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수
'''새'''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3. —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어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