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은 과학이다
1. 개요
관상을 믿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도 적지 않았으나,[1] 21세기에 들어선 많이 사그라들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인터넷에서 '관상은 과학'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꼭 진지하게 하는 소리는 아니다. 흉악범이 나쁜 짓을 했는데 외모까지 험악하거나 다른 흉악범과 유사하게 생겼을[2] 경우 관상은 과학이라는 드립을 치기도 한다. 외모와 됨됨이를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생긴 대로 논다', '꼭 저런 애들이 저러더라' 등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진지하게 관상학을 믿으면서 마치 과학적으로 인정된 사실인냥 떠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관상충'으로 낮잡아 부르기도 한다.
2.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얼굴에서 나오는 정보와 신호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1980년대 후반,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연구소는 독립적으로 변화하는 부위를 중심으로 얼굴을 약 100개의 조각으로 분류했다. 각 부분은 다시 약 100개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100의 100제곱만큼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지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인식을 위한 뇌의 장치는 정교하지만, 그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다. 상대 얼굴을 처음 봤을 때와 다른 포즈를 취하면 얼굴 인식의 정확도는 90%로 낮아진다. 얼굴 표정이 달라지면 76%로 떨어진다. 다른 포즈와 다른 표정을 함께 지으면 60%로 더 떨어지고, 수염이나 가발을 붙이면 ‘우연의 확률’에 가까운 50% 정도만 얼굴을 기억해낸다. 인간의 뇌는 성별, 나이, 얼굴 모양, 머리카락에 대한 정보만큼은 거의 확실히 분간해낸다. 하지만 그 외의 정보에 대해선 그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인간의 뇌는 눈·코·입의 개별 특성이 아니라 그것들이 배열된 패턴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한 연세대 교수(사학)는 지적했다. 얼굴을 통해 타자의 사회적 정체성을 인식하려는 관상학적 관음의 욕망은 “차별과 박해의 정당성을 확보해가는 마음속의 정형화 작업”이다. “타인을 주시한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 상당한 긴장이 내재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자신의 과실과 상관없이 누군가에 의해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불안이 팽배한 것이다. 이런 불안과 긴장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 되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에 이르러 누군가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이제 자신을 방어하는 동시에 누군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됐다. 기사
또한, 인터넷에서 말하는 관상이란 것이 위와 같이 어떠한 규칙에 의해 정립된 점복학인 관상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얼굴을 보고 느낀 느낌을 관상으로 포장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3] 또한 관상학적으로 볼때 상당히 좋은 관상을 가진 범죄자에 대해서도 '관상 운운'하는 네티즌도 꽤 있다. 대표적으로 이희진. 범죄자나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당연히 선입견에 의해 안 좋은 인상을 받는 것이다. 이러니 나중에 무고로 밝혀졌거나 갱생하면 관상 얘기 하던 사람들은 싹 사라져 있다.
3. 정말로 관상은 과학인가
18세기 관상학자 '''카스퍼 라바터(Lavater, Johann Kasper)'''는 “인간의 본성은 얼굴에 나타나므로 범죄자를 구별할 때 관상학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관상학과 범죄학을 결부하는 발상은 이후 우생학으로 이어져 인종차별과 인종학살로 이어진다.''' 관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면 범죄 초동수사 시 참고 자료로 사용하거나 면접으로 사람을 거를 때 관상을 써먹을 것이다. 하지만 관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추출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곳은 없다. 관상이 과학이라면 정신과 진료에도 사용할 수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 성향 분석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폴리그래프(Polygraph, 거짓말 탐지기)조차 71.4∼ 82.3%의 정확도'''를 보이는데 '''자칭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관상은 왜 수사 목적으로 활용이 안 되는가?[4]
관상은 현재 각계 기관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엔터테인먼트 및 재미를 목적으로 사용할 뿐이다. 구글링을 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블로그, 게시글에서 관상학의 정확도가 95%를 상회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 말이 옳다면, 실제로 법학 증거로 사용되는 '''성문분석의 정확도가 93% 이상'''인 걸 고려할 때, 정확도가 성문 분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상만으로도 정신병을 파악할 수 있고 산업스파이를 가려낼 수 있으며 관상만으로 피의자를 가려낼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이 현대에 태어나서 관상을 알았더라면 아주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관상만으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고 사람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연구한 상대성 이론은 관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혈액형 성격설은 구라인데 관상은 과학 맞다' 운운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아 진짜 믿는 사람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4. 오해
4.1. 건강 상태가 외모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피부, 머릿결 등 외모는 육체적/심리적 건강 상태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된 과학적 연구결과라며, 다크서클, 윤기없는 머릿결, 핏기없는 입술 등 건강 상태의 악화를 가리킬 만한 지표들은 관상학에서도 부정적으로 묘사된다고 우기는 관상 옹호론자들이 있다. 하지만 애초에 관상에서 말하는 '부정적인 묘사'는 운명이나 성격 등에 대한 것이고, 성격과 정신건강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계가 어떻게 있는지 검증된 적도 없다. 설사 과학적으로 검증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와 관상학의 내용들 간에 얼마나 공통점이 있는지는 또다른 문제. 또한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해서 무조건 외모에 육안으로 확인될 만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외모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꼭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4.2. 생활 습관이 관상을 만드므로 관상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
또 다른 견해로는, 평생 잘 웃지 않고 인상만 찌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A는 인상을 찌푸리는 근육이 발달되어 주름이 생기고, 반면에 웃기만을 좋아하는 밝은 사람 B는 웃는 근육과 그에 관련된 주름 등이 생겨 웃지 않을 때도 웃는 듯한 인상을 가지게 되며, 이것이 "넓은 의미의 관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설사 그게 사실이라 쳐도 사기꾼이나 미인계 스파이 등 남을 속이는 짓을 하는 자들 대다수는 호감을 주는 인상을 하고 있으며 첫인상뿐 아니라 목적 달성 직후까지도 그러한 호감 인상을 유지한다. 애초에 웃는다고 성격 좋고 찌푸리기 좋아한다고 성격이 나쁘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그 예로 이국종 교수는 웃음이 진짜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처참한 환자들을, 그리고 그 환자들 중 일부가 생명을 잃는 모습을 수없이 봐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국종 교수가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남을 비웃기 좋아하는 사람의 웃는 주름과 기쁨의 미소를 자주 짓는 사람의 주름이 육안으로 구분될 만큼 다를까? 애초에 전혀 검증된 이야기가 아니다.
5. 반발
'관상은 과학' 얘기에 반감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아서, 백종원의 골목식당/홍은동 포방터시장 방영 당시 권상훈 사장, 소위 홍탁좌에 대해 관상 드립이 하도 나오다 갱생(?)한 이후 싹 사라지자 '관상충들 엿먹어서 속 시원하다' 같은 반응도 많이 나왔다. 장대호, 조주빈 등 관상에 관심 많던 범죄자가 등장할 때마다 '관상이 통계라면 관상 믿는 사람이 범죄자인 것도 통계냐?' 식으로 조롱하기도 한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