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핑

 

1. 개요
2. 역사
3. 특징과 현황
4. 장단점


1. 개요


'화려하다.'는 뜻인 영단어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혼합하여 만든 신조어. 음식, 가구, 조리기구, 텐트 등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미리 준비된 상황에서 즐기는 캠핑을 의미한다. 보통 캠핑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고정된 대형 TV 같은 장치, 심지어 에어컨같은 캠핑과 인연이 없는 장비가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상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캠핑의 이미지와는 다른, 펜션의 텐트 버전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서양권에서는 글램핑 외에 부티크 캠핑, 럭셔리 캠핑, 포쉬 캠핑, 컴피 캠핑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 역사


글램핑의 역사는 1900년대 초반에 서양의 부유층들이 사파리여행을 하면서 귀찮은 부분을 전부 돈으로 해결한 것을 기원으로 본다.
현대에 와서는 호텔 등의 숙박업계에서도 글램핑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기존 캠핑장에 글램핑장을 따로 만드는가 하면 아예 글램핑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글램핑 업체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3. 특징과 현황


대한민국에서도 2010년 무렵부터 귀찮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가족들과 젊은 세대들에게 안성맞춤으로 떠오르면서 시작했고, 2015년 현재 전국적으로 수많은 글램핑장이 운영 중이다.
시설은 서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텐트 캠핑과는 다른 대형 텐트 내부에 펜션이나 호텔에 준하는 편의 장비를 고정하여 배치, 운영하는 점은 공통이다. 최소한 침대를 비롯한 안락한 침구류와 TV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심지어 개별 샤워실, 에어컨 등 일반적으로 캠핑에서 상상할 수 없는 시설을 설치하기도 한다. 냉장고는 기본이고 와인셀러가 있을 수도 있다.
또다른 필수 장비로는 놀러 나가면 고기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에 맞게 바비큐 그릴을 설치했다는 것. 주로 삼각대와 바퀴가 달린 미국 웨버 사의 골드 급의 차콜(숯) 그릴을 장비한다. 고기, 야채, 숯 등은 글램핑장 숙박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따로 주문을 받아 공급하기도 한다. 캠핑장과 함께 있는 곳에서는 식재료를 파는 공동 매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은 규모가 큰 것과 함께 분해/이동을 생각하지 않는 고정 시설 운영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서구권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글램핑은 글램핑인데 말 그대로 일반 텐트만 덜렁 설치된(...)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미리 충분히 제공사항을 알아보고 가야 한다. 다만 캠핑장 항목에서 알 수 있듯, 서구권 캠핑장/글램핑장은 공용 샤워실, 바비큐 그릴, 식당, 미디어룸 등 편의 시설이 충분히 구비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크게 불편할 것은 없다. 무거운 텐트를 제거하고 나면 식재료나 옷가지, 침낭 등만 챙겨가도 되기에 캠핑 편의성이 크게 상승한다. 자동차가 없어도 시도해볼 만한 난이도가 되는 것이다.
2020년 현재, 코로나 19 감염병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국내 공영 휴양림 글램핑장 중 상당수가 무기한 임시 폐장 중이다. 이유에는 감염을 막는 것이 첫 번째인데, 다른 용도로는 지역의 코로나 19 격리 인원에 대한 수용 시설로 쓰이고 있기 때문. 텐트마다 적어도 2미터 이상 떨어진 데다가 환기가 잘 되며 물 전기 냉난방 다 되고, 식료품 파는 가게도 있고 식사까지 자체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특성은 격리 수용에는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 예를 들어 의왕시 철도박물관 인근 왕송호수 옆 레솔레파크 글램핑장, 군포시 수리산 도립공원 내 초막골 캠핑장은 2020에 코로나 19 유행 이후 대응 단계가 내려갔던 한 달 남짓을 제외하고는 3월부터 8월 현재까지 쭉 격리 수용 시설로 쓰이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사설 캠핑장 오토캠핑장 글램핑장은 성황리에 영업 중이다. 타인과 대면하지 않고 가족끼리 휴가를 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선호되기 때문.

4. 장단점


글램핑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몸이 편하다는 것. 펜션 못지 않은 장비가 갖춰진 글램핑은 캠핑의 맛을 보면서도, 캠핑의 단점인 몸을 움직여 이것저것 해야 하는 고단함과 집이나 펜션처럼 고정된 집기가 없어 생기는 거주와 수면의 불편을 거의 완벽하게 없애준다. 캠핑을 체험하고 싶지만 어떠한 불편함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글램핑은 그러한 모순을 완벽하게 해결해준다.
값비싼 장비를 구입할 필요가 없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 캠핑은 남들의 눈치를 안 보면 수십만 원 이내에 필수장비를 전부 구매할 수 있지만,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브랜드와 장비 종류를 갖춘다면 천만 원은 가볍게 들어가기도 한다. 값싼 장비라고 해도 집안의 공간을 적지 않게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몇 년에 한 번 캠핑을 갈까 말까 한 사람에게 충분하고 남는 품질인 장비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심지어 캠핑카 레벨이 아니면 꿈도 꿀 수 없는 완벽한 냉난방과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춘 글램핑은 오히려 경제적일 수도 있다.
단점으로는 1회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 일반 캠핑은 장비를 충분히 갖췄다는 가정을 하면 캠핑장 그 자체의 이용료는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전기까지 들어오는 일급지 오토캠핑장의 극성수기 1박요금도 3만 원 내외일 정도. 하지만 글램핑은 펜션과 거의 비슷한 요금을 받기에 성수기라면 15~20만 원 또는 그 이상 비용도 나올 수 있다. 1년에 몇 번씩 캠핑을 떠날 계획이라면 글램핑의 비용 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편의성, 보관, 관리, 구입가를 사용 횟수로 나눈 캠핑 장비의 감가상각비로 계산해 보면 결코 비싸지 않다. 4인 가족 기준, 오토 캠핑 장비 풀 세트[1]는 최소 250만 원이 든다.)
글램핑이 캠핑의 맛만 슬쩍 보여줄 뿐 진정한 매력을 전부 느끼게 해주지 못한다. 캠핑은 장비를 설치하는 것에서 느끼는 재미와 그리고 부족한 장비와 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끼는 맛이 있으나, 글램핑에서는 그러한 것을 느끼기 어렵다. 글램핑 자체가 '불편함에서 느끼는 재미'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기에 이런 한계는 피할 수 없는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비 구매와 보유, 이동의 필요성이 없고 캠핑의 재미이자 약점인 불편함의 요소를 최대한 없앤 글램핑은 특이함을 원하지만 불편함은 바라지 않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2010년대에 확산되었다. 그 대척점에서 부모와 전 세대의 장비병에 질린 사람들을 중심으로 퍼지는 백패킹과 솔로캠핑, 부시크래프트와 함께 2010년대의 새로운 캠핑문화로서 자리잡았다.


[1] 텐트, 타프, 깔개와 침구, 테이블, 의자 4개, 화로대, 웨버 골드급 바비큐 그릴, 버너와 쿠킹 테이블, 식기, 랜턴, 야외용 난로 또는 온수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