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펜

 

1. 개요
2. 상세
3. 구조
4. 사용법
5. 주요 브랜드
6. 딥 펜을 사용하는 사람들


1. 개요


Dip Pen(딥 펜).
금속으로 만들어진 펜촉을 잉크통에 찍어서 사용하는 펜.

2. 상세


구조상 펜의 역사에서 극초창기에 사용되었던 갈잎 펜이나 깃털 펜의 진화형으로, 속이 비어있는 갈잎이나 깃털이 잉크를 흡수해 필기할 수 있는 있는 구조를 따라해서 만들어진 것.
만년필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잉크 공급 방식에서 둘이 구분된다. 또한 하나의 펜대에 닙을 갈아끼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용 후에는 꼭 세척해야 다음 사용 시 잉크 흐름이 막히지 않는다. 주의하도록 하자.
본디 펜이라고 하면 바로 이 딥 펜들을 말하던 것이었지만, 만년필이나 볼펜 등 잉크를 굳이 찍지 않고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보된 필기구의 등장으로 주류 필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펜'이라는 명칭은 일상에서 좀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만년필이나 볼펜 등의 필기구를 칭하는 말로 바뀌게 되었다. 딥 펜이라는 명칭은 해석하자면 (잉크에) 찍어 쓰는 펜이라는 의미이며, 잉크를 찍어 쓰는 고전적인 펜과 현대의 펜을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명칭이다.
상술했듯 주류 필기구로서는 매번 쓸 때마다 잉크를 찍어야 하는 무지막지한 번거로움 탓에 현대식 펜에 밀려서 완전히 사장되었다. 만년필조차 볼펜이나 샤프에 비하면 불편하다는 소리를 듣는 판국인데 그보다 더 불편한 딥 펜들이 일상생활용으로 쓰일리가 만무한 것.
다만 펜 특유의 특성 탓에 만화의 작화 작업, 캘리그래피 같은 손글씨 등 미술쪽에서는 간간이 사용되면서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는 상당한 수의 그래픽 작업들이 타블렛 등을 이용하여 완전히 디지털로만 작업되는 추세라 갈수록 딥 펜들의 사용처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사실상 아날로그적 느낌을 즐기는 매니아들만 사용하는 취미용 필기구에 가까워졌다.
펜촉과 펜대라는 아주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는 그리 비싸지 않다. 만년필과 비교해볼 때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다. 딥 펜 세트를 장만하는데 1만~2만원 안팎. 깃펜보다 당연히 내구성이 좋지만 한 펜촉을 계속 사용하면 탄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교체를 해줘야 한다. 펜촉에 잉크를 묻혔을 때 필압에 의해 생긴 수평의 금속피로 흔적이 좀 크다 싶으면 교체할 때가 된 것이다.
옛날에는 만드는 기술이 그렇게 좋지 않아 종이를 찢어먹거나 펜촉이 구부러지기 십상이었지만 현재는 제조기술이 발달해 상당한 퀄리티를 가진 제품이 나와있다. 제브라에서 만든 제품이 일본에서 가장 메이저하다. 심지어 티타늄을 섞어 만든 프로용 펜촉을 판다. 내구성이 상당히 좋은 듯.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펜촉을 금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가격은 약 20만원대.
이걸 만년필과 헷갈리는 사람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아동용 서적에 '만년필'을 '잉크를 찍어서 쓰는 펜'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만년필은 잉크를 채워서 쓰는 펜이고 잉크를 찍어서 쓰는 펜은 딥펜이다.

3. 구조


  • 펜촉: 금속으로 된 닙.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경도와 연성(탄력)을 가지고 있으며, 연성이 큰 것일 수록 압력에 의한 선의 굵기 조절이 다양하다.
    • 만화용
      • 스푼펜: 물방울 무늬처럼 생긴 펜촉. 기본적인 촉으로 불리기도 하며 G펜보다 다루기 쉽고 강약 조절은 조금 덜하다.
      • G펜: 연성이 높아서 선의 강약을 다채롭게 구현할 수 있는 펜촉. 대신 필압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장르와 상관 없이 대다수의 만화가가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마루펜: 둥근펜[1], 혹은 맵핑펜이라고도 한다. 연성이 거의 없고 가늘어서 로트링 펜이나 스테들러 펜처럼 일정한 얇은 굵기의 선을 낼 때 주로 사용한다. 스푼펜이나 G펜보다 작기 때문에 다른 펜대를 사용한다.[2]
      • 스쿨펜: 강약 조절은 어렵지만 그만큼 균일한 굵기의 선을 그리기에 좋은 펜촉.
    • 캘리그라피용: 펜촉의 모양으로 구분하며 크게 3분류로 나뉜다.
      • 플랫 포인트
      • 라운드 포인트
      • 스퀘어 포인트
  • 펜축(펜대/홀더): 펜촉을 끼워서 쥐기 위한 긴 막대. 나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며 자기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 할 수 있다. 나무로 된 쪽이 필압에 따라 쥐기 편하게 변형되지만 내구성은 다른 재질보다는 약하다. 모나미 153도 펜축으로 사용 가능하다. 노크하는 부분의 틈에 촉을 끼워넣을 수 있다. 단, 펜축을 사는게 더 필기감이 좋다.
    • 오빌리크 펜대 : 일자형의 평범한 펜대와 달리 밑부분이 35˚정도[3] 기울어져 있어 캘리그래피의 일종인 카퍼플레이트 형식의 알파벳을 쓰기에 적합하다.
유리로 된 딥펜도 있다. 펜대만 유리인 것이 아니라 닙 부분까지 통째로 유리다. 매우 아름답지만 닙이 유리라서 구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보통 딥펜과 달리 펜선에 강약을 넣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강약 걱정없이 그냥 쉭쉭 써도 글씨가 나오기 때문에 더 쓰기 간편한 면도 있다. 무엇보다 닙이 구부러져서 잉크를 튕기는 일이 없다. J. Herbin 등에서 글라스펜이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며 유럽 관광지에서도 흔히 판다.

