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철
1. 개요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에 등장하는 금속. 레콘들이 다루는 무기의 재료이다.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이 그녀의 자식인 레콘들에게 준 선물이 이 별철로 만든 무기로, 관리만 잘 해주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여신이 자식들에게 수여하는 선물이기에 히참마로도 부서지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런 시도를 허락할 레콘도 없겠지만.
황금 나침반에 등장하는 아머베어의 아머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눈으로 뒤덮인 극지방에 사는 종족(아머베어)이 별의 빛을 모아 만들었으며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는 점 등.
2. 제작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말에 따르면 성격이 지나치게 급한 자신을 죽이는 신(불)에 닿은 철은 쉽게 부식하므로 변하지 않는 철을 만들기 위해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작중에서 철광석을 별철로 녹여내는 과정에서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 사용하는 별빛로는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얼음벽과 얼음 천장을 통해 모인 별빛의 미약한 열을 모아 순수한 별철을 뽑아낸다. 이렇게 선철을 별철로 만든 후에야 무기로 만들어지기 위해 각 대장장이들에게 나누어져 불로 제련된다.
3. 강도
천년이 넘도록 여전히 현역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강도와 인장력, 내구도를 자랑한다. 말이 좋아 천년이지 그 천년 동안 가만히 놔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실전을 치렀다. 이 정도면 금속피로가 없다시피 한 수준에 녹슬지도, 닳지도 않는,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꿈의 소재다. 따라서 '별철 같이 질기다.' 등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물질로 통한다. 이 정도면 다른 종족들도 욕심낼 만 하지만 최후의 대장간에서 레콘에게만 무기를 만들어주는 데다, 하나같이 레콘 외의 사람이 쓸 수 없는 거병이라 그런 건지 의외로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1]
지멘이 납병례를 위해 최후의 대장간에 방문했을 때 별철 단검 두 자루를 망치질 한 번으로 박살 내버리는 장면이 있다. 이를 두고 설정 붕괴가 아닌지 하는 이야기가 돈 적이 있다. 일반 철이라면야 양손 망치로 내리쳐서 단검을 박살 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별철은 '관리만 잘해주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기에 한 사람당 한 자루만 만들어줄' 정도로 강인한 무기이기 때문. 게다가 별철 무기는 단순히 튼튼한 무기가 아니라 여신의 선물이기까지 하다. 작중 설명은 딱히 없지만 팬들은 그 단검들이 아직 주인이 없는 무기, 즉 여신의 선물이 아니기 때문에 부서진 게 아닌가 추측하는 중. 사실 별철이 무기로서 레콘의 손에 들리기 전에는 대장장이들이 별철을 불로 달구어 구부리고 펴고 끊어내고 갈아서 날을 세우는 과정을 거칠 것이 분명하므로 별철 자체는 일반 금속처럼 휘어지거나 끊어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지멘의 망치는 구세대의 거병이며, 부서진 단검들은 양산된 소형 무기들이었다. 동일한 재질에 압도적인 질량으로 만든 쇳덩이가 얇은 판형으로 뽑아낸 칼보다 내구도가 좋은 건 당연지사. 심지어 사후의 접칼은 관절 부위가 있을 테니 당연히 더 취약했을 것이다.
4. 사용자
눈마새 시대에는 예외적으로 다른 종족이 쓰는 별철무기인 바라기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오직 레콘만이 다루는 무기이다. 대부분 레콘의 무지막지한 힘에 걸맞는 무기들이다보니 인간은 휘두르기는 커녕 드는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바라기의 경우 레콘에게는 긴 편이 아니었음에도 1.5미터짜리 길이였으며, 그 무게는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50번정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몸이 망가질 정도.
