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급성 백혈병
1. 개요
Acute leukemia.
정의는 골수 또는 말초혈액에서 '''모세포(blast)가 20% 이상'''이 된 것을 뜻한다. (골수에선 3% 미만, 말초혈액에선 없는 것이 정상이다.)
정의를 보면 알겠지만 시간적 개념은 전혀 들어가있지 않다. 만성 백혈병에 비해 시간적으로 증상 발현 시간이 급성에 가까운 건 맞지만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혈구 계통에 따라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과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으로 나뉜다. 이 글에는 한글 풀네임으로 기술되어 있지만 실제 학문적으로 사용할때는 AML, ALL로 줄여 사용한다. 원래대로는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급성림프모구성 백혈병을 나눠 기술해야 하겠지만 기술의 편의상 같이 기술하겠다.
아래 서술되어 있듯, AML 과 ALL 안에서도 워낙 다양한 아류형(subtype)이 존재하고 이에 따른 원인 및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 항목에서는 AML과 ALL의 기본적인 개요 및 원인에 대해 서술한다.
'''AML''' 은 골수계통 줄기세포(myeloid stem cell)의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며, 약 80% 이상이 성인에게서 보여지는 백혈병이다. 위험인자로 방사능 노출(radiation), 골수증식증후군(myeloproliferative syndrome),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및 알킬화제(alkylating agent) 계열의 항암제 등이 있으며, ALL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이다.
AML중 가장 "유명한(?)" 아류형인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Acute promyelocytic leukemia;APL)의 경우 염색체 15와 17의 전좌(t15;17)로 인해 발병하는 백혈병으로, 범혈구감소증(pancytopenia)과 더불어 파종성 혈관내응고(DIC)가 특징적으로 나타날수 있는 종류이다. 기본적인 항암요법과 함께 all-trans retinoic acid(ATRA) 라는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게 된다.
'''ALL'''의 경우 림프구계통 줄기세포(lymphoid stem cell)의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며, 대부분 15세 이하의 소아기 환자에게서 보여지는 백혈병이다. 성인에게서도 드물게 발생하나 소아기 환자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고 한다. 특히 B형 림프구형 및 혈내 LDH 수치 증가 등이 보여질 경우 중추신경계 관련(CNS involvement) 증상이 보여질 확률이 높으며, 이 경우 예후가 상당히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AML에 비해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으며, 5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고.
2. 임상양상
말초혈액검사상으로는 적혈구 감소(빈혈), 혈소판 감소증(thrombocytopenia), 순환 모세포 증가가 보인다. 백혈구 수치는 평균 15,000정도로 25~40%에서는 5000 이하로 감소하고 20%에서는 100,000 이상으로 증가한다. 골수검사상으로는 대부분 세포의 과도한 증식, 그리고 모세포(blast cells)가 20%가 넘는 소견을 보인다. 이로 인해 폐렴(pneumonia), 요로감염증(UTI) 등 반복적인 감염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이는 급성 백혈병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이다. 또한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해 피부 관련 출혈로 인한 점상 출혈(petechiae)이보여지며 점막성(mucosal) 출혈이 발병하게 되어, 비출혈, 과다월경(menorrhagia), 객혈(hemoptysis), 비뇨관 출혈 등이 나타나게 된다.
골수부전에 의한 증상으로는 상기 기술된 빈혈에 의한 피곤, 쇠약감, 숨참,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있을 수 있고, 정상 백혈구 감소에 따른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혈소판 감소에 의해서는 출혈, 쉽게 멍듦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급성전골수성백혈병에서는 심한 위장관, 폐, 뇌내출혈이 가능하다.
골수 외 침범의 경우 급성골수성백혈병보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에서 더 흔하며, 림프절병증, 간비종대(hepatosplenomegaly)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뼈, 관절에서 통증과 압통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골수가 꽉 들어차서 생기는 현상이다. 중추신경계(CNS)를 침범한 경우는 두통, 전신쇠약, 발작, 뇌신경마비 등이 있을 수 있다. 드물게 국소 해부학적 위치에 종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granulocytic sarcoma 혹은 chloroma라고 한다.
만일 순환 모세포가 너무 많이 증가했을 때, (백혈구>100,000) 순환장애가 일어나 폐, 뇌에 제대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호흡장애, 시야 장애, 두통, 혼란, 많이 진행시 뇌졸중 유사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이는 일부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더 흔하다.
