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기

 



1. 개요
2. 특징
3. 내력


1. 개요


눈물을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검. 과거 아라짓 왕국의 건국자인 레콘 영웅왕의 쌍신검(雙身劒)으로, 레콘의 무기인 만큼 별철제다.

2. 특징


원래 레콘인 영웅왕의 무기였기 때문에 별철로 만들어져 있어서 천 년이나 지난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도 녹 하나 슬지 않은, 완벽한 상태로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이 검의 사용자는 이걸로 땅을 파거나, 나무를 베거나, 동물을 사냥하는 등 아예 공구로 씀에도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무식한 수준의 내구도.[1] 물론 본래 레콘용의 도검인만큼 인간의 몸으로는 다루기가 어려워 케이건의 몸에도 상당한 부담을 가한다.
120cm 길이의 쌍둥이 칼이 칼날을 마주 본 채 30cm 길이의 코등이에 붙어있고 그 아래 30cm 길이의 손잡이가 달려있는 형태. 글로 된 묘사만으로는 헷갈려하는 사람이 많아 이영도 본인이 직접 후기에 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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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양으로 생겼다고 한다.
두 날의 무게가 달라 무게 중심이 엇나가기 때문에 '비틀린 검' 효과[2]가 있으며 여기에 더해 검날의 방향을 바꿔 쥠으로서 검법을 바꿀 수 있다. 이에 대한 작가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음, 또 재미있는 질문이군요. 바라기를 뒤집는다고 해서 검법이 바뀌느냐는 질문입니다. 가장 간단한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케이건이 바라기를 두 손으로 쥔 채 꼿꼿이 세워들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지요. 오른손이 위쪽, 왼손이 아래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건은 왼손으로 검을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검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치죠. 바라기의 무거운 검날이 케이건의 몸쪽에 있다면 케이건이 검을 꼿꼿이 세우기 위해서는 그 오른손이 검을 약간 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검이 몸 쪽으로 쏠릴 테니까요. 반대로 무거운 검날이 적을 향하고 있다면 케이건의 오른손은 검을 약간 당기고 있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라기는 앞쪽으로 기울겠지요. 이 상황에서 검을 90도로 내려벤다고 생각해보지요. 무거운 검날이 몸 쪽에 있었다면 케이건의 오른손은 밀고 있다가 다시 밀어내는 셈입니다. 하지만 무거운 검날이 바깥쪽을 향하고 있었다면 케이건의 오른손은 당기고 있다가 미는 셈이 됩니다. 느낌이 다르겠지요. 물론 작은 차이겠지만 축구에서도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리면 골을 먹지요. 뭐 그런 걸 말한겁니다.(별 것 아니죠… 하하.)

따로 칼집은 없으며, 고리에 날과 날 사이의 자루 부분을 걸어 등에 휴대한다.
이상하게도 짧다는 인식이 있지만, 가벼울지언정 짧은 검은 아니다. 3m 신장에 150cm 비율이면 180cm 인간 기준 90cm 가량인데, 양손용 도검인 롱소드가 100~130cm임을 생각해보면 쌍검용 한손검 90cm는 결코 짧은 길이가 아니다. 즉, 길이만큼은 평범한 레콘용 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3] 다만 무게는 굉장히 가벼운 편인데, 몸에 무리는 가도 실전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4]. 즈라더의 양날도끼나 지멘의 망치 등은 인간이 들어올리는 것조차 무리일 정도로 크고 무거운 것과는 대비되는데, 본래 쌍검은 중량보다는 민첩성이 중요한만큼 레콘 무기 중에서는 경량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개정판에 실린 작가의 해석에 따르면 두 칼날이 한 손잡이에 달려있기에 평행한 두 칼날은 다시 만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영웅왕 이후로 바라기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짝을 만나지 못한 상태라고. 레콘식으로 무기와 무기가 맞서 싸우는걸 철의 대화라고 하는것에 비춰보면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그리고 케이건 드라카는 그런 검을 들고 다닌 것이다. 눈마새 작품 내에서 남매 사이가 각별하게 표현되고 이 쌍검의 이름이 각각 해바라기와 달바라기였던 것을 보아, 이 쌍신검도 일종의 남매를 표현한다 볼 수 있다. 동시에 대화, 즉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잊은 케이건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바라기는 영웅왕의 검들이었던 해바라기와 달바라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검입니다. 상당히 뻔뻔한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를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달을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둘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바라기의 형태는 두 검의 합일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돌멩이는 부딪쳐야 불꽃이 일고 칼날도 서로 부딪쳐야 싸움이 되겠지요. 칼날이 서로 부딪치는 검투를 통해 바라기는 모든 칼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자신과 평행하게 서 있는 칼날은 만날 수 없습니다. 평행선은 서로 만나지 않지요. 두 칼날이 나란히 서 있는 바라기의 형태는 오히려 절대적인 별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웅왕 이후로 바라기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짝을 만날 수 없었던 셈이지요.

