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학
1. 개요
病理學 / pathology
어원은 patho- 부분은 "병",[1] -logy 부분은 "학문" 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즉 병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그 정의 역시 병을 연구하는 학문, 병의 원인, 발생, 경과 등을 연구하는 학문, 병으로 인한 생명체의 세포 수준 및 조직, 장기, 개체 수준에서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초 의학의 하나로, 의학과나 간호학과 등 의료 관련 학과에서는 필수적으로 배운다.
의과학 분야 중 하나로, Pathobiology 같은 학문은 세포, 장기, 개체 수준의 병의 원인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Histology 보다는 Mechanism 이나 Pathway를 중점적으로 공부하는 학문이다.[2] 모든 의학 분야의 연결점이며 과학적 초석 분야이다.
현대 병리학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 병리학은 인간의 고통과 죽음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한다. 병든 사람은 '왜 하필 내가 아픈지' 궁금해한다. 질병은 '논리적' 설명을 필요로 하는데, 설명은 원죄나 천벌, 저주같은 문화적, 종교, 정신적 관념에서 나올 수도 있고, 또는 구조, 기능, 유전, 전염등 보다 물질적이고 '과학적인' 병리학적 관념에서 나올 수 있다.
- 병리학은 환자의 질병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즉 진단의 과정에 쓰인다. 예를 들어 쥐어짜는 듯한 가슴의 통증이라는 증상에 MRI 소견이라는 의학 지식이 보태지면 심장병의 징후가 된다.
- 병리학은 질병의 결과를 예측한다. "환자분은 앞으로 6개월밖에 남지 않으셨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날의 병리학에서 예후는 코호트 연구를 통해 얻은 통계 수치로 표현된다. 우리는 5년 생존률, 50% 사망 지수, 위험률로 예후를 표현한다.
- 병리학은 치료법을 정당화 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치료법은 추론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서 발견한 것이다. 즉 경험적인 것들이다. 실제로 치료법이 도입된 후에 논거를 밝혀낸 예가 적지 않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 병리학은 질병에 대한 설명이나 진단, 처치 과정이 옳았는지를 밝히는 역할을 하는데 사후 검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CSI와 국과수에 있는 부검하는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병리학자들이다. 이들이 진화하면 법의학자가 된다.
2. 분류
연구대상에 따라 분류하면 해부병리학과 임상병리학으로 나뉜다.
연구재료에 따라서는 해부병리학, 생체병리학(생검, Biopsy), 세포병리학, 유전체 병리학으로 나누고, 특수 목적에 따라서는 병원병리학, 법의학, 기형학, 종양병리학으로 나눌 수 있다. 오늘날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늘어나면서 종양병리학은 종양학으로 따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2.1. 해부병리학
Anatomical Pathology (해부병리학)
해부병리학은 현미경으로 세포와 조직, 장기를 관찰하여 그 조직이나 세포가 어떤 질병 상태인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확인하는 과이다. 오늘날에는 병리과라고 부른다. 의사의 경우 병리과 수련의를 거쳐 전문의가 된다.
임상병리사, 세포병리사와 조직검사기사가 이 과에서 병리과 의사들과 함께 일한다.
해부병리학은 임상적으로는 법의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법의학과와 해부병리학 둘다 부검을 할 수 있고 검사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의학과가 없는 의대에서는 보통 해부병리학과 교수가 법의학적 부검이나 소견서 작성을 하고 있다. 국과수에서는 부검의로서 병리과 전문의를 우대한다. 국과수 등에서 법의학 경력을 쌓으면서 시험을 치면 법의학 인정의 및 법의학자가 될 수 있다.
2.2. 임상병리학
Clinical Pathology (임상병리학)
Laboratory medicine (진단검사의학)
임상병리과는 피검사, 소변검사 등등 체액을 채취해서 병의 원인이나 변화 양상을 연구하고 결과를 임상의사에게 알려주는 과이다. 좀 더 구체적인 이름을 붙이기 위해 진단검사의학과로 이름을 바꾸었다. 임상병리사도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일한다.