특징적으로 ALL의 경우 고환(testicular)과 관련된 증상이 보여지기도 하며, T형 림프구 관련 ALL의 경우 전방 종격동의 종괴(anterior mediastinal mass)가 발견되기도 한다.
AML의 경우 피부에 작은 혹(skin nodules)들이 보여지기도 한다.
기타 신장장애도 있을 수 있으며, 혈액검사상 요산, LD가 증가한다.
3. FAB 분류법
과거에 사용했던 분류법으로 현재는 WHO 분류법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처음 보는 사람이나 일반인이 알아보기 쉬운 분류법이라 WHO 분류법과 같이 가르치곤 한다. M0~M7의 8개의 상태로 나뉘는데 광학 현미경 상의 형태학적 소견과 세포화학적 소견에 따라 1985년도에 개정된 분류법이다. 다만 예후판정엔 적합하지 않은 분류법이기 때문에 현재는 병원에선 다 WHO 분류법을 따른다. 과거에는 FAB 분류법으로 예후를 나누기도 했으나, 다 옛날 이야기로 FAB에 의한 예후판정은 더 이상 믿을 것이 못 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너무 전문용어라 영어가 난무하는데, -cyte는 ~세포/구, -blast는 ~모구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다른 분류법은 다 버려도, M3만은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이라 하여 따로 구분하고 치료 방법도 아예 다르다. 다른 백혈병들보다 완치율 및 생존율이 높고 골수이식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초기 사망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4. WHO 분류법
유전자를 가지고 분류한 것이 많기 때문에 정확하긴 한데 더 괴랄한 분류법을 자랑한다.
급성골수성 백혈병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뭔 개소리야 라고 생각할수 있겠으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저거 한줄한줄이 진단명이다. 물론 너무 길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그냥 '급성골수성백혈병' 따위로 진단명을 붙인다.
유전 용어가 들어 있어서 설명하자면 t(a;b)는 a, b번 염색체의 translocation을 뜻하고 p, q는 해당 유전자의 short, long arm을 말한다. p, q 다음에 붙은 숫자는 염색체 상에 자세한 위치를 기술한 것이다. inv(a)는 a번 염색체의 inversion을 뜻한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5. 진단
말초 혈액 검사만으로 의심할 수는 있다. 백혈구 숫자가 현저히 적거나 (3000이하) 혹은 이상하게 많거나 (20000이상) 혈색소, 헤마토크릿, 혈소판 등의 혈액수치가 전반적으로 감소되어 있다. 급성 백혈병의 경우 적혈구나 혈소판은 대개 감소해 있다. 다만 백혈병을 의심할 순 있으나 흔한 질환은 아니다 보니 백혈병보다 더 의심되는 염증성 질환이나 면역억제질환 등이 배제된 다음에야 백혈병을 의심하는 실정이다. 다만 의심될 시 말초혈액도말(Peripheral blood smear)검사를 나가는데, 이 검사의 경우 무엇보다 백혈병세포 특유의 미분화 세포가 보인다는 점에서 중요한 검사이다. 이런 세포들은 정상에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아야 한다.
다만 정확한 마지막 진단을 위해서는 골수검사(BM biopsy)를 시행해야 한다. 의사가 당신에게 와서 골수검사를 해봐야겠다고 하면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을 의심하고 있을 수 있다.[5] 국소마취를 하고 엉덩이 장골에 큰 바늘을 찔러넣어 골수를 채취하고 때로는 조직을 떼어갈 수도 있다. 검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진통제 투여 상태에, 통각 신경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골막까지는 다행히도 국소 마취하고 시행하나 골수 부분은 마취가 안 되기 때문에 흡인이나 생검 시 압박감이나 묵직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의외로 개인차 및 시술자에 따라 별 통증 없이 끝나는 경우도 있고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는 듯 한데, 일반적으로 미디어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통증 묘사완 달리 참을 만 하다는 게 중론. 여하튼 이 골수 검사의 결과를 보고 아세포(blast cells)의 '''비율이 20% 이상'''일 경우 백혈병, 5~20% 일 경우 골수이형성증후군[6] , 5% 미만일 경우 질환없음으로 진단된다. 채취된 조직은 예후 판독을 위해 추가적으로 염색체 및 유전자 검사를 하기 위해 보내지게 되며 이에는 2~4주가 소요되고 진단된 환자는 바로 항암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AML의 경우, 특히 APL의 아류형일 경우, 생검에 Auer rod라는 과립(granule)이 악성세포 안에서 발견되게 된다.