케이건 드라카는 그런 검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3. 내력


오래전, 검 한 자루에 만족하지 못했던 레콘 검사가 있었소. 그 레콘은 신발도 두 짝이고 장갑도 두 짝이니 칼도 두 자루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그는 최후의 대장간에서 자신을 위해 두 자루의 아름다운 검을 만들었소.

⋯ 그 칼들의 이름은 각자 해바라기와 달바라기였소.

⋯ 하지만 그 전투에서 왕은 한 손을 잃고 말았소. 어떤 믿기 힘든 전설에 따르면, 한 용맹한 나가가 검을 쥔 왕의 손을 삼켜버렸고, 왕은 자신의 손목과 함께 나가의 목을 베었다고 하더군요.

⋯ 어쨌든 왕은 자신의 두 자루 검을 쓸 수 없게 되었소. 하지만 노왕은 그것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할 수는 없었소. 그 칼들은 왕의 인생이었으니까. 그는 레콘이었소. 아마도 가장 레콘다운 레콘이었을 거요. 그가 세운 왕국보다 그 두 자루의 검이 진실로 왕이 살아온 나날에 대한 증거물이었소. 그리고 그가 획득했던 무수한 미녀들보다 그 두 자루의 검이 참된 왕의 반려였소.

⋯ 왕은 두 자루의 검을 들고 다시 최후의 대장간을 찾았소. 티나한 당신은 잘 알겠지만 최후의 대장간은 단 한 번만 무기를 만들어 주지. 두 번째는 없소. 하지만 왕의 요구는 두 번째의 무기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아니었소. 해바라기와 달바라기를 하나로 합쳐달라는 것이었소. 최후의 대장장이는 그 요구를 수락했지. 완성된 검은, 두 개의 검신을 가졌지만 한 손으로 쓸 수 있도록 하나의 칼자루를 가진 모습이 되었소. 만족한 왕은 그 검을 '''바라기'''라 불렀소. 그것이 이 검이오. 왕의 자존심이지.

케이건 드라카

아라짓 왕국의 개조가 휘둘렀던 검인만큼, 레콘인 영웅왕 사후에도 인간인 아라짓의 역대 왕들에게 전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즉, 아라짓의 왕검. 그에 걸맞게도 이 검을 지닌 자는 아라짓 전사의 지명 권한을 가질 수 있다.[5]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아라짓 국왕의 상징이 되어갔으나 갑자기 실종된다. 실제로 바라기가 없어졌다는 것이 확정적으로 나타나는 기록은 나가들의 대공세가 시작된 추풍왕 시기였지만, 사실은 이미 극연왕 시기부터 '그 끔찍한 재난' 등으로 돌려 표현하는 식으로 바라기의 실종을 은연중에 언급하고 있다고.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오랜 평화시기 끝에 갑자기 일어난 전쟁에서 갑작스레 아라짓 전사들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들을 이끌 바라기가 없었다는 것. 그동안 쭉 왕명을 따라왔더라면 모를까 극연왕 사후 근 70년만에 다시 불려온 아라짓 전사들이, 이제와서 바라기도 없는 왕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6]
결국아라짓 전사들이 사라짐으로서 결국 아라짓 왕국 멸망의 계기가 되었고, 먼 훗날 알 수 없는 경위를 통해 케이건 드라카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 검의 드라마틱한 전설 덕택에[7] 바라기에 대한 전승도 와전되었고, 주인이 죽어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실명검, 벼락을 닮은 검신을 가진 날벼락, 한 번 휘둘러 폭풍을 일으키는 폭풍검, 영웅검등의 유사전설이 생겨났다. 케이건이 만난자들 중에는 진지하게 영웅왕의 검은 무게가 1t이 넘었을거라 말하는 이도 있었다고. 덕분에 왕국이 멸망한 후 천 년 가까이 지나버린 오늘날에는 딱히 숨기거나 하지 않고 버젓이 들고다녀도 알아보는 이 하나 없는, 그냥 조금 이상하게 생긴 검이 돼버렸다.

