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바디
DSLR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현재까진 니콘 카메라의 한 종류.
1. 고자바디의 출현배경
원래 AF를 지원하는 F 마운트는 바디에 AF를 위한 모터와 그 샤프트를 가지고 있었지만, 니콘은 단가절감, 중량감소 등을 내세워 최하급의 보급기로써 이 AF모터를 삭제한 바디를 발표함과 함께 초음파 모터를 렌즈에 내장하여 바디 모터가 필요없는 AF-S 렌즈군을 확충하기 시작하였다.
2. D40의 전설
그 첫 바디는 D40으로, 구형의 600만 화소 센서와 AF모터가 생략된 바디, 3개의 AF 측거점과 빈약한 인터페이스 등으로 들어먹을 욕이라는 욕은 다 들어먹고 또한 '''고자바디'''라는 불명예스러운 명칭을 얻었으나, 가격과 조작성, 크기, 화질이 두루 미칠 듯이 적절하여 SLR클럽 등지에 서식하는 헤비유저들의 예상을 뒤엎고 폭풍 같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또한 친절했던 것은, AF를 쓸 수 없는 렌즈들도 MF 사용시에 위상차 AF 모듈이 초점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를 표시하도록 동작하여 쉽게 MF를 잡을 수 있게 배려해 놓은 것이었다.
3. 고자바디의 진보
그로 인해 큰 감명을 받은 니콘은 이 D40의 화소를 올린 D40X, D60을 출시하였으며 이후 Multi-Cam 1000 11점 AF모듈을 장착하여 D200, D80/90 등과 동등한 AF 측거 성능을 부여, 기계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D3000/5000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D3x00/D5x00 라인업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 14년 6월 현재 2,400만 화소의 D3300/D5300으로 이어지고 있다.
D40이 출시되었을 당시에는 Nikkor 렌즈뿐만 아니라 써드파티 렌즈에도 이 AF모터를 내장한 렌즈군이 부족했지만, 여러 회사의 지속적인 노력 등으로 인하여 2009년 초 D5000이 출시된 시점에는 이에 대한 불만은 거의 사라졌다.
4. 미러리스 시대의 고자바디
새로운 마운트를 개발하고 마운트 어댑터를 통해 기존 DSLR의 렌즈를 지원하는 미러리스 시스템 특성상 '고자바디'라는 표현은 부적절할 수 있으나, 니콘의 미러리스에서는 가능한 표현이다. 니콘은 현재까지 2개의 미러리스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2011년의 1 시스템과 2018년의 Z 시스템 모두 F 마운트 어댑터를 처음부터 출시하였으나 두 어댑터 모두 AF모터를 설치하지 않아, 어댑터를 장착한 니콘의 미러리스는 F 마운트 고자바디에 준하는 호환성을 갖게 되었다.
5. 타사의 고자바디
이미 접점을 통한 신호/전력공급만을 이용하는 100% 전자식인 EF 마운트, 포서드 마운트 등은 고자바디를 만들래야 만들 수 없지만, 바디와의 기계적 연결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는 K마운트, 알파 마운트 등에서는 혹시 자기들도 고자바디를 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1] 그러나 니콘과 달리 펜탁스나 소니 모두 AF모터 내장 렌즈군이 턱없이 빈약하며, 또한 이 회사들은 모터를 유지하면서도 매우 경량화된 바디 - K-r, a55 등 - 를 제조, 판매하는 중이므로 이 항목에서의 의미로써의 고자바디는 니콘만의 그것이 되었다.
그러나 SLT나 펜탁스 K-01과 같은 기종들도 어찌 보면 고자바디와 비슷한 형태 - 전통적인 SLR에서 벗어난 - 라고 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
6. 결론
즉, 캐논은 소프트웨어적인 리미트를 걸어 하위기종을 바보로 만들고, 니콘은 하드웨어적인 리미트를 걸어 하위기종을 고자로 만들었다. 사실 진정으로 고자가 된 건 AF모터가 안 달린 구 렌즈군을 다수 보유한 옛 니콘 유저들이었지만.
[1] 알파 마운트가 내장모터 SSM/SAM 라인을 확충하는 거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