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

 


1. 개요
2. 증상 및 진행
3. 나타나는 이유
4. 해결책
5. 관련 문서


1. 개요


Burnout Syndrome. 한자어로 소진(焼盡)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 '''정신적 탈진'''이라 생각하면 편하다.[1]
정신건강센터에서 일하는 치료자들이 느끼는 탈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게 용어의 시초다. 여기서 볼 수 있듯 시작은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 하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감정노동자'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한 단어이지만,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직장인이 흔히 느낄 수 있는 업무능력 및 열정의 약화를 설명하는 신조어의 형태로 사용되는 중이다.
2019년 5월 25일, 세계보건기구에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 번아웃 증후군을 직업과 관련된 문제 현상으로 분류했다(Problems associated with employment or unemployment).[2] 즉 아직 질병으로 정의된 것은 아니지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증상 및 진행


Edelwich와 Brodsky(1993)는 소진의 진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소진에 빠진 한 사원의 시선을 가정하고 이에 따라 서술한다.
'''열성:''' 번듯한 직장에 취직했다.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이니만큼 열정이 넘친다.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으며 어려운 직무라도 스스럼없이 맡아내고, 자주 있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도 자발적으로 행한다. 이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보람과 성취감은 삶의 낙이요 전부다.
'''침체:''' 슬슬 부침이 온다. 업무수행 자체는 무리없이 해내지만 처음 입사할 적 느꼈던 흥미는 점점 떨어져간다. 슬슬 직무에서 오는 보람은 뒷전이 되고 자신을 둘러 싼 근무환경을 챙기기 시작한다. 보수, 근무시간, 업무환경은 이 직무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하는 요소로 승격된다.
'''좌절:''' 오랫동안 근무하며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 보았다. 이 직장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는 포부는 사라진 지 오래고, 당장의 인사고과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동시에 자신의 직무가 가지는 가치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업무의 무가치함을 맛보는 순간 직면한 업무에 대한 회피의 감정이 솟구친다. 거기에 나이가 든 탓일까, 삭신이 멀쩡한 곳이 없다.
'''무관심:''' 스트레스는 이미 극한에 다다랐고, 업무는 여전히 벅차다. 흥미가 없는 일을 하려니 커진 스트레스는 가뜩이나 실패투성이인 자신의 직무인생에 더 많은 실패를 가져다 준다. 확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당장의 벌이가 없다면 절대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최후의 수단으로 '기권'을 선택한다. 직무에 대한 모든 감정선을 차단한 채 묵묵히 버텨내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목을 죄는 스트레스는 버티기 힘들다. 더 이상 직장에서 감정적인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결국 슬금슬금, 퇴사나 이직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3. 나타나는 이유


연구자들은 번아웃이 '해당 직무가 개인과 사회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것이라 본다. 자신이 원하고 원해 왔던 해당 직무를 수행하지 못해 성취감을 얻지 못해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장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부정적인 실패의 경험이 해당 직무를 수행하며 얻을 수 있는 성취를 초월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복잡하게 설명해서 그렇지 잘 보면 현실은 시궁창의 사용례와 비슷하다.
앞서 말한 사회복지사의 예를 들어보자면, 사회적 약자의 삶을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이에 따른 성취감[3]을 '개인이 직무에 기대할 수 있는 성취감'이라 하면, 지원이 끊긴 클라이언트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든지, 교육 과정에서 학습된 약자에 대한 인식과 다른 부분을 보았다든지, 혹은 '돌봄(care)'이라는 업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더럽거나 징그러울 수 있는 경험 등이 쌓이고 쌓여 얽힌 스트레스를 '기대에 반하는 부정적 경험'이라 할 수 있다. 만일 후자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그것이 전자의 감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정신적으로 '탈진'하게 되고, 전술한 번아웃 증후군의 진행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생리적 수준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건강심리학자들은 번아웃에 대해서 '''신체적 자원의 소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관점은 과학적인 스트레스 연구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 한스 셀리에(H.Selye)의 일반적 적응 증후군(GAS;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을 연장한 것으로, 우리의 몸이 어떤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자원' 을 쏟아부으면서 버텨낸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물론 얼마 동안은 잘 버틸 수 있고 심지어 수행수준(생산성)도 좀 더 높을 수 있겠지만,[4] '''제한된 자원은 언젠가는 바닥나는 법이다.'''
결국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버티던 인간은 끝없이 이어지는 스트레스 상황 앞에서 GG를 치고 만다(...). 수행수준은 크게 감소하게 되고, "하얗게 불태운" 개인은 무기력한 탈진(exhaustion) 단계에 접어든다. 번아웃이 시작된 것이다.

4. 해결책


스스로의 삶을 직무와 분리시킬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되도록 일과 여가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좋으며, 부서 이동 등을 통한 업무환경 변화도 도움이 된다. 또한 직무에서 올 수 있는 스트레스를 쌓아두지만 말고 내부의 동료 등에 이야기하는 게 좋다. 또한 자신의 목표나 이상을 너무 높게 잡거나, 지나친 오버페이스는 경계하는 편이 좋다. 열정을 지속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직장 생활은 언제나 그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자.
한마디로 영악해져야 한다. 정신적 체력 조절을 위해서면 각자의 직장에서 어떻게 멘탈을 부여잡을지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 다른 곳으로 이직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그게 가능한 여건도 따라야겠지만, 보통 회사에서 적당한 휴식과 업무 분담을 어느 정도 하려면 정말로 영악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요령도 피우면서 아픈 척도 해보고, 어쩔 때는 다른 팀원의 일을 돕고 그 대가로 일을 분담하든지, 아는 일도 일부러 모르는 척하면서 떠넘기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영악이고 나발이고 씨알도 안 먹히는 직장이라면 그냥 박차고 나올 것을 추천한다. 다만, 급여 수준이나 그 직장의 사회적 위치, 이후의 문제에 대한 계산 정도는 각자 두드려야 한다.
경력관리전문가들은 노동시간이 길고, 성과스트레스가 심한 기업임원들을 예로 들어 번아웃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노동시간이 긴 반면, 임금이 높은 직업보다는 임금이 낮아지더라도 업무만족도가 높은 직업으로 취업하거나 이직할 것을 권한다.

5. 관련 문서



[1] 레임덕의 분파 중 하나다.[2] "Burn-out refers specifically to phenomena in the occupational context and should not be applied to describe experiences in other areas of life." https://icd.who.int/browse11/l-m/en#/http%3a%2f%2fid.who.int%2ficd%2fentity%2f129180281[3] 자신이 맡은 클라이언트가 지원 정책의 수혜를 입는다던지, 클라이언트에게 감사인사를 받을 때 등.[4] 물론 이 존버(?)가 성공해서 스트레스가 끝날 때까지 성공적으로 버텨낸다고 해도, 소모된 신체적 자원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힘든 일이 끝나면 몸살로 앓아눕게 되는 게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번아웃과는 다른 맥락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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