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마우스
1. 개요
컴퓨터의 주변기기 마우스의 일종. 일반적인 마우스와 달리 손목이 수평으로 꺾이지 않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마우스다.
인체의 각 부위는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중립 자세(Neutral Position)라는 것이 있는데[1] , 이는 각 관절에 작용하는 모든 근육들이 가장 적은 힘을 내고 있는 이완된 상태에서 신체 부위가 저절로 취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자세를 가리킨다. 하박의 경우 중립 자세는 악수를 할 때처럼 엄지가 약 45도 각도로 위로 오는 자세인데, 일반적인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의 위치를 보면 양손바닥이 지면에 수평이 되는 자세를 하고 있다. 마우스는 본체 위에 버튼이 수평으로 올려져 있는 장치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중립이 아닌 자세로 장시간 마우스를 사용하면 손목 내에 위치한 신경과 근육들이 조금이나마 뒤틀릴 수밖에 없게 되고, 자주 오래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당연히 이것이 누적되어 손목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손목이 원하는대로 통제되지 않거나 손목이 매우 피곤하거나 저린 느낌이 강하게 드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혹은 영단어를 그대로 직역한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 한다. 또한 마우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관련 혈관도 뒤틀리기 때문에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서 수냉증이 생기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손목을 비틀지 않고 중립 자세로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가 바로 버티컬 마우스. 마우스가 세로로 세워진 형태로 작동하기 때문에 손목을 비틀지 않고 사용하므로 자연스럽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제외하면 나머지 특성은 일반 마우스와 동일하다. 왼손잡이용은 물론 유/무선, USB 혹은 PS/2 버전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다.
가장 유명한 버티컬 마우스는 미국 에볼루언트 사의 마우스[2][3] 로, 에볼루언트제 버티컬 마우스의 등장 이후 로지텍 등의 다른 업체에서도 각자의 버티컬 마우스를 내놓고 있다. 그런만큼 성능도 외형도 제각각이라서 단순히 마우스를 세로로 올리기만 한 듯하게 생긴 물건이 있는가 하면 여기에 트랙볼을 달거나 마우스 감도 조절 버튼 등 여러 편의기능을 첨가한 마우스도 있다. 디자인도 제각각이라 그냥 삼각형처럼 생긴 것도 있고 엄지손가락이 자리할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갖춘 물건도 있고 심지어는 전투기 조종간처럼 생겨먹은 마우스도 있다(3M 제품).
2. 장점
손목에 실제로 부담이 덜 가기 때문에 손목 터널 증후군 발병률이 낮아진다. 실제로 손목 터널 증후군을 앓고 있다가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해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경험담이 많다. 경험담 동영상(영어)
가격도 보통 마우스보다는야 비싸지만 생각보다 크게 부담되는 가격대는 아니다. 물론 이것도 본질은 판매 물품인지라 비싼건 많이 비싸지만 다른 물품도 다 그러니 버티컬 마우스만의 특징은 아니고 마음먹고 찾으면 적당한 가격의 버티컬 마우스도 얼마든지 있다. 오히려 이 마우스로 손목 터널 증후군을 예방한다면 손목 터널 증후군에 걸렸을때 들어갈 치료비와 시간, 또 치료받는동안 지체되는 작업 시간과 그에 비례하는 손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선 확실한 이득이다. 가격이 정 부담스럽다면 중고 제품을 알아보자. 버티컬 마우스의 특성상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중고로 싸게 내놓은 매물이 꽤 많다.
3. 단점
은근히 익숙해지기 어렵다. 단순히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정도야 금방 적응 가능하지만 스크롤 휠 버튼을 누를때 비틀어진 마우스 각도에 맞춰 힘주는 방향을 조절해줘야 하기 때문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한 다른 마우스들은 크기에 따라서 적응이 되거나 되지 못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버티컬 마우스의 경우 크기 뿐만이 아니라 위에 언급했듯이 각도도 제각각이며 마우스 버튼의 위치도 바닥에 근접해있거나 약간 떠있는 형태거나 하는 식으로 규격화된 것이 없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마우스를 찾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는 편이다.
그리고 일반 마우스에 비해 큰 크기와 인체공학적인 유선형 디자인 때문에 휴대성이 나쁜 편이다. 집에서 할 때야 별로 상관 없겠지만 노트북에 사용하거나 피시방에 가지고 가기엔 불편한 감이 있다. 특히나 손이 작은 사람이 많은 여성의 경우 전반적으로 큼직한 디자인의 버티컬 마우스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립감이 불편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위해서 조금 작은 사이즈로 나온 버티컬 마우스도 있으니 꼭 구매평들과 마우스의 상세 스펙 중 크기 부분을 비교 해보면서 사는게 좋다.
왼손잡이용 모델을 찾기 힘들다. 오른손, 왼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일반 마우스와 다르게 정해진 방향으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왼손잡이라면 반드시 왼손용 마우스를 구매해야한다.
버티컬 마우스는 단순히 수근관 증후근을 방지할 뿐이지 마우스를 무리하게 사용하다 생기는 일반적인 손목 통증을 막아주진 않는다. 수근관 증후근이 아닌 단순 근육통 때문에 버티컬 마우스를 구매했을 경우 전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버티컬 마우스를 사기 전에 본인의 손목 상태와 통증의 원인을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손목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다가 다른 부분의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버티컬 마우스에 따라 손을 수직으로 세웠을 때 바닥과 닿는 부분이 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상태에서 오래 사용하면 눌린 부위가 저리거나 마비가 올 수 있다. 사실상 눌린 상태에서 바닥에 끌려다니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려면 손바닥과 새끼손가락까지 받쳐주는 제품을 사용하거나, 팜레스트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면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마우스로 손을 옮길 때 마우스를 툭 쳐 버리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버티컬 마우스의 특성상 몸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왼쪽 또는 오른쪽 면이 위로 솟아있는 형태이기 때문. 이 때문에 버티컬 마우스 사용 시 키보드-마우스 간의 동선이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1] 예를 들면 척추의 S자 곡선.[2] 국내에는 정식 발매된 제품이 없으므로, 아마존에서 구입해야 한다.[3] 그러나 아마존의 customer review를 보면 제품의 내구성이나 편의성에 중대한 문제가 다수 존재하므로 직구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Vertical Mouse 4는 그립부분의 갈라짐과 벗겨짐 이슈, 버튼 내구도의 이슈가 있으며 개선판인 Vertical Mouse C는 휠을 빠르게 굴릴 시 소음이 심하다. 두 마우스 모두 휠에 휠 버튼이 없고 대신 클릭 버튼이 세 개 있는데, 디폴트 값에서 가운데버튼이 휠 버튼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