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해국

 

이끼의 등장인물이자, 주인공. 영화판 배우는 박해일.
모든 걸 알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
얼굴도 잘 생겼고[1], 견실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사교성이 좋아 대인관계도 원만한 편이고, 아내 역시 꽤 미인이라 척 보기에는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 처럼 보이지만…특유의 꼼꼼함과 저돌적이고 주변을 보지 않고 자기 입장에서만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성격 탓에 모든 것을 망친 인물이다.
학창시절 학급일지를 통해 학생들의 세세한 인적사항과 성적 등을 추려보다가 사람을 어떻게 대해주면 좋은 지 알게되었고,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직원들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총무과에 입사하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 주변 사람들은 그의 일방적인 행동에 넌더리를 내고 있었다. 학창시절 급우들은 자신들의 개인 사정을 속속들이 알면서 멋대로 동정을 하는 것에 경멸감을 갖고 있었고 심지어 아내조차도. 가사일을 분담한답시고 가계부까지 일일이 검사를 해서 확인을 하고 본인만 혼자 납득을 했기 때문에 아내는 갖은 욕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다 퍼붓는 것으로 해소했다. 회사에서는 자신이 곤경에 처하게 되자 격려하던 직장동료들이 자기 때문에 일을 떠맡게 되니까 뒤에서 욕을 하고 있었다. 사실상 지켜줄 지인이 없는 셈.
소소한 사건에 휘말려,[2]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냥 가볍게 끝내라는 박민욱이라는 검사의 회유에 음성을 녹취하여 직무유기를 폭로하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8개월 동안이나 홀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렇게 분투한 결과 승소했지만, 그 댓가는 너무나도 컸다. 회사에선 짤리고, 아내와도 이혼할 정도로 가정마저 파탄지경에 이른 상황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 상 치르는 김에 아예 낙향을 해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마을로 들어선 류해국은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고 상을 치르는 도중 마을의 수상함을 느끼기 시작하고, 계속 드러나는 의혹을 풀기위해 마을에서 이것저것 탐문을 하면서, 의혹은 점점 커지며, 동시에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이 생긴다.
사실 그냥 보기에도 좀 피곤하고 곁에 있으면 정말로 싫을 정도로 집요한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지만, '''딱히 이 사람이 뭔가를 잘못한 것은 없다'''. 나름 정의로운 쪽으로 발달한 성격까지 갖추고 있으니 오히려 이런 부류의 사람이 더욱 더 많아지는 것이 사회에 보탬이 될 정도. 다만 곁에 있는 사람으로 사귀고 싶냐고 묻는다면 두세번 생각을 해야 할 정도로 정떨어지는 완벽주의가 문제일뿐…요약하자면 공인으로선 최고지만 개인적으론 친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

