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켄

 

하얀 로냐프 강의 등장인물로 외전 '이백년의 약속'에 등장한다. 헤안의 친구로 호기로운 성격. 자기 멋대로 이나바뉴의 바스엘드를 베는 자에게 왕녀님의 키스가 걸려있다고 포상을 내리질 않나, 그 뒤에 그걸 네프슈네 왕녀의 카발리에로인 헤안에게 덮어씌우질 않나 하여튼 천방지축이다.
이나바뉴의 쇼미더머니 전략을 당해내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 전투에 패배하는데 이 때 헤안은 목이 잘려 효수되고 마로켄은 사지가 잘린 상태에서 높이 매달려 죽지도 못하고 루우젤 성을 한바퀴 조리돌림 당하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이 서술에서 가뜩이나 많은 이나바뉴의 안티가 폭증했다.(...)
이런 비극적인 죽음을 생각해서인지 수우판이나바뉴 기사단을 피떡으로 개발살낼 투석기 기사단의 이름을 '딤켈 마로켄 나이트' 라고 명명했고 그 위력은 마로켄이 살아 돌아와도 좀 심한거 아닌가 할 정도로 수없이 많은 이나바뉴의 기사들을 말 그대로 피떡을 만들었다.
밑은 둘의 마지막 대화.
작전. 루우젤의 독립. 그들의 꿈. 루우젤의 염원.
"베렌테른 평원에는 이제 달이 뜨지 않을 거야."
헤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루우젤의 달이었기 때문이야, 마로켄."
그곳에서 산산히 부서져 버린 그들의 꿈처럼,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루우젤 기사단처럼, 마로켄과 헤안은 그들이 이미 한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헤안이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도 이제 몇 번뿐. 그들은 그들이 이 세상에서 함게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마로켄이 입을 열었다.
"약속해줘 헤안."
헤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헤안은 미세하게 떨리는 하야덴의 끝을 힘겹게 쥔 채 마로켄의 말을 기다렸다.
"언젠가 우리들의 루우젤이 다시 일어서는 날, 그날 이 베렌테른 평원으로 돌아와 주겠다고."
마로켄의 말이 끝나자 헤안은 조용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래...약속할게."
헤안이 대답했고 마로켄은 기분 좋게 고개를 젖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죽음과 유혈이 혼란스럽게 널려 있는 땅에도 어김없이 새벽은 오고 있었다. 몹시 피로한 목소리로, 그러나 유쾌하고 높은 어조로 헤안이 말했다.
"언젠가 이곳에서,"
헤안에게 빈틈이 보인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그들을 포위하고 있던 이나바뉴 기사들 중 한 명이 움찔하며 팔목을 떨었다. 마로켄은 눈앞이 잠시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끝은 소리 없이, 그러나 완고한 태도로 걸음을 좁혀 오고 있었다. 헤안이 천천히 말을 맺었다.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