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레스트
Palm rest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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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는 주로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이나 손바닥을 받쳐주는 도구를 말한다. 팜레스트는 노트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노트북 키보드 하단의 빈 공간을 팜레스트라고 부른다.
팜레스트는 손목 받침대, 손목 보호대 등으로도 불린다. 영미권에서는 Wrist rest라는 표현이 주로 쓰인다.
팜레스트와 비슷한 도구로는 암레스트(Arm rest)가 있다. 암레스트는 팜레스트와 달리 팔을 받쳐주는 도구다. 주로 의자 따위의 팔걸이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2. 사용하는 이유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을 곧게 펴주어 수근관 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인체공학용 키보드나 버티컬 마우스는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으며, 부상방지용 장갑 등은 착용의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팜레스트는 그런 문제점 없이 보편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단, 건강을 위해서는 알맞은 팜레스트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팜레스트의 높이가 키보드와 맞지 않거나[1] 반발력이 적어 지나치게 푹신하면 손목이 곧게 펴지지 않아 수근관 증후군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손목에 너무 힘을 주고 팜레스트를 사용하면 손목 힘줄에 압력을 가하게 되어, 오히려 수근관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위 링크에 따르면 타이핑을 할 때는 손목을 팜레스트에서 떼어 들어 올려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키보드를 칠 때 드는 힘으로 인해 팜레스트에 신경이 눌릴 수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3. 역사
팜레스트는 타자기, 더 나아가 인체공학의 역사와 함께 차츰 발전해온 도구다.
팜레스트가 발명되는 계기가 된 사무원의 손목 질환은 타자기가 대중화되기 전 1713년에 출판된 De Morbis Artificum Diatriba (Disease of Workers) 개정판(Bernardino Ramazzini 저)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된 질환이다.[2] 1960년대 이후 인체공학이 주목받고 인체공학적 사무기기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3] 팜레스트가 발명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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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미국에서 암레스트 관련 특허가 등록되었다. 타자기 뿐만 아니라 계산기[4] 같은 다양한 사무기기에 부착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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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IBM에서 등록한 인체공학 키보드 관련 특허를 보면 손가락 위치에 따라 배열된 자판과 그 아래에 위치한 팜레스트[5] 를 확인할 수 있다.[6][7] IBM은 인체공학 키보드에 관심이 많았는지 2년 앞선 1962년에도 관련 특허를 등록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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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특허 문서를 보면 무려 장갑 형태의 키보드가 디자인되어 있는데, 지금의 관점에서 봐도 상당히 혁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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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미국에서 팜레스트 관련 특허가 등록되었다. 사무원의 피로감을 줄인다는 용도가 지금의 팜레스트와 같다. 흥미로운 점은 사무원의 손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접지시켜, 컴퓨터 회로를 보호하려는 용도도 있었다는 점이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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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일본 NEC에서 PK-KB015 키보드를 출시했다.[9] 지금의 것과 비슷한 일체형 팜레스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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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Natural Keyboard를 출시했다. 팜레스트의 디자인이 매우 인체공학적이다.[10]
4. 종류
팜레스트는 크게 키보드 팜레스트, 마우스 팜레스트, 노트북 팜레스트로 나눌 수 있다.
4.1. 키보드 팜레스트
아래와 같은 다양한 분류기준이 존재하므로 본인의 상황과 취향에 맞게 제품을 고르면 된다. 이외의 팁이라면, 일단 키보드와 비슷한 높이를 가진 팜레스트가 손목에 좋다. 높이가 너무 낮으면 손목이 위쪽으로 꺾이고, 높이가 너무 높으면 아래쪽으로 꺾여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4.1.1. 장착방식에 의한 분류
일체형과 분리형이 있다. 전용 방식과 범용 방식으로 이해해도 된다.
일부 보급형 사무용 키보드들은 플라스틱 재질의 팜레스트를 일체형(탈착식 포함)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고, 탈착식의 경우 옵션으로 따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번들로 같이 넣어준다. 분리형은 키보드 본체에 직접 체결되는 부위가 없는 방식이며 대부분의 서드파티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부 서드파티 제품 중 특정 키보드(주로 해피해킹 등 인지도가 있고 판매량이 많은 종류)를 아예 끼워버릴 수 있는 제품도 간혹 있기는 한데, 이쪽은 이런 기준으로 분류하기가 애매하다고 할 수 있다. 책상용 키보드 트레이에 아예 붙어있는 형태의 팜레스트[11] 도 마찬가지.
4.1.2. 모양에 의한 분류
네모난 모양(직육면체)과 곡선이 있는 모양으로 나뉜다.
