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시유 비젠

 

해황기의 등장인물. 판 감마 비젠의 어머니.
작중에선 바다의 일족과 관련된 인물들을 통해 간간히 언급되는 수준이었다가 34권이 돼서야 비로소 등장한다.
굉장히 능글맞고, 여유로운 성격에 귀찮은 일을 엄청 싫어하며,[1] 뛰어난 무술 실력[2]과 언변을 자랑한다. 거기다가 항해 실력도 뛰어난지라 온블루와 제 포레스트이 감쪽같이 판이 타고 있는 걸로 속아버릴 정도.판 감마 비젠 특유의 성격과 무술 실력은 모두 이 여성에게서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다.[3] 실눈 캐릭터답게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주제에 정작 타인의 진심이나 사물의 본질을 순식간에 간파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 사실 따져보자면 사기캐인 판의 업그레이드에 가깝다. 어머니 보정도 있겠지만.
또한, 엄청난 동안이다. 오고간 대화로 유추해 볼 때, 작중 나이는 아무리 적어도 40대 중반이지만, 겉모습은 기껏해야 20대 초반 정도. 본인의 말에 따르면, "나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진심으로 믿고, 자기마저 속일 수 있으면 계속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4]
정확한 출생지는 불명이며, 어느날 갑자기 해도에 나타나서는 '바다의 일족'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았다. 물론, 그건 선대 해왕이었던 레굴르스 마리키 세이리오스 역시 예외가 아니었고, 결국 그녀에게 진심으로 반한 레굴르스는 일족 최고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그림자선 0번함의 봉인을 풀고, 8번함으로 개명한 뒤 그걸 타지인인 마리시유 비젠에게 선물하는 전대미문의 일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그런데 더 황당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일에 이의를 제기하긴커녕 도리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단다.
참고로 당시 8번함의 최초 승무원으로 뽑힌 것이 할버트 세그노오브킨 파벨. 이때 뱃사람도 아닌 자신이 선장이나 함장이라고 불리는 건 싫다고 하자, 할버트가 나서서 그녀에게 ''''바다보모''''란 특별한 직함을 붙여 줬고, 지금도 바다의 일족과 관련된 사람들에겐 이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아들인 판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항상 무뚝뚝한 얼굴로 툴툴대는 니카 탄브라가 그녀와 재회했을 때는 환하게 웃으며, "바다보모님!"을 외쳤을 정도니 다른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해황기의 최종 흑막인 모 인물조차도 그녀를 무척 사랑했었다.
판 일행과 재회한 직후에는 히로인들의 슴가를 주무르며, 며느리 후보들을 하나씩 인증을 하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며느리 후보 인증을 끝낸 뒤에는 나카에게 에루라 스크라를 빨리 동료로 받아들이라는 식의 압박을 넣는다. 천하의 니카도 '바다보모님'한테는 어쩔 수 없었는지 바로 "예."라고 대답. 다소 겉돌던 에루라가 이 시점을 기해 정식 동료로 인정받게 된다. 이때부터 그녀 역시 판 일행에 합류, 로날디아와의 결전에 힘을 빌려주게 된다.

그 진짜 정체는 대대로 고대 기술의 정수인 판냐의 알을 수호해 온 비젠 가문의 당주.
본래 클라사 라이비젠 가를 보좌하는 무리의 수령이었지만, 법도를 어기고 오히려 그 알을 훔쳐 달아났다. 그 바람에 비젠 가의 당주인 마리시유 비젠은 마을을 나와, 일족을 배신한 클라사의 추적에 나섰던 것.
하지만 도중에 바다의 일족과 조우하고, 판 감마 비젠이란 아들까지 얻게 된 바람에 상당한 시간을 지체. 판이 어느 정도 자란 뒤에야 다시 해도를 떠나, 추적을 재개할 수 있었다. 계속된 여정 끝에 마침내 클라사는 찾아낼 수 있었지만, 판냐의 알은 벌써 부화를 끝낸 상태. 결국 상황의 여의치 않게 되자 일단 퇴각하여, 다시 만난 아들에게 그간의 모든 짐을 떠넘겨 버린다.(...)
그렇다쳐도 최종전에 참여한 최후의 4인 중 한 명으로 숲지기의 광선에서 판과 웨다이를 지키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판을 도와 전투에 임한다. 뿐만 아니라, 비약을 이용해 마이아의 목숨을 구해주기도 한다.
이야기가 끝난 후, 80년을 더 살아 125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는데 마지막 말이 ''''헤메로. 뻬까뻬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런 유언을 남긴 이유가 걸작이라면 걸작인데, 딴 사람들은 다 폼나는 유언들을 남겼으니 나는 그냥 아무 의미없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겠다는게 그 이유였다.

[1] 판이 니카에게 일을 떠넘긴다면, 마리시유는 아들인 판에게 일을 떠넘긴다.(...) 뭐야, 이 모자는...?[2] 판과 동급.[3] 판마저도 사람을 얼빠지게 하는 재주는 어머니가 한 수 위라고 인정했다.[4] 사실 진짜 이유는 일족에게 전해지는 불로장생의 약 때문. 본래는 아들인 판에게 줄 것도 준비해 뒀었지만, 모종의 사고로 인해 그걸 딴 사람에게 먹이게 된다. 판 본인이 그닥 불로장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 만화에선 불로장생이라고 해서 몇백년 살 수 있는게 아니라, 보통사람보다 좀 더 수명이 길어지고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뿐 늙으면 죽기는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