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앤더 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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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앤더 월레스 (Niander Wallace)'''
/ 자레드 레토

눈이 먼 천재 과학자.[1] 월레스 사(Wallace Corporation)의 CEO. 실로 인류의 구원자라고 해도 좋을만한 인물로, 합성 농업으로 만드는 유전자 조작 식품을 개발하였으며 2025년에는 특허를 무료로 풀어 대정전으로 인한 인류의 기아 해결에 공헌하였다. 또한 도산한 타이렐 사를 인수하여 레플리칸트를 부활시켜 그들의 노동력을 통해 우주 식민지를 번성하게 만들었다. 타이렐 사옥보다 더욱 커다란 월레스 사의 본부 건물을 로스앤젤레스에 세워두고 주위를 빈 공간으로 비워둔 채 선지자처럼 은둔하고 있으며[2] 비서인 러브가 경찰서에 가서 레이첼의 유골을 가져올 허가서를 발급받고 경관을 살해해도 무사한 것 등으로 보아 월레스의 거대한 권력을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이 천사라고 부르는[3] 레플리칸트가 인류의 미래라 여기며 타이렐의 연구와 기록을 모으는데 집착하고 있었고, 새로운 복종적인 레플리칸트인 넥서스 9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그의 식량 생산과 레플리칸트 덕분에 9개의 행성을 개척한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은 인류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주 전체를 정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금의 레플리칸트 생산속도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레플리칸트의 자체적인 생식 능력에 집착하는 것. 그러나 타이렐과 달리 월레스는 레플리칸트에게 생식 능력을 부여하는 것에서는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4] 게다가 월레스는 레플리칸트를 천사, 자신의 자식이라고 부르면서도 실패라 여기면 바로 폐기해버리는 잔혹함을 가지고 있다. 이는 케이 혹은 데커드가 그의 가족과도 같은 대상을 다루는 태도와는 대비되는 비인간적인 태도다. 결국 케이에 의해 그의 야망은 저지된다.[5] 월레스가 데커드와 만난 뒤의 행적은 영화에서 더 이상 다루지 않아 불명. 사실 주요 악역임에도 케이와는 단 한 번도 대면한 적이 없다. 애초에 신이 된 남자와 '고작' 인간이 되고 싶은 레플리칸트의 만남이란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르지만...[6]
일종의 사이보그로, 목 주위에 심어진 전자기기를 통해 드론을 자신의 시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묘사가 있다.[7] 드론을 통해 인간의 신체를 투시해서 감정하거나 여러 개의 장소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듯 하다. 평소에는 우주 식민지[8]에 나가있다가 영화에서 등장 직전에 LA 본부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조이와 관련된 월레스 코퍼레이션의 로고송은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짧게 잘라낸 것인데, 이는 월레스의 회사를 대표하는 곡이므로, 기본적으로 월레스의 입장이 반영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9]
[1] 블레이드 러너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신체부위가 눈인데, 월레스는 양 눈의 망막이 다 하얗게 변해 막혀있다. 희미하게 눈에 보이는 색을 보면 월레스의 원래 눈 색이 초록색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데커드가 인간으로서의 레이첼을 상징하는 색으로 초록색을 꼽았던 것을 생각하면 월레스가 인간성을 잃어버린 존재라는 해석을 해볼 수 있다. 인류의 부흥이란 대의에 속박된 채 인간성(영혼)을 다 잃어버리고 흔적만 희미하게 남은 사람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월레스는 사랑에 대해 집착하는데, 자신이 만든 최고의 레플리칸트에 러브(luv)라는 이름을 붙이고 인류를 사랑해 그 미래를 걱정하며 데커드와 레이첼의 사랑에 대해 탐구하려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인간적인 사랑에 대해서 알지 못하며, 자식도 없다. 문자 그대로 사랑에 눈이 먼 것. 월레스가 언제 눈을 잃었는가라는 질문에 감독은 자신은 월레스가 태어났을 때부터 맹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2] 블루레이 부가영상에서 공개된, 영화에서 사용되지 않은 음성에는 월레스 사옥으로 스피너를 타고 접근하는 케이에게 주변이 월레스의 사유지임을 경고하는 통신이 들어온다. LA 한복판의 거대한 공간이 개인 소유가 된 것.[3] 이 명칭 이면에는 자신이 곧 신이라는 거만한 의식이 있다. 천사는 신이 만든 대리인이니까. 월레스의 대사는 대부분 실낙원과 성경의 문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일례로 월레스는 새로 탄생한 레플리칸트가 진흙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 진흙이란건 성경 등에서 신이 인간을 만든 재료이므로 결국 자신의 생명에 대한 보호 본능과 두려움을 말하는 것. 전편에서도 로이 베티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말하며 자신들을 타락한 천사로 비유한 바가 있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I have...millions"란 대사를 보면 수백만 명의 레플리칸트가 있는 것 같다. 행성 9개를 개척했으니...그런데 몇 년 만에 이렇게 많은 레플리칸트를 만든 인물이 단지 생산성을 위해 이토록 번거로운 일에 집착한다고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편. 