6. 예후 인자
워낙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어떤 유전자 이상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예후가 바뀐다. 대표적 예후인자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치료방침에도 결정을 주는 내용이라 치료보다 먼저 서술하였으나, 실제 예후에 대해서는 하단 예후 항목 참조.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예후 인자
- 좋은 예후 : t(15;17), t(8;21), inv(16)/t(16;16)[7]
- 중간 예후 : t(9;11), del(7q), del(9q), del(11q), del(20q), -Y, +8, +11, +13, +21
- 나쁜 예후 : inv(3)/t(3;3), t(6;9), t(6;11), t(9;22), del(5q), -5, -7
- 좋은 예후 : 12p이상, t(10;14), hyperdiploidy
- 나쁜 예후 : t(9;22), t(4;11)
7. 치료
급성 백혈병의 치료방법은 크게 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요법, 방사선요법(보조)으로 나눌 수 있으며 단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관해(골수검사 시 아세포가 5% 미만이며 말초혈액검사시 모세포가 보이지 않으며 병의 증상이 없어지는 단계)를 획득하기 위한 치료[8] 이고 두 번째는 관해를 5년 이상 유지하여 완치판정을 얻어내기 위한 치료들이다.
치료는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을 목적으로 한다. 완전관해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말초혈액 : 호중구 1000/mm3 이상, 혈소판 100,000/mm3 이상, 모세포 없음.
- 골수 : 3개 계통[9] 세포성 20% 초과, 모세포<5%, Auer rod 없음
- 골수외 침범 소견 없음
- 진단시 관찰된 염색체/유전자 소견이 정상으로 바뀜
이 관해를 얻느냐 마느냐가 백혈병 치료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골수성 백혈병이든 림프성 백혈병이든, 예후가 좋든 나쁘든 모든 치료의 시작은 관해유도요법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유전자나 염색체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관해유도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해유도요법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이며 어떠한 병원에 가더라도 그 치료는 똑같다. 그러므로 백혈병은 저 병원이 잘 고친대 하고 바로 짐싸서 이원할 필요가 없다. 상급병원에 가더라도 치료는 똑같으며 오히려 환자가 밀려 있어서 바로 입원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에는 좀 더 나아보이는 병원에서 치료받겠다고 나날이 악화되는 환자를 방치하는 꼴. 누차 강조하지만 급성 백혈병의 관해유도요법은 어디나 똑같으며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시행하는 관해유도요법(induction therapy), 이후 완전관해에 도달하면 시행하는 공고요법(consolidation therapy),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요법(maintenance therapy)로 나뉜다.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다음과 같다.
- 관해유도요법 : 시타라빈(Ara-C) + 안트라사이클린(다우노루비신, 이다루비신)을 사용하고 에토포사이드를 첨가할 수도 있다.
- 공고요법 : 고농도 시타라빈 중심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며, 실패한 경우나, 실패하지 않았어도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바로 골수이식을 고려한다.
- 유지요법 :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시행하지 않는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경우 다음과 같다.
- 관해유도요법 :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또는 L-asparaginase) + 빈크리스틴 + 안트라사이클린(다우노루비신, 이다루비신) + 덱사메타손
- 공고요법 : 고농도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고농도 시타라빈 또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 유지요법 : 6-MP, 메토트렉세이트
- 중추신경계예방 : 전뇌방사선조사, 척수강내 메토트렉세이트, 시타라빈
완치를 판정하는 기준은 완전관해 상태로 5년이 지속될 경우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에 근거한 것으로, 특히 나쁜 예후인자를 가진 군에서는 5년 이후 발병할 확률이 완벽하게 0%라고는 하지 못한다.
7.1. 관해유도요법
Ara-C(씨타라빈)과 다우노루비신과 같은 안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암제를 7+3요법으로 중심정맥관에 투여하게 된다.