3. 역사
역사상 질병의 개념 구성은 자연에 대한 영적 설명 방식으로부터, 환자의 증상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에 근거한 상세한 기술의 단계를 거쳐,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실험 수치에 근거한 설명으로 변천했다.
3.1. 초자연적 병인론
초자연적 병인론은 석기시대부터 고대 문명까지 존재했던 질병관이다. 신이 질병을 내린다는 견해이다.[3]
고대의 의사들[4] 은 증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대신 신이 질병을 내린 이유를 알기 위해 여러 징후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환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집중적으로 검토했으며 치료는 본래의 상태를 유지하거나 회복하는 것 - 신앙을 지키거나, 잘못을 바로잡는것- 이였다.
초자연적인 질병관을 현대 병리학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지만, 환자들이나 사람들에게 여전히 영항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병에 걸린 흉악범들 신의 처벌을 받아 병에 걸린 것이다"라든가, "평생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등의 익숙한 말들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초자연적인 질병관을 가지고 있다는 단적인 예이며, 만성질병환자들이 사이비과학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3.2. 체액의 불균형 이론
체액의 불균형 이론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가 주장한 4원소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론으로,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처음으로 주장했으며, 갈레노스가 이를 계승해 발전시켰다. 오늘날 항상성과 유사한 부분이 있으나 전혀 다른 이론이며, 히포크라테스 이래 약 1500년 동안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정설로 믿어졌으나, 현대에는 폐기된 이론이다. 자세한 것은 4체액설 참조.
3.3. 질병 분류학
질병 분류학은 르네상스 시대 의식에 따라 증상의 세심한 관찰에 근거를 두고 수립되었다. 화학이 발전함에 따라 의료에 사용하는 여러 기술들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소변 관찰을 통한 검사가 새로운 진단법으로 등장했다. 영국의 의사인 토머스 시드넘이 대표적인 질병 분류학자이며 열성질환, 홍역, 무도병등 다양한 질병을 특징적인 증상에 따라 분류하였다. 이제서야 질병 분류학은 확고한 학문 분야로 자리 잡고 새로운 병리학의 위상을 점하게 되었다.
3.4. 현대 병리학
이후 해부학의 발전, 현미경의 발명으로 인한 조직학의 발전, 세균설의 확립, 세균설의 발달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전한 면역학, 멘델으로부터 시작한 유전학의 발달이 차례로 일어났고 병리학은 이들 모두를 아우르는 실험실 학문이 되었다.
4. 관련 항목
- 고병리학
- 질병을 찾아온 사람이 있다면 질병/목록
- 한의학 상의 병리학을 찾아온 사람이 있다면 한의병리학
- 수의병리학을 찾아온 사람은 수의학
- 관련 직업: 임상병리사. 세포병리사, 병리과 의사 보조사
- 병리학 분야의 국내학술지 대한병리학회지
5. 참고 문헌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2010) 병리학. 신광출판사.
- 대한병리학회, 병리학, 제 8판, 고문사, 2017
[1] 원래는 감정이라는 뜻이었다. 감정의 변화, 기질의 변화가 병을 만든다고 생각했는지 병이라는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파토스와 같은 어원이면서, 싸이코패스의 패스와 같은 어원이기도 하다.[2] 결국에는 Pathology나 Pathobiology나 같은 점으로 모이게 된다[3] 이전 문서에는 욥기의 내용(하나님의 허락을 받아 사탄이 욥을 치는 부분)이 예로 나와 있었는데 이는 예로 들기에 부적합하다. 성서에도 엄연히 비위생적인 환경 등, 오늘날 밝혀진 내용들과 다를 것 없는 원인으로 질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율법에 해당 부분들이 규정되어 있다. 욥기의 해당 부분은 그러한 원인으로 인한 질병들 이외에 추가로 신적 존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병으로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일 뿐, '고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신이 질병을 내린다고 믿었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 같이 기술되어 있던 일리아드의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즉, 지나친 비약.[4] 사제, 무당들이 의사역할을 하는 지역들도 있었으나 이를 고대 전체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종교적인 연결고리를 떠나 객관적인 치료법을 찾고자 하는 의사들도 당연히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