이 검이 옛날에 사라진 이유는 바로 케이건 드라카 때문. 케이건의 손에 들어와 있는 것도 그가 바라기를 훔친 범인이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를 속인 나가 때문이겠지만……. 자세한건 케이건 드라카 문서 참조.
케이건이 지나가듯 말한 바라기에 관한 전설들 중 몇 가지는 감춰진 사실을 미묘하게 드러낸다. 바라기를 원한 나가들을 죽일 때 사용된 뒤 인간들 사이에서 이름조차 잊혀진 검(실명검)이며, 각성한 누군가는 바라기를 휘두르는 것만으로 건물을 파괴하고 대지를 파헤치는 폭풍을 불러냈고(폭풍검), 발케네에서 널리 알려진 '왕국 아라짓을 훔친 대도의 전설'은 바라기를 훔친 케이건의 이야기가 구전되는 과정에서 발케네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피를 마시는 새에서도 여전히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이는 케이건의 결말에서 바라기와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라짓 왕국'의 시대가 끝나고 '아라짓 제국'의 시대로 넘어가며 국가수장을 상징하는 검 역시 바라기에서 쉬크톨로 바뀌어, 전작부터 읽어온 독자들에게 묘한 향수를 일으킨다. 공교롭게도 바라기는 나가와 싸워온 나라의 검이며, 그 뒤를 이어 왕검이 된 쉬크톨은 바로 그 나가들의 검이기 때문. 결국 쉬크톨 역시 바라기와 마찬가지로 소실되었다는 것도 소소한 공통점이다.
[1] 별철과 비슷할 정도로 단단하게 묘사되지만 히참마에 부러지는 쉬크톨도 '''대호마루나래의 힘을 견디는''' 묘사가 자주 나오는걸 보면 동등, 혹은 그 이상일 별철을 인간 정도의 힘으로 망가뜨리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2] 칼날의 무게중심을 일부러 어긋나게 만든 검. 다루긴 어렵지만 숙련자가 다루면 일반검과는 다른 무게 중심을 이용해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도끼의 원리를 떠올리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3] 작가도 직접 후기에서 '레콘 입장에서 특별히 긴 검은 아니지만 특별히 짧은 검도 아니다'고 언급했다.[4] 케이건의 경우 회복을 촉진한답시고 해가 떠있는 내내 쉬지않고 음식을 먹고 바라기를 휘둘렀다. 참고로 마루나래랑 같이 건물 지붕에 쳐박히거나, 마루나래에게 등이 할퀴어지는 등 중상을 입은 직후였다.[5] 정확히는 아라짓 왕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물건. 아라짓 전사들은 왕국 아라짓의 최정예들이었던만큼 이 정통성에 충성을 바치는 것이 당연하다.[6] 이는 단순히 검이 사라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가장 중대한 정통성을 잃어버린 무능한 왕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명예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또한 그간 임명되었던 아라짓 전사들 자신들의 정통성도 흔들리며, 새로이 아라짓 전사를 임명할 권한조차도 유야무야 사라져버리니 아라짓 전사라는 집단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7] 아라짓 국왕의 상징으로서 아라짓 전사들의 충성을 받는 왕의 손에 전해져내려오다가, 이것이 누군가에 의해 실종되자 아라짓 왕국도 힘을 잃고 종국에는 멸망해버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