금에는 육대세가(六大勢家) 중 하나인 곡씨세가(谷氏勢家)로 큰 성세를 구가하고 있다.[5] 가문의 장로인 독각취(毒角鷲) 곡양기가 신진인 곡장목과 곡장금을 데리고 논검회(論劍會)에 참석하나, 다른 세가들처럼 모용세가(慕容勢家)의 몰락에 관여하진 않는다. 모용세가의 비밀인 묵린영(墨燐影)을 알고 있으며, 원체 이런 일에 관심을 두지도 않기 때문이다.[6]
- 《500여 년 후》 곡하운이 하후염이 터뜨린 천리섬(千里閃)[7] 의 연락을 받고 청성파(靑城派) 운리관에 와서 독군자(毒君子)의 비전을 이은 은일항에게 당해 독인(毒人)이 된 방무한의 뒤처리를 맡는다. 30여 년 전, 곡하운은 친분이 깊은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8] 이 은씨 가문과 은원으로 엮이자 돕기 위하여 청성파에 왔다가 실수로 일을 그르친다.[9] 이 사건으로 빚을 졌다고 여긴 곡하운은 청성산에서 주점을 운영하며 그 빚을 갚을 날만 기다린다. 그러다 이번에 하후염의 연락을 받고 청성파에 다시금 모습을 보인다. 그는 방무한의 일을 마무리한 뒤 이어진 은천항의 공격까지 청성파로 자신을 찾아온 후예들인 곡상하, 곡상휘와 함께 막아낸다. 그 후 오랜 가출 생활을 청산하고 가문으로 돌아간다.
3. 무공
- 오독신수(五毒神手)
- 부독형(腐毒刑): 독곡은 제자가 상관없는 사람을 독에 휘말려 들게만 해도 엄중한 처벌을 내린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독형으로, 해독제가 없는 독으로 얼굴을 썩어 문드러지게 한다. 오직 형벌을 내리기 위함이라 전염성은 물론 생명에 지장이 없어서 부부 관계도 가능하다.
- 은관비(銀管匕): 가늘고 긴 형태를 한 은으로 만든 비수이다. 중심 대롱 안에 독을 장치하여 찌르는 동시에 투여할 수 있다.
[1] 독이 곧 약이 될 수 있다는 독술의 기본이자 핵심을 중요시하는 것이다.[2] 정무령은 그런 모습을 보고 '퍼런 독초'라고 한다······.[3]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독군자가 그토록 원하던 경지였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다. 그래도 왕삼구를 만나면서 기연을 얻어 독왕의 독공의 시작을 알리는 기수식이라는 오독신수를 깨닫는다. // 풍작가의 독공에 관한 설정은 독특하다. 독을 제조하거나 바깥에서 독성(毒性)을 가져와 다루는 것은 독술가 수준이다. 다음이 몸 안에서 독을 자체 생산하는 상승(上乘)의 경지를 이룬 것으로 독공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후로 몸에서 생산하는 독을 하나하나 늘려가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수를 늘리다 100가지 독을 다룰 수 있게 되면 독왕의 경지를 이룬다.[4] 은씨 가문의 시조인 백고신군(百蠱神君)이 후손들에게 남긴 유산이 있는 비밀스러운 곳에 자리한 우물이다. 독술가에게 보물이라 할 수 있는 독개구리의 거처이기도 하다. 그 깊은 곳에 잠든 것을 깨울 수 있을 때는 독왕에 버금가는 힘을 얻을 것이라 후세에 일러둔다.[5] 말은 세상에 나왔다고 할 뿐, 아직도 독곡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나마 상관세가(上官勢家)가 위치한 곳에서 가깝다고 한다. 독곡에서는 상관세가에서 그 사실을 알까 은근히 신경 쓰고 있다.[6] 묵린영을 상징하는 묵린기(墨燐旗)를 언급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7] 특수 제작된 신호용 폭죽이다. 1,000리(里) 밖에서(약 393km이다. 1리는 약 393m.) 한낮에 보이는 불꽃을 공중에 터뜨려 특이한 문양을 남긴다. 당연히 보통 사람들은 먼 거리에서는 볼 수 없다. 불꽃이 발하는 특별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만 1,000리 밖에서도 볼 수 있다.[8] 특히나 무룡성을 의제로 칭하는 것을 봐서는 의형제 사이였을 것으로 짐작된다.[9] 『검신무』에서 전모가 밝혀지지 않아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독기(毒氣)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 뒤늦게 중독 증상을 보인 육검협 중 누군가가 죽는 일이 일어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