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소설가)
1. 생애
소설가 박상영[1] 은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소설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 수상
2018년 중편소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로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2019년 중편소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2] 으로 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로 2019년 제11회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3. 작품
-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문학동네, 2018)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 [3]
「부산국제영화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4]
「조의 방」
「햄릿 어떠세요?」
「세라믹」
- 대도시의 사랑법[5] (창비, 2019)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창작과 비평 2018년 겨울호)
「대도시의 사랑법」 (문학과 사회 2019년 봄호)
「늦은 우기의 바캉스」 (문학동네 2018년 겨울호)
- 1차원이 되고 싶어 (문학동네 출간예정)
2020년 3월부터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서 《1차원이 되고 싶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하였다.[6] 작가의 고향인 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작중에 수성못이 등장한다.
-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한겨레출판, 2020)
가수 겸 작가 요조는 이 책을 두고 "거의 과장 없이 내 주변의 대부분이 박상영을 사랑한다. 그러면서 그의 글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의 소설을 거의 빼놓지 않고 읽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의 글은 너무 재미있다. 그런데 그 ‘재미’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다 보면 기분이 여지없이 쓸쓸해진다." 라고 말했다.
4. 방송
2020년 시즌 4부터 KBS의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에 고정 패널로 출연중이다.
MBC의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27대 DJ 김이나와 개그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8] "고전이 빛나는 밤에" 코너에서 '고전'으로 자리잡은 옛날 노래와 그와 비슷한 최신곡을 소개하고 있다. 남녀와 세대를 가리지 않는 가요 덕후이자 아이돌 덕후임을 여러 차례 고백하였다. [9]
5. 작품세계 및 평가
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캐릭터와 서사 위주의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청춘의 방황과 우울을 특유의 유머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퀴어와 여성, 아동 폭력, 청소년 등 소수자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세계에 가장 주를 이루는 것은 역시나 연애 소설이다. 작가 스스로도 연애 소설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앞으로는 스릴러나 미스터리를 쓰고 싶다고 한다.
퀴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소설들 중 많은 소설이 퀴어 연애이야기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10] 인터뷰에서 박상영은 자신이 퀴어 소설가로 명명되는 것에는 개의치 않으나 한편으로 다른 요소가 간과될 것이 걱정된다고 하였다[11] .링크
사실 대한민국에서 퀴어영화는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했고 최근에는 꽤 수작도 등장하고 있지만 퀴어문학은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18년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가 인기를 끌면서 '퀴어문학'이 하나의 코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퀴어 영화이든 소설이든 대개 동성애자들을 지나치게 '여성화'하거나 대상화 하여 뻔한 신파극을 주제로 하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선정적인 부분만을 포커스로 할 때가 많았으나, 박상영의 소설은 그러한 진부함에서 벗어나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동시에 일반인들한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게 점이 특이다. 더불어 기존의 퀴어 서사와 유사하게 작품에 우울한 분위기가 묻어난다는 점에서는 퀴어 서사의 계보를 잇는다고 볼 수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많이 읽었고 인물의 심리와 사건을 중첩시켜 개연성 있는 서사를 이어나가는 방식에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링크
태어나서 제일 처음으로 읽은 한국 현대 소설은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이다. 그 이후로 그의 발표된 모든 소설을 찾아 읽었다고 한다. 링크
한겨레신문 ESC섹션에 직장 생활의 애환과 다이어트를 다룬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연재했으며 2020년 1월 완결돼 동명의 단행본이 나왔다.