보통 네모난 모양은 팔을 모으고 타이핑하는 사람에게, 곡선이 있는 모양은 팔을 八자로 벌리고 타이핑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12] 다만 고급 팜레스트는 대부분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권이 많지는 않다. 또한 팔을 벌리고 타이핑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곡선형 팜레스트의 곡률이나 중앙 부분의 높이가 본인의 자세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네모난 모양이라고 해도 손목 쪽 부위에는 약간의 경사를 줘서 (즉, 측면에서 봤을 때 쐐기 모양) 손목의 부담을 줄이려고 시도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만약 팜레스트의 몸쪽 각진 부위가 팔목이나 손목에 걸리적거리게 느껴진다면 이런 제품을 쓰는 것도 좋다. 주로 가공이 쉬운 목재 팜레스트가 이런 디자인을 많이 채택한다. 이 문서 최상단에 있는 사진도 이런 종류의 제품.
4.1.3. 길이에 의한 분류
키보드의 길이에 따라 풀배열에 적합한 약 430mm, 텐키리스에 적합한 약 360mm, 미니(포커) 배열에 적합한 약 290mm 등이 있다. 다만 탈착식이 아닌 이상에는 외관 일체감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꼭 키보드 길이에 맞춰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키패드나 편집키 사용량이 적다면 풀사이즈 사용자도 텐키리스용이나 미니배열용 팜레스트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원하는 재질이 고급 재질이어서 길이별 가격차가 크거나, 팜레스트를 휴대할 생각이 있다면 생각해볼만한 방법. 또는, 반대로 텐키리스/미니 키보드 사용자가 일부러 풀사이즈용 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타이핑을 할 때 키보드의 양 끝[13] 의 키들을 입력하다 보면 손이 팜레스트의 가장자리를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4.1.4. 재질에 따른 분류
팜레스트의 재질은 실리콘, 가죽, 패브릭, 원목, 대리석,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매우 다양하다.
- 실리콘, 가죽, 패브릭의 경우 푹신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부를 젤이나 메모리 폼으로 채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너무 푹신해서 손목을 곧게 받칠 수 없는 제품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적당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또한 실리콘 재질은 먼지와 각질이 잘 달라붙을 수 있고, 가죽 재질은 피부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으로 쉽게 얼룩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가죽 재질의 경우 가죽의 품질에 따라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할 부분. 패브릭 재질은 실리콘과 마찬가지로 먼지가 잘 달라붙고, 사람에 따라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 원목은 재질 특성상 실리콘이나 가죽보다는 오염에 강하며 관리가 쉽고, 대리석보다는 덜 차갑고 더 부드러운 것이 장점. (물론 이를 뒤집으면 단점이 된다.) 그러나 기름기와 땀, 때에 면역은 아니며 급격한 환경변화시 뒤틀림, 쪼개짐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실리콘과 가죽보다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수도 있다. 그리고 저가형은 나무조각을 대충 잘라 연마해서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감이나 사이즈 면에서 세세한 불만족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왼쪽과 오른쪽의 폭이 미세하게 다르거나, 책상 위에 올려뒀을 때 미세하게 뜨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는 거꾸로 말하면 개인이 자작하기 가장 쉬운 재료라는 뜻도 되기에 나무로 팜레스트를 자작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페인트로 색을 입힌 원목 팜레스트는 키보드를 이염시킬 수 있어 고가 키보드와 함께 사용할 생각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흰색 키보드라면 이염된 부분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적인 사무용 책상과 원목 특유의 나무 무늬가 어울리지 않아 데스크테리어 상으로 좋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 대리석과 알루미늄은 재질 특유의 무거움과 단단함이 특징이자 호불호 요소인데, 빠른 타이핑 시 손이 잘 고정되는 효과를 느껴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딱딱해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이 되면 표면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역시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14] 물론 이 역시 뒤집으면 여름철에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무거운 재질이므로 떨어뜨렸을 때 부상을 입거나 부러질 수 있는 부분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고, 책상 위에서 마구 끌고 다녔을 때 책상에 흠집을 남길 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도 있다. 대신 오염 시 책상 닦듯이 그냥 쓱쓱 닦아내면 그만이라서 생활 패턴에 따라 관리가 가장 쉬울 수도 있다.
