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척

 

裘千尺
<신조협려>의 등장인물. 공손지의 부인이자 공손녹악의 어머니. 그리고 구천인구천장의 여동생.
명문 방회 철장방의 구씨 가문 사람으로, 둘째 오빠인 구천인에게 상승 무공을 전수받아 일류 고수는 못 되더라도 훌륭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별호는 철장연화. 하지만 구천인은 무공을 전수할 때 엄격하고 진지했던데다 철장방 일이 바빠서 가까이 지내지 못한 반면, 큰오빠 구천장은 그녀를 애지중지했기에 큰오빠를 더 좋아했고 싸움이 벌어지면 구천장의 편을 들었다고 한다(...). 어느 날 구천장이 구천인을 사칭하고 돌아다닌 문제로 싸움이 나자 구천척은 구천장을 편들어 구천인에게 대들었고, 감정이 크게 상한 나머지 철장봉을 떠나 버린다. 이후 강호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적수를 추적하던 중 절정곡에 들어가게 되었고, 공손지와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결혼 당시 구천척은 공손지보다 나이도 많았고 무공도 강했는데, 절정곡의 가전 무공은 비범한 구석이 있었지만 여러 약점이 있었기에 그녀가 손수 보완해 주었다고 한다. 철장방의 절기인 철장공도 전수해주었다. 그런데 공손지는 구천척의 내조로 그녀보다 무공이 강해지자 사사건건 간섭하는 그녀의 눈을 피해 슬금슬금 다른 마음을 품고 유씨 성을 가진 여종과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에 빡친 구천척은 바람이 났던 여종과 공손지를 붙잡아[1] 정화 덤불에 던져버리고 정화독을 푸는 절정단의 대부분을 독약에 넣어버린다. 공손지가 애걸복걸하자 딱 한 알의 절정단만 내주는데, 이에 공손지는 계집종을 찔러죽이고 자신이 절정단을 먹은 다음 구천척에게 사과하는 척 하면서 술에 취하자 손발의 힘줄을 끊고 석굴에 던져 버렸다. 덕분에 친딸인 공손녹악은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죽었다는 거짓말만 듣고 자라게 된다.
구천척은 식량을 누가 가져다 주지도 않는 석굴 안에서, 우연히 자라나던 대추나무의 열매만으로 연명하면서 지내게 된다. 팔다리가 성치 못해 탈출을 하지도 못하면서 복수심을 불태우며 내공을 신나게 연마했다고. 철장방의 장법은커녕 두 다리로 걷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심후한 내공을 이용해 '''대추나무 씨앗을 뱉어 공격하는''' 기이한 암기술 을 연마했다. 얼핏 우습게 보이지만 내공이 극히 심후하여 위력 자체가 대단하고, 상대는 팔다리도 못 쓰는 구천척의 공격을 예상치 못하기에 막강한 암기술에 속한다(...).
이후 양과와 녹악이 석굴에 떨어지게 되어 이를 계기로 탈출하고, 양과가 공손지와 싸우는 동안 공손지의 가전무공인 검법과 도법의 허실을 가르쳐 줘 양과가 버텨낼 수 있도록 돕는다.[2] 그리고 두 사람이 쉬는 동안 차를 한 잔씩 권하는데, 두 잔 모두에 자신의 피를 섞어 놓았다. 그리고 공손지가 차를 한 잔 마시자마자 '''이제 저 놈 폐혈기공 망했으니까 혈도를 짚으면 된다.'''라고 양과에게 태연하게 어드바이스를 날린다. 절정곡 가전무공의 약점은 비린 것을 먹으면 공력이 흩어진다는 것이기 때문.[3] 그리고 공손지에게 '''공손씨의 무공은 쌓기는 힘든데 망하기는 쉬우니까 하지 말랬지'''라고 도발을 건 다음 격분해 달려드는 공손지를 대추씨를 뱉어 격퇴하는 위엄을 보여준다.
딸 공손녹악이 양과를 좋아하는 것을 눈치 채 그 둘을 엮어주려하나 결국 딸은 공손지 때문에 사망, 본인도 공손지를 자신이 갇혔던 지하동굴로 떨어트려 죽이려고 유인하지만 공손지의 마지막 발악에 같이 빠져 죽었다.
불륜을 저지른 공손지와 여종을 처분하는 행동이나 석굴에서 탈출한 이후의 막무가내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성격이 특출나게 더럽다(...). 오죽하면 출가하여 새 사람이 된 구천인조차 동생의 소식을 물으며 '동생 성격 더러웠으니까 지금쯤 산 목숨이 아니래도 이상할 거 없음'이라고 미리 납득할 정도. 공손지가 금륜국사, 곽정 등 절정의 고수들만은 못해도 그녀가 두려워 도망치는 것을 생각할 정도면 적잖이 막강한 무공의 소유자였음을 감안한다면, 팔다리가 멀쩡한 구천척은 공손지보다 한 수 위일 가능성이 높다. 실재로 구천척은 무공을 몹시 좋아하여 공손지와 살던 시절에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을 정도로 무공 연마를 열심히 했다. 석굴 안에서 구천척이 한탄하기를 '내가 무공도 보완해 주고 철장공도 전수해 줘서 공손지가 나를 앞섰다'라고 말하지만, 작중 서술에 따르면 구천척은 석굴에 갇힌 12년 동안 남들이 24년 노력한 만큼의 내력을 축적했고, 12년이 지나서도 공손지의 모든 무공을 낱낱이 꿰뚫어보는 안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니 팔다리의 힘줄이 성했다면 알짜배기로 내공수련을 한 구천척이 더 강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구천척의 내공 수련이 알찼던 것은 역설적으로 팔다리를 못 썼기 때문이기도 했다. 정상이었다면 그녀는 아무리 못해도 이름난 여고수였던 황용과 비슷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1] 구천척이 양과와 공손녹악에게 한탄할 때는 '그놈이 나를 앞지르게 되었다'라는 대목이 있어서 공손지의 무공이 더 높았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공손지의 무공은 구천척이 손수 보완하고 전수한 것들뿐이라 약점을 낱낱이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승산이 높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재로 공손지는 구천척의 무공을 두려워하여 여종과 멀리 도망칠 생각을 했다.[2] 그런데 다음 허실은 일부러 틀리게 가르쳐줘서 소용녀가 공손지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게 만들었다.[3] 양과의 고묘파 무공이나 동사, 서독에게 전수받은 무공들은 딱히 비린 것에 대한 금기가 없기 때문에 아무 탈도 없었다. 공손지는 주도면밀하게 양과가 입에 댄 잔을 뺏어 마시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소용없이 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