보통 관해유도 치료 시기가 가장 힘든데 그 이유는 백혈병이 발병한 상태로 오기 때문에 각종 감염의 기회가 많고[11] , 또 관해가 처음에 되는지 여부가 예후에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강하게 항암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백혈구, 호중구, 헤모글로빈, 혈소판 등의 혈액수치는 항암제 투여 시작 후 17~19일 정도 째에 최소가 되며 이 주위 시기가 가장 위험하다. 머리털은 20일쯤부터 빠지기 시작하여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 천지인 침상을 볼 수 있다.[12]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환자 및 보호자는 항상 마스크를 써야하며 손소독제를 꼬박꼬박 사용해야 한다. 병원에 따라 호중구가 500이하일 시에는 격리시키기도 한다. 식사는 모든 것을 익히고 푹 찐 병원에서 제공하는 무균식을 먹어야 하며 과일 통조림, 캔음료 등 완전살균된 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먹거리는 일절 금지된다. 혈소판이 낮을 때는 뇌출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머리를 숙이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 하며 지나가다 벽에 부딪혀서는 절대로 안된다.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지 않도록 부드러운 칫솔을 따로 사서 써야한다. 또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매일 어마어마한 량의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가 투여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열이 나는 시기를 겪고[13] 항암제에 의한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며 하루종일 기운이 없다. 매일 10번 이상의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입안이 다 헐어 아무것도 못 먹기도 한다. 또 구토가 심해지고 먹기만 하면 토해서 대부분은 영양제를 꼽아서 맞게 된다. 평소에는 아무리 굶어도 빠지지 않던 살이 일주일에 몇 kg씩 쑥쑥 빠진다. 면역기능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한번 열이 나면 잘 떨어지지도 않고 해열제를 쓰면 내려갔다가 다음 날 다시 열이 나고 이런 식이다.
환자도 지켜보는 보호자도 정말 힘든 시기이고 실제로도 매우 위험한 시기인데, 이 시기에 폐렴이나 패혈증이 오면 정말로 위험하다! 혈액수치가 일정 수준 이하[14] 의 경우에는 적혈구 및 혈소판 수혈을 받게 된다. 감염이 심각할 경우에는 백혈구 수혈이나 혹은 혈액수치, 특히 호중구수치를 높이기 위해 촉진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다만, 촉진제를 투여할 경우 암세포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신중히 투여하는 편이다.
또한 림프구성 백혈병 같은 경우에는 중추신경계 침범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요추천자를 하게 된다. 허리를 바늘로 찔러 척수액을 뽑아내 검사하며 예방적 목적으로 메토트렉세이트(MTX)라는 항암제를 척수에 주사한다. 검사 결과 백혈병 세포가 척수에서 발견되면 항암제를 직접 척수로 주사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부에 방사선 조사를 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백혈병에다 폐렴을 달고 오는 환자들도 꽤 있는데 폐렴이 걸릴 때까지 백혈병을 몰랐던 분들이다. 이 경우엔 면역이 좋지 않은 사람이 심각한 감염에 걸린 것이므로 중환자실에 가게 될 확률이 높고, 주치의가 가족을 다 부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버티고 버텨서 결국 관해에 성공하는 분들도 계신다.
이러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힘든 시기를 4~6주를 버티고 나면 다시 혈액수치가 회복되기 시작한다. 항암제에 의한 부작용도 점점 사라져 구토가 멎고 메스꺼움이 덜해진다. 혈액수치가 완전히 회복되고 관해에 성공하면 그야말로 정상인에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백혈병의 증상이 모두 사라지고 피가 정상으로 되었으니 말이다. 이 치료의 원리는 백혈병세포의 증식이 매우 빠르고 항암제를 증식이 빠른 세포를 공격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진단 당시 10조 개 이상이었던 백혈병세포는 1억 개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며 환자는 정상인에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며 세상이 갑자기 밝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관해에 성공했을 경우의 이야기. 이러한 강력한 항암요법으로도 아세포를 5% 미만으로 줄이지 못했을 경우는 관해 실패라고 한다. 이 경우 환자의 예후는 나빠지게 되고 장기 생존율도 높을 수 없다. 생존율은 밑의 예후 항목 참고.
1차 치료에서 관해에 성공하는 경우는 약 65% 정도이며 실패하는 나머지 35%에서도 2차 관해치료를 통해 그중 절반 정도는 2차 관해에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1, 2차 관해를 모두 실패했을 경우인데, 이 경우는 불응성 백혈병이라 하여 예후가 상당히 불량하고 병원에서도 환자가 살기가 힘들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항암제로 백혈병세포가 제압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치료방법이 없으며 단 하나 기대해볼 것은 항암제를 죽기 직전까지 쏟아부어서 골수를 싸그리 태워버리고 새로운 골수로 대체하는 골수이식밖에 없다.