- 플라스틱은 관리가 대단히 쉽지만, 재질 특성상 무게감이 없어 고정이 어렵고 외관상의 미려함도 타 재질에 비해 떨어지기에[15] 독립형으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탈착식으로 멤브레인 또는 기계식 키보드에 번들된 것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 팜레스트가 키보드와 이리저리 따로 노는 일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런 것들은 보통 키보드 하우징과 동일한 재질로 만들어지므로 좀 사용하다보면 손이 닿는 부분이 닳아서 광택이 생기거나, 흰색 재질의 경우 누렇게 변색되거나, 충격으로 깨지는[16] 등의 일이 생기곤 하는데 정작 번들 팜레스트만 따로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도 플라스틱 팜레스트 사용을 꺼리게 하는 요소 중 하나. 사무실에서 지급한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번들 팜레스트가 망가졌거나 닳아버렸다면 창고에 가보거나 IT부서에 도움을 요청해보자. 내장 팜레스트를 전혀 쓰지 않고 처박아두는 사람이 워낙 많기에 높은 확률로 새 팜레스트가 어딘가에 쌓여 있을 것이다.
4.2. 마우스 팜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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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패드와 팜레스트가 붙어 있는 형태가 있고 떨어져 있는 형태가 있다. 마우스는 그립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수근관 증후군을 유발하는 제1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마우스를 사용하는 쪽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이 느껴진다면 가급적 팜레스트의 사용을 권한다.
다만 프로게이머처럼 팔을 크게 움직이면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마우스 팜레스트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하단에 바퀴가 달려 있거나 바닥을 글라이드한 재질로 처리해서 손목을 따라 움직이도록 만든 팜레스트를 고려해야 할 텐데, 선택지가 그리 많지는 않다. 또는 손바닥의 아랫부분을 본따서 인체공학적으로 만든[17] 팜레스트도 있지만 이쪽은 적응이 쉽지 않다.
다소 민망한(...) 물건으로 슴가패드라는 것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조.
4.3. 노트북 팜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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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팜레스트는 키보드 하단에 위치한다. 종종 얼룩이 잘 지고 쉽게 변색되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호필름이나 스티커를 부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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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중에는 팜레스트 없이 키보드만 있는 경우도 있다. 초소형 노트북이나 기존 키보드 자리에 추가적인 공기 흡입구를 배치해 쿨링 효율을 높인, 고사양 노트북에서 보이는 설계이며, 이러한 노트북은 일반 외장형 키보드를 팜레스트 없이 사용할 때와 비슷한 사용감을 보여준다.[18] 그래서 사용자의 편의성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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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노트북 위에 올려놓는 형태의 팜레스트도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 터치패드를 가리게 되므로 구조상 별도의 포인팅 디바이스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5. 관련 항목
[1] 만약 키보드의 아래 높이가 23mm라면 적어도 20mm인 팜레스트를 사용해 주어야 높이가 맞다. 그런데 위쪽 높이와 아래쪽 높이를 따로 표기해 주는 제품이 그리 많지는 않으므로, 키보드의 최대 높이를 통해 유추하는 수밖에 없다. 최대 높이가 20~25mm 사이일 경우 15~17mm 정도의 팜레스트가 좋고, 최대 높이가 35mm~40mm 사이라면 24~26mm 정도의 팜레스트가 좋다. 다만 이것도 키캡의 높이에 따라, 각도 조절대를 폈는지 안 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2] 해당 서적을 보면, 근육통을 유발하는 손목 질환이 공증인과 필경사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3] Fitting the Human: Introduction to Ergonomics, Sixth Edition, p. 358[4] 당시의 계산기는 타자기만큼 컸다.[5] 특허명세서에는 rest(받침대)라고 가리키고 있다.[6] 손가락 위치에 따라 자판을 배열한 키보드(타자기)는 1915년 등록된 F. Heinder의 특허에서 처음 등장했다. 다만, 당시의 특허는 팜레스트가 없었다. IBM의 특허는 1915년 특허를 더 인체공학적으로 개량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7] 이 특허는 1980년 출시된 PCD-Maltron의 KCA-1 키보드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KCA-1 키보드는 인체공학 키보드의 조상 중 하나다.[8] 정전기 방전(ESD)은 전자기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9] PK-KB015 키보드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위해 독자적인 M-式(M-Type 혹은 M-System) 자판 배열이 적용되었다. 키보드 스위치는 알프스 황축이 사용되었다.[10] Natural Keyboard의 디자인은 디자인 전문 회사, Ziba Deisgn에서 맡았다.[11] 예1 예2 [12] 그런데 사실 팔을 모으고 타이핑하는 것은 손목 건강에 그리 좋지 않으므로 권장하는 자세가 아니다.[13] Esc~Ctrl 라인이나 Page Up~방향키 라인 등.[14] 나무 역시 대리석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겨울철에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15] 아크릴 등의 재질로 만들어진 경우 외관 면에서는 양호해진다.[16] 특히 팜레스트와 본체의 연결부위가 충격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17] Deltahub 사의 Carpio 손목 받침대가 대표적이다.[18] 물론 위에 소개된 별도의 팜레스트 제품을 사용하거나, 허벅지에 놓고 쓰는 것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