지구와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 종말론자로서, 레플리칸트가 미래란 표현은 그것이 단순히 인류의 도구라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 인류를 대체할 새로운 인류 그 자체란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이름과 관계는 뒤집혔지만 마치 현생 인류에게 흡수되어 사라진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처럼 말이다.(실제로 현생인류의 유전자 중 4퍼센트 정도는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온 것이라 추정된다. 비만과 당뇨도 네안데르탈 인의 유전자에서 온 것이라고...) 마침 월레스의 이름인 니앤더(Niander)도 새로운 인간(Neander; 그리스어 어원이 New man이란 뜻이다.)을 뜻한다고 보인다. 그렇기에 신으로서, 자신의 피조물을 살아있는 종으로서 완전하게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추측해볼만 하며 그렇다면 생식 능력은 필수다. 비록 자유의지는 없을지라도...월레스가 대상을 다룰때는, 고통과 기쁨을 다 같이 주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케이에게는 조이를 준 동시에 러브를 통해 고통과 죽음을 주었고, 데커드에게 레이첼 II를 주었지만 거부하자 고문하려 하였으며, 레플리칸트에게는 삶을 주었지만 비참한 죽음도 준다. 인류를 기아에서 구해준 인물이지만, 종으로서의 혁신과 종말을 가져다 주려 한다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해석해보면 월레스(Wallace)는 벽이 없다는(Wall-less) 뜻으로 지어진 이름일지도 모른다. 이는 벽을 유지하려고 했던 조시와는 대립되는 태도. 한편 월레스는 자신의 야망을 "우리는 별들을 가져야 한다"(We should own the stars)라고 말하는데, 그가 그토록 찾던 스텔린의 이름이 별을 뜻하는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다.[5] 또한 넥서스 9이 설명만큼 그렇게 복종적이지만은 않은 모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설령 니앤더가 넥서스 9에게 생식능력을 주는 것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언제까지나 복종만 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그렇지만 월레스의 의심스러운 야망과 넥서스 9의 복종이 레플리칸트 생산 금지 법규를 철폐하기 위한 구실로 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넥서스 9의 자율성은 사실 월레스의 의도된 결과일 가능성도 있긴 하다.[6]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전작의 원안을 되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각본가 햄튼 팬쳐는 전작의 엘든 타이렐의 원 구상에 대해 저항할 수도, 물리칠 수도 없는 거대한 남자라고 상상했었다고 밝힌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원했던 배우는 스털링 헤이든이었다. 그러나 결국 리들리가 조 터켈을 캐스팅하여 햄튼 팬쳐가 상상한 타이렐과는 외모부터 많이 달라졌고, 타이렐은 살해까지 당한다. 반면 월레스는 조 터켈의 타이렐보다는 훨씬 위풍 당당하며 극중에서 별다른 위기를 겪지는 않는다.[7] 각본에는 바라쿠다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초음파 기기와 같은 소리가 나며, 월레스의 대사를 보면 어쩌면 베이스라인 테스트 장치나 아나의 기억 관찰 장치처럼 기억이나 감정 등을 스캔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러브는 자신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주인의 옆에서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숨 죽이며 산다고 할 수 있다. 전작에서 로이 베티가 말한 '공포 속에서 사는 삶, 노예의 기분'이 러브의 삶인 것. 전작 블레이드 러너가 사이버펑크 장르의 유행을 불러온 주요 작품 중 하나임에도, 사이버 펑크 장르물들에서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사이보그는 전작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등장하였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런 방향의 소재에 대해선 깊이 다루고 있진 않지만 말이다. 참고로 비슷한 기술이 이미 초기 단계긴 하지만 현실에 등장했다.#[8] Off-world. 인류가 우주의 행성들에 건설한 식민지들이다. 지구는 On-world라고 부른다.[9] 피터와 늑대는 소년 피터가 사나운 늑대를 사로잡아 동물원으로 보내게 되는 이야기로, 때때로 자연(늑대)를 굴복시키고 이용하는 인간의 승리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것을 영화에 대입해보면 월레스가 피터이며 늑대는 제어되지 않는 적대적인 레플리칸트라고 볼 수 있다. 피터에게는 항상 늑대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할아버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레플리칸트를 불신하던 정부 관료나 경찰 등이라고 볼 수 있고, 늑대를 죽이려던 사냥꾼은 전편 시대의 블레이드 러너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피터가 할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늑대를 사로잡아 사냥꾼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동물원으로 보냈듯이, 월레스는 적대적인 인간들에 의해 레플리칸트 제조의 명맥이 끊어지는 것을 막고 완전히 순종적인 레플리칸트로 바꾸어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자신을 영민한 피터와 동일시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침 월레스의 사옥에서 이 음악이 울려퍼지기 직전에 케이가 본 것은 마치 동물원처럼 전시된 레플리칸트들의 표본이었다. 한편 원래 감독은 월레스 역에 데이빗 보위를 캐스팅하고 싶어했는데, 데이빗 보위가 피터와 늑대를 각색하여 녹음한 적이 있기에 만약 그가 사망하지 않고 월레스를 연기했다면 상당히 묘한 느낌의 설정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