1차나 2차에서 관해가 된 경우에는 관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관해후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관해가 됐다고 해서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고 집으로 가면 99.9% 재발이므로 관해 후 치료는 필수적이다.
7.2. 관해 후 치료
관해 후의 치료는 염색체 및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고 나서 예후를 판단한 뒤에 결정한다.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의 세가지로 나누며 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보통 저위험군 판정을 받을 확률은 15% 내외이고 중간위험군이 50%, 고위험군이 35%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도 고려하기 때문에 예후양후군 판정을 받으려면 염색체 변이도 예후가 좋으면서 (t(8:21)등)이면서 NPM1이 양성, FLT-3 변이가 음성, C-KIT 유전자 변이가 음성이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참고로 염색체 변이가 없고 유전자 변이도 없으면 중간위험군이다. [15]
- 저위험군 : inv(16), t(8;21)[16]
- 중간위험군 : FLT3-ITD가 negative인 정상 핵형[17]
- 고위험군 : inv(3), -5, -7, t(9;22), t(6;9), t(6;11), complex, 기타 나쁜 예후인자를 가진 정상 핵형(이전의 혈액질환, 유도치료 실패, MLL gene PTD, FLT3-ITD, BAALC 과발현)
중간위험군 같은 경우는 항암치료만으로 종결할 수도 있고 골수이식을 할 수도 있다. 이는 골수기증 공여자의 유무와 환자의 전신상태 등을 보고 판단한다. 항암치료만으로 종결할 경우 완치율은 30%~50% 이며 골수이식을 하면 50~60%이다. 과거에는 골수 기증자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중간예후군도 항암치료로 종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족 간 반일치 이식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중간예후군이라도 골수이식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좀 더 골수이식 쪽으로 무게를 잡게 되는데 전신 상태가 양호하여 힘든 골수이식 과정을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젊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잡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골수이식을 하는 경우에는 1~2번의 공고요법을 실시한 후 골수이식을 받게 된다.
고위험군은 항암치료만으로 종결할 경우 완치율은 15%에 불과하다. 골수이식이 적극적으로 권장되며 그냥 항암치료만으로는 거의 희망이 없다. 역시 공고요법 1~2번을 실시한 후 골수이식을 받게 된다.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상태가 좋지 않아 골수이식을 할 수 없으면, 전처치를 약하게 하는 미니이식이라도 실시하여야 한다.
그 외에 자신의 골수를 뽑아 두었다가 전처치를 한 후 다시 집어넣는 자가이식이라는 것도 있는데 과거에 골수를 구하기 힘들었을 때 실시되었다. 하지만 결국 병든 골수를 뺐다가 다시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에 재발률이 높아서 항암치료만으로 끝내는 것과 성적이 별 차이가 없었고, 또 요즘은 반일치 이식으로 골수를 구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백혈병 치료에서는 잘 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정상백혈구와 백혈병 백혈구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해 점차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는 추세이다.
7.2.1. 공고요법
관해 성공 후 약 1~2주간 집에서 일반식을 먹으며 회복 후 받게되는 2차치료이다. 고용량의 시타라빈을 투여하여 1억 개 정도로 줄어든 관해상태의 백혈병 세포의 수를 더더욱 줄이게 된다. 관해 때와 같은 항암제에 의한 부작용이 오며 역시 4주 이상 입원이 필요하고 필연적으로 골수 억제에 의한 힘든 시기를 또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관해유도요법을 처음 받을 때보다는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항암치료만으로 치료를 종결하는 경우에는 공고요법을 3~4회 실시하여 백혈병 세포의 총 숫자를 우리 몸의 자체 면역 시스템에 의해 평생 억제될 수 있을 정도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이다. 골수이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1~2회 실시하게 되며 골수이식 전의 다지기 치료로서 재발율을 낮추는 것이 목표가 된다.
공고요법만으로 치료를 종료하는 경우에는 그 후 일정 시기마다 외래를 방문하여 혈액검사를 해서 재발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이 상태로 5년 이상 관해가 계속 유지되면 완치 판정을 받지만 관해가 풀리고 다시 백혈병 세포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재발로 간주하여 재관해 치료 및 골수이식을 검토하게 된다.
골수이식까지 하게 되는 경우는 공고요법을 1~2회 실시한 후에 2~4주 정도 몸의 회복 기간을 가졌다가 바로 골수이식을 받게 된다.