즈라더의 경우 레콘 중에서도 비교적 대형인 양날도끼를 사용했는데, 폭이 2미터짜리였던지라 인간중에서 체격이 작은 편인 아실이 도낏날 위를 기어다니며 닦아야 할 수준이라는 언급이 있다. 레콘식의 대형병기는 인간이 다루는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2]
거의 모든 레콘이 직접 치고받는 단순한 냉병기를 요구하지만 아주 간혹 예외도 존재하는데, 야리키는 '''낚시'''를 하는 것이 숙원이었기에 장대, 바늘, 줄이 전부 별철인 낚싯대를 원했으며, 히베리는 '유사시 몸을 세 배로 부풀리는' 레콘의 신체적 특성을 활용하고 싶어했고 이 애매모호한 요청은 '''무차별 학살'''이라는 흉악한 병기를 만들어 내었다. 또한 치천제의 금군인 오뢰사수들은 아예 활과 화살이 전부 별철제인 활을 요청했다.[3]
5. 문화
피마새에 접어들면서 사회가 급변하는 통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 물질이기도 하다. 눈마새 시절의 별철 무기는 레콘 개개인이 최후의 대장간에서 대장장이와 면담을 통해 일생 사용할 단 하나의 무기를 수여받는 방식이었다. 이때의 별철 무기는 레콘에게는 자신의 아내들보다도 더 참된 반려로 인식되었을 정도. 이 당시 최후의 대장간은, 비록 레콘들은 깨닫지 못했지만 레콘의 사원이나 마찬가지였으며 별철 무기는 여신이 자식들에게 내리는 선물에 가까웠다. 이 때는 무기를 받은 뒤에도 집병 한 레콘들이 알아서 적당히 대장장이들에게 사례하는 정도가 끝이었다.
그러나 피를 마시는 새의 시대에 이르러 레콘들이 급격히 증가[4] 하면서 더 이상 하나하나 면담을 통해 무기를 만들만한 시간이 없었고, 이제 최후의 대장간은 최후의 대장장이에게 별철을 받아 무기를 만들어 파는 대장장이들과 레콘들을 노리는 인간 상인들이 합세, 시장통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다. 한때 레콘의 참된 반려라고까지 불리던 별 철 무기는, 이제 편의성에 치중한 맥가이버칼로 만들어 팔리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이런 변화는 매우 급격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게우 18세 안팎인 아실이 과거 최후의 대장간과 작중 시점 간의 괴리를 느끼는 것으로 보아 길게 잡아도 15년 안쪽으로 격변한 셈[5] . 그래도 레콘 대장장이들은 여전히 레콘을 위한 무기만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종족이 별철 무기를 사용할 날은 멀어 보인다. [6]
[1] 애초에 나가는 쉬크톨이라는 대체제도 있는 데다가 추운 지역이라 접근도 못하며, 도깨비들도 무기를 들 일이 없다. 더불어 눈마새 시점에선 레콘 외에 다른 종족의 체류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정도였다. 사안이 사안이라 무시하는 식으로 비공식적인 인가를 받았을 뿐.[2] 마케도니아 팔랑크스에서 사용하던 장창 사리사가 길어야 6.5m 가량이다. 그나마도 창 자루는 나무로 만들었는데도 실질적으로 들고 돌격해서 찌르는 하나의 동작밖에 불가능하다. 그에비해 티나한은 7미터짜리 '''통짜철창'''을 들고 창춤을 추거나 무쌍을 펼치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레콘 기준이니 길이만 비슷할 뿐 창자루의 굵기나 창날의 폭 등이 몇 배는 되리라는 것을 감안하면.....[3] 상기된 사례들이 전부 피를 마시는 새 시점의 것들인 만큼 어디에도 없는 신이 신위로 돌아가 변화가 발생하게 된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4] 천일전쟁 이후 살기가 좋아져 출산하는 레콘이 급격히 늘었다. 일종의 베이비 붐 세대.[5] 때문에 작중 네임드 레콘 중 양산 무기를 쓰는 건 뭄토 뿐이다. 심지어 히베리의 경우 집병 당시 상담을 통해 전례 없는 신개념의 무기(무차별 학살)를 받아간 적이 있다.[6] 살인 기사가 주인의 명으로 일만 개의 단검을 주문하자 헤치카가 '인간은 그거 어차피 못쓰고, 만들어줄 생각도 없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레콘'들이 사용할 것을 명확히 하자 어쨌든 만들어주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