이 이야기들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 아픈 코미디 같다. 사랑이란 마흔여덟가지 감정을 합친 것보다도 더 알 수 없는 일. 어떤 사랑은 ‘몸을 함부로 굴리는’ 속도감 사이로 깃든다. 어떤 사랑은 무지막지하게 상대의 사랑을 말려 없앤다. 어떤 사랑은 나를 집어삼켰다가 사라져버린다. 어떤 사랑은 있는 동안은 권태인 줄만 알았다. 있다가 없는 것, 없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도착하는 것,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는 것. 『대도시의 사랑법』은 빠르고 가벼워 보인다. 그러나 빠르다고 해서 남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가볍다고 해서 진짜가 아닌 것도 아니다. 당신은 현란한 게이스러움에 혀를 내두를 수도 있고 그에 따르는 ‘경박함’에 혀를 찰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결코 할 수 없을 한가지는 이 이야기들을 읽다 마는 것이다. 그저 너무 재미있어서, 또는 ‘이것들이 어찌 되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어가다보면 아, 마지막에는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 누군가를 안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껴본 당신이라면. 그러니까, 사랑을 해본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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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작가, 카피라이터)
지금 박상영 소설을 읽는 것이란 주먹을 쥐어보는 일이다. 사랑의 형태를 규율하고 강제하려는 사람들에게, 삶의 정상 상태라는 기만에 취한 이들에게 그건 아니라고 강하게 모션을 취하는 것이며 동시에 그렇게 해서 감각된 손가락 하나하나의 힘, 내 스스로의 체온과 악력에 기대 기꺼이 ‘아닌’ 세상과 결별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런 룰이란 우리의 것이 아니니까. 우리의 룰은 그런 위선의 세계가 아니라 한없이 망가져버린 듯한 슬픔에 빠져 있는 어느 새벽, 택시를 잡아타고 형의 집으로 달려 마침내 들을 수 있는 “왔어요?” 하는 인사말 속에, ‘못생기고 귀엽고 가여운’ 연인의 성공을 빌며 공항을 빠져나오는 평일 오전의 안녕 속에 있다. 우리는 그 주먹의 감각으로 대도시를 주행하다가 어딘가에서 마주칠 것이다. 한눈에 반하고 포옹하고 서로의 내면으로 흘러들어가다가 더러는 이별하고 말겠지만 그렇게 주먹을 풀고 발견하게 될 순간의 고독조차 때론 우주적 차원에서 우리를 감싸안아주지 않을까, 박상영의 소설이 있다면. 그래서 우리는 아프고 취하고 울고 있어도 괜찮은 것이다, 사랑의 생존을 한번 더 믿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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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소설가)
내 주위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박상영의 등단작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를 처음 읽은 그 순간부터 나는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가 말하는 방식도 좋았고, 그가 그려놓은 무대도 마음에 들었으며, 심지어 그가 만들어낸 인물(박소라)은 꿈에 나타나기까지 했다. 나는 팬심으로 무장해 그의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그의 동문 선후배들에게 남몰래 취재했으며, 문예지가 오면 제일 먼저 그의 소설부터 찾아 읽곤 했다. 그리고 지금 ‘성덕’의 심정으로 그의 첫 소설집 추천사를 쓰고 있다. 내가 박상영의 소설을 사랑한 이유는 자명하다. 그가 ‘유머’와 ‘자멸’이 사실은 같은 반 절친한 짝꿍임을 알고 있는, 흔치 않은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유머리스트와 마조히스트가 어깨동무를 한 채 어두운 밤거리를, 작은 점이 될 때까지 걸어가는 이야기이다. 거기에는 결핍이나 금지 따위는 없다. 통제니 절제니 설득이니 하는 것들도 없다. 오로지 직진할 뿐. 망하면 망했지 가식이나 위선은 떨지 않겠다는 태도. 이런 태도는 계산하고 설정한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에 쫓기는 연약한 동물의 본능처럼 저절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른바 ‘생래적 유머리스트’의 출현, 그것이 바로 내가 사랑한 박상영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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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소설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무척 여러 번 표정을 바꾸었다. 피식거리다가 파안대소하다가 갑자기 진지해졌다가 콧날을 찡그렸다가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하나의 소설을 읽으면서 작중인물이 토해내는 무력감에 속수무책으로 공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박상영의 소설은 그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낸다. 이 작가가 한국소설의 경계를 한층 넓히고 한계를 지워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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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소설가)
박상영의 소설은 캡사이신 폭탄에 치즈를 곁들인 '빨간 맛'을 음미할 줄 아는 고독한 미식가들과 당대의 가장 핫한 장르를 맥락 없이 초 단위로 널뛰기하는 케이팝 관객들을 향해 전적으로 열려 있는 이 시대의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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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민(문학평론가)
쉽지만 깊고, 재미있지만 슬프다. 독자들의 눈 위로 삶의 생채기를 머금은 글자들이 춤추듯 쏟아진다. 박상영의 책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의 인기 요인은 바로 이러한 양가적인 감정들을 지면 위에 적절한 균형으로 펼쳐냈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 감정의 한가운데엔 무엇보다 작가 박상영의 처절한 ‘상처의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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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주(기자)
6. 여담
- 대학시절 프랑스어를 전공하면서 습작을 했었고 첫 직장은 잡지사였는데 이른바 '갈굼문화' 때문에 일하면서 많은 분노를 느꼈고(...) 그러한 분노가 소설로 표출된 것 같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링크
- 미국 문예지 WWB(Words without Borders)에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작품이 "The Tears of an Unknown Artist, or Zaytun Pasta" 이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연재되었다링크
7. 작품에 나오는 말
- 더 투명한 쪽이 광어입니다.
- 네?
- 둘 중에 살점이 더 투명한 쪽이 광어다, 생각하면 구별하기 쉬울거예요. 더 쫄깃한 쪽이 우럭.
- 그럼 오늘부터 저를 우럭이라고 부르세요. 쫄깃하게.
술 취한 나는 인간도 아니다, 방금 무슨 말을 내뱉은 거야 정말 돌았군, 하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남자가 또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 아니요. 광어라고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