7.2.2. 유지요법
저용량의 항암제를 일정 기간마다 2~3년간 투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에는 효과가 없다 하여 쓰이지 않고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의 치료위주로 쓰이고 있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에서 바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할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시행한다. 주로 6-MP를 매일 복용하게 되며 일주일에 한번 경구 메토트렉세이트(MTX)가 들어간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빈크리스틴과 중추신경계 재발을 막기 위한 척수강내 항암제가 들어간다. 남성일 경우 고환 재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더 길다.
7.3. 조혈모세포 이식
하위 문단 참조
8. 예후
아래에서 말하는 생존율은 일반적인 통계에 의한 것이며 결코 무조건 몇 %의 확률로 죽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둔다. 예후는 같은 상황이라도 개인의 상태나 알지 못하는 병의 성격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나이는 평균적으로 60대를 간주하기 때문에 젊을 경우 그만큼 생존율이 더 높다!
'''당신이 지금 막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경우 → 평균 5년 생존율 약 40%'''
급성 골수성 백혈병 M3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 으로써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 생존율 약 80%
1차 관해에 성공한 예후양호군으로 항암치료로 종결할 경우 → 생존율 약 65%
1차 관해에 성공한 예후양호군으로 항암치료로 종결한 후 재발할 경우 → 동종이식 실시 시 생존율 약 55%
1차 관해에 성공한 중간위험군으로 항암치료로 종결할 경우 → 생존율 약 40%
1차 관해에 성공한 중간위험군으로 골수이식을 실시할 경우 →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60~70%,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50%
2차에서 관해가 된 중간위험군으로 골수이식을 실시할 경우 →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50%,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35%
1차 관해에 성공한 고위험군으로 항암치료로 종결할 경우 → 생존율 약 15%
1차 관해에 성공한 고위험군으로 골수이식을 실시할 경우 →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50~60%,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45%
2차에서 관해가 된 고위험군으로 골수이식을 실시할 경우 →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40~50%,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생존율 약 27.5%
1,2차 관해에 모두 실패한 불응성 백혈병으로 치료 종결한 경우 → 생존율 5% 미만
1,2차 관해에 모두 실패한 불응성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을 실시한 경우 → 생존율 10%
재발한 백혈병으로 1차 관해에 성공하고 골수이식을 실시한 경우 → 생존율 25%
재발한 백혈병으로 관해에 실패하고 골수이식을 실시한 경우 → 생존율 7.5%
관해 획득 후 1년간 재발하지 않았을 때 → 완치확률 80% 이상
2년간 재발하지 않았을 때 → 완치확률 97%
5년간 재발하지 않았을 때 → 완치판정
[1] Absolute neutrophil count. 쉽게 말해 혈액검사상 호중구(Neutrophil) 개수를 센 것.[2] Non-erythroid cell, 적혈구계 세포가 아닌 세포[3]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4]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유명한 '필라델피아 염색체'다.[5] 다만 꼭 병이 암이 아닌 질환이라도 골수검사를 진단에 필요로 하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6] Myelodysplastic syndrome[7] 의대에서는 전화번호 처럼 016-821-1517로 외운다[8] 단, 촉진제로 인해 아세포가 늘어나 6%~7% 정도 된 상태에서 혈소판이 꾸준히 오르면 관해된 것으로 판단한다. 만약 이 상태에서 오르지 않고 줄어드는 경우 골수검사로 판단한다.[9]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10] All-trans retinoic acid. 어려워보이겠지만 여러분들이 잘 아는 "비타민 A"다...[11] 치료기간 동안은 필요에 따라 항생제로 컨트롤 할 수 있다.[12] 결국 머리는 스스로 못 견뎌서 빡빡 밀게 된다.[13] 꼭 감염되지 않아도 백혈구 수치가 낮으면 열이 날 수 있다.[14] 헤모글로빈 8, 혈소판 2만 이하[15] 정확하게 말하면 유전자/염색체 변이가 '없는'게 아니라 '못 찾은'거다. 염색체나 유전자 변이가 없으면 애초에 백혈병이라는 게 생기지를 않기 때문...[16] 유전자가 이상이 있는데 왜 저위험군이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그룹이 정상인것 보다 이후 치료가 더 잘듣기 때문에 저위험군이 되는 것이다.[17] 쉽게 말해 염색체, 유전자에 이상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