이런 류해국의 이미지는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그저 꼼꼼하고 편법을 용납 못 할뿐인 이 사람이 그렇게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우리가 대체 얼마나 이끼에 익숙해져 있다면 그렇단 말인가''' 라고 독자들에게 묻는 것이다. 이는 엔딩씬에서 시골 마을부터 청와대까지 이끼가 껴있다는 직유법으로 다시 나타난다.
여기까지는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의 성격으로 비춰지겠지만 김덕천이 증언을 하고 까무라쳤을 때 사람의 상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단지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김덕천을 깨우라는 모습을 보면 류해국도 자신의 목적에만 충실하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심이 결여되어 있는 면을 볼 수 있다. 학창시절이나 결혼생활 때부터 주변 사람들이 학을 떼는 이유는 단순히 외곬적인 성격 때문에 그런 것만이 아닌 이런 주변 인물들의 기분이나 입장을 깡그리 무시하는 면 때문이었다. 박민욱도 잘못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류해국을 무조건적으로 무시하진 않고 일일이 걸려오는 전화를 다 받아주면서 타이르기도 하고 화도 내보고 직접 찾아가서 도움도 주는 등 인간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류해국은 그런 박민욱의 입장은 무시하고 기껏 와주니깐 단점만 짚어내면서 까대기 바쁘다.
더군다나 전석만과 대치된 상황에서는 불가항력이긴 했지만 그도 어쨌든 살인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치미를 뚝 떼고 마치 그 자리에 없었던 것 마냥 연극을 하는 모습은 타인의 잘못엔 눈에 불을 켜지만 자신의 잘못엔 떳떳하지 못하고 숨기기에 급급한게 누굴 보고 부정하다고 욕할 처지가 아닌 것 같다.워낙에 천용덕 패거리가 넘사벽의 빌런이라서 그런지 류해국의 잘못은 금방 묻혀졌다.
그리고 작중 최강의 금강불괴. 전석만에게 송곳으로 온몸을 난자 당하고 하성규에겐 청테이프로 묶여서 쇠파이프로 매질을 당해도 죽기는 커녕 사지 멀쩡하게 돌아다닌다. 사실 전석만에게 당한 이후 이영지의 간호를 조금 받긴 했지만 보통 사람이었으면 이미 패혈증과 과다 출혈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다.
시골마을에 이주를 한다는 소식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마을 주민들과 천용덕의 회유에도 아랑곳않고 "내가 여기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라고 되물으면서 류목형 몫의 토지를 헐값에 팔아버리고 농사를 배우면서 주민들 사이에 묻어가려 한다. 그러나 집안을 정리하던 중 바닥에서 수많은 장부들이 나왔다는 말을 흘려 천용덕이 이를 처분하려고 류해국이 동네 슈퍼에서 자고 있는 사이에 김덕천을 보내서 처리를 하려고 하나 슈퍼에 가지 않고 집안에 그대로 남아있던 류해국은 창문 밖에서 김덕천을 목격하고 눈이 마주친다.
이에 의구심을 밝히기 위해 장부와 메모를 분석해가면서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공동창고에서 낡은 전구를 켜는 순간 이영지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그림자를 무의식적으로 발견하고 창고 안에 있던 CD들을 가져가서 분석하는 한 편, 마을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동네 피시방에서 인터넷 기록 흔적을 지우는 등 서로 간의 심리 추적전을 벌인다.
그러전 와중 류목형의 집에서 굴 하나를 발견하고 그 굴이 전석만의 집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굴을 통하여 마을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지만 이미 그들은 류해국의 행동을 알고 있었고 전석만이 놓은 함정에 걸린 류해국은 전석만에게 배를 뚫리는 공격을 받는다. 장도리를 들고 쫓아오는 전석만을 피해 산으로 올라가지만 절벽에 맞닥뜨리게 되고 전화로 인해 한눈을 파는 전석만에게 순간 짱돌을 던져 공격한다.
이로 인해 전석만이 절벽으로 추락해 사망하게 되고 크게 당황한 류해국은 숲에 숨어있다가 천용덕이 뒤따라오고 현장을 관찰하자 시치미를 뗀답시고 어설픈 연기를 하지만 스스로도 눈치챌만큼 허술함에 기겁을 하면서 전석만의 집에 자신의 혈흔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고 핑계를 대며 서둘러 내려가서 핏자국을 지운다. 그러나 전직형사인 천용덕의 루미놀 시약 때문에 하나마나한 노력이었고 이후 굴을 통해 도망치다가 이영지에 의해 발견되어서 치료를 받는다.
천용덕이 전석만의 시체를 사고사로 처리하고나서 류해국은 이후 박민욱에게 연락을 시도하여 수상함을 토로하지만 오히려 박민욱의 외면을 받게 되고 결국 홀로 사건을 캐내려 한다. 전석만과 하성규가 연관이 있다고 추리하여 국화 비닐하우스에서 하성규에게 이것저것 캐묻지만 성과가 없었고 야밤에 몰래 잠입을 시도하다가 대기하고 있던 하성규에게 붙잡혀 온 몸이 청테이프로 묶여진 상태에서 쇠파이프로 피떡이 되도록 맞는다.
끝장을 내려고 낫을 가지러 간 하성규의 눈을 피해 지포라이터로 국화밭에 불을 붙이다가 집까지 불이 옮겨붙는데 이 때 깜짝 놀란 하성규가 접근해 두들겨 패다가 넘어지면서 처마에 깔려 불타죽자 구사일생으로 숲으로 달아난다. 이영지의 도움으로 슈퍼의 옷장 속에 숨어 있다가[3] 간신히 타지역 병원으로 가는데 그 곳의 의사가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연락하는 바람에 천용덕의 아들(경찰)과 맞닥뜨린다. 협조를 부탁한다고 하는 경찰에게 불법연행이라고 하면서 개인변호사에게 연락을 한답시고 전화한 사람이 하필 박민욱. 박민욱은 짜장면 먹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듣고는 황당해 하지만 마지못해 자연스럽게 변호사 연기를 하고는 자기가 그 곳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이미 이장과도 만난 적이 있으므로 탄로날 것이라고 만류하지만 어차피 이런 거짓말론 오래 못 갈거라고 쫑코를 먹는다. 박민욱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하고 천용덕의 성상납을 무시하는 박민욱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박민욱의 충고에 예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구제불능이라고 말했다가 폭발한 박민욱에게 주먹 세례를 받는다.
박민욱과 자택에서 사건에 대한 정리를 하던 중 김덕천이 들이닥치자 돌아가라고 하지만 실성한 김덕천이 손가락을 부러뜨리려고 하자 당황한다. 약을 잔뜩 먹고 눈을 까뒤집으면서 단서를 모두 실토하는 김덕천의 모습에 서둘러서 메모를 하면서 아귀를 맞추려 하는데 김덕천이 까무러치자 당황하는 박민욱과는 달리 깨워서 빨리 더 말하게 하라고 재촉하다가 박민욱에게 이 사람들과 당신이 다른 게 뭐냐는 소리를 듣고는 충격을 받아 실의에 빠진다.

[1] 근데 왠지 혼자 다른 세계에서 놀다 온 얼굴이다. 표지에는 실사체로 그려져 있는데 완전 낚시 수준. 그리고 윤태호 작가가 캐릭터 설정을 할 때 박해일을 모델로 삼았으니 미남 확정.[2] 단순폭행죄인데 피해자 쪽이 혼자 넘어지던 걸 잡고 일으켜 주려던 게 폭행죄로 엮였다고 한다. 경찰에서 수사할 때도 피해자 쪽은 처음부터 경찰들과 잘 아는 사이여서 대접이 좋았고 수사를 하기도 전에 미리 결과가 정해진 것마냥 분위기가 흘러가자 류해국이 이에 대해 항의를 한다. 이러한 과거는 향후 류해국이 겪을 사건에 대한 복선이었다.[3] 이 때 천용덕은 영지가 류해국을 숨긴 걸 알고는 두들겨 패면서 협조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