4. 사용법


펜촉을 펜축에 끼운 뒤, 펜촉을 잉크에 살짝 적셔 쓰면 된다.
잉크가 마를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흡수용지나 흡수지로 감싼, 손잡이가 달린 반월 모양의 도구(블로터)로 글 위의 잉크를 걷어낸다. 문지르면 잉크가 번지기 때문에 한번 수직으로 누른다는 느낌으로 할 것.
펜촉이 굉장히 날카롭기 때문에 일반적인 볼펜이나 연필 쓰듯이 필압을 강하게 썼다가는 종이 찢어먹기 딱 좋다. 만년필 같은 펜촉이 있는 필기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처음 썼을 때 자주 겪는 일 중 하나. 딱히 세게 누르지 않아도 잉크가 배어나오기 때문에 힘을 빼고 쓰는 게 좋다.
딥펜은 만년필용 잉크와 캘리그라피용 잉크 모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만년필용은 좀 많이 흐르는 느낌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4] 만년필용 잉크가 캘리그라피용 잉크보다 더 묽다.
딥펜은 잉크를 한 번 찍어서 쓸 수 있는 글자의 수가 많지 않기에 레저부아(reservoir)라는 것을 달아 한번에 머금는 잉크의 양을 늘리기도 한다.
레저부아가 호환되는 펜촉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잘 판매하지도 않기 때문에 펜대에 스프링 등을 달아 레저부아 대용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또한 대부분의 딥펜촉에 진하오 x450 만년필 피드의 크기가 적절하게 들어맞아 이 피드를 이용해 펜대를 개조하여 더 많은 잉크를 머금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대신 세척이 매우 힘들어질 수도 있다. 닙에 따라 녹이 슬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펜촉이 벌어졌을 경우 라이터를 사용해서 지지면 모아진다.

5. 주요 브랜드


주요 생산 브랜드로는 브라우스, 루비나토, 스피드볼 워터맨, 레오나트, 니코, 세일러, 타치카와 등이 있으며 싼 펜촉은 몇백원에서부터 좀 비싼 펜촉은 몇천원까지 가격대는 다양하다.
국내에선 동네 화방에서도 니코의 스푼펜과 G펜, 니코 사의 마루펜은 구할 수 있으며 브라우스랑 루비나토등의 회사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른회사는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다.
딥펜의 친구로 깃펜이 있다. 그리고 현재 인터넷에 딥펜이라 검색하면 대부분 루비나토의 딥펜이 나온다. 문구점만 가도 몇십개씩 파는데 가격은 5,000원에서 7,000원정도 한다. 깃펜 중 펜촉을 바꿀수 있는건 루비나토가 유일하다.

6. 딥 펜을 사용하는 사람들


  • 캘리그래피 전문가
  • 일본의 출판 연재 만화가. 컴퓨터로 작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웹툰과 다르게 출판 연재 만화는 흑백이기 때문에 대체로 이걸 많이 쓴다. 컬러의 경우 멀티라이너로 선을 따고 마커로 채색하는 경우가 많다.[5]

[1] 마루라는 것이 일본어로 '둥글다'는 의미의 '마루이'(丸い, まるい)에서 따왔다. 실제로도 가늘기도 가늘지만 둥글게 생겼다.[2] 두 종류의 펜촉 모두 끼울 수 있는 펜대도 있으므로 이걸 사용해도 된다.[3] 다른 각도의 제품도 존재[4] 만년필은 일부 캘리용 잉크를 사용할 경우 막혀서 수습이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5] 물론 컴퓨터로 채색을 하거나 스크린톤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있기는 하다. 실제로 요시토미 아키히토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만화 원고 작업 영상에서 컴퓨터로 스크린톤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