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의 모험

 


1. 줄거리


홈즈가 죽은 후 혼자서 살고 있던 왓슨. 가끔 신문에 나는 살인 사건을 직접 추리해보기도 하지만 그에겐 역부족인 경우가 많았고, 이번의 로널드 아데어 도령 살인사건도 그러했다. 아데어는 뒤에서 권총을 맞은 채 문이 잠긴 방에서 발견되었는데, 방이 3층에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침입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권총으로 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에 흥미가 동해 재미삼아 현장에 간 왓슨은 돌아오려던 중 늙은 서적수집가와 부딪치는데, 사무실로 돌아온 후 늙은이가 자신을 찾아오자 적잖이 놀란다. 그 늙은이와 책 수집에 대해 잡담을 하다가 잠깐 눈을 돌렸는데, 놀랍게도 그 사이에 늙은이가 변장을 풀고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안에서 나온 건 '''죽은 지 3년이나 지난 셜록 홈즈였고,''' 놀란 왓슨은 즉시 기절해버린다.
기절했다 깨어난 뒤 어안이 벙벙한 왓슨에게 홈즈는 자신이 살아난 방법에 대해 말해준다. 내막인 즉, 절벽에서 싸우기는 했지만 '''홈즈가 이기고 모리어티만 떨어졌다.''' 홈즈는 잔당들을 잡으려면 '''자신이 사망한 것으로 처리되는 쪽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3년동안 사망 처리된 채로 유럽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해온 것이다.[1][2] 3년 동안 이 비밀을 알고 있던 사람은 딱 한 명, 마이크로프트 홈즈 뿐이었다. 활동자금을 얻기 위해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그 동안 홈즈는 왓슨에게도 알릴까 여러 번 생각했지만, 왓슨이 홈즈의 생존을 알고 너무 기뻐한 나머지 비밀이 새어나갈지도 모른다고 판단하여 알리지 않은 것이다.
전후사정을 다 들은 왓슨은 재회를 기뻐하지만 홈즈는 급한 일이 있는지 따라나설 것을 권하고, 그들은 그렇게 빈 집의 모험에 나서게 된다. 홈즈가 빈 집의 모험에서 사냥하려던 사람은 바로 죽은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의 오른팔인 세바스찬 모런 대령. 그는 마지막 사건에서 모리어티가 홈즈에 의해 폭포로 떨어져 사망하자 두목의 뜻을 이루기 위해 홈즈를 공격했지만 놓쳐버린 것이다. 그리고 오늘 그 기회를 잡아서 하숙집의 창문가에 서 있는 홈즈(정확히는 홈즈의 '''흉상''')를 죽이려 했다가 홈즈와 왓슨,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 붙잡힌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사실이 밝혀지는데, 바로 모런 대령이 이 에피소드의 앞부분에 언급된 아데어 도령 살인사건의 '''범인'''이었던 것이다. 모런은 맹인 기술자가 만든 특제 라이플(라이플인데 리볼버용 총알을 쏠 수 있다)을 사용하여 먼 발치에서 아데어 도령을 저격, 살해했다. 동기에 대해 홈즈는 둘 사이의 금전적인 문제[3]라고 추측했지만, 왓슨은 그 추측이 맞을 거라고 한다.

1.1. 후일담


홈즈의 귀환을 알린 기념비적인 단편이긴 하지만 파고들어 보면 실수가 여전히 많다. 예를 들어 '''변장의 천재인 홈즈가 왜 왓슨의 반응을 염려하는가?''' 같은 간단한 오류까지 존재한다. 게다가 이전 작품들에서도 홈즈는 이런저런 모습으로 변장하고 돌아다녔는데, 왓슨은 늘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도 본 에피소드에서는 홈즈가 "왓슨이 알아보면 적들이 눈치를 챌까봐"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독자는 이 설명에 대해 쉽게 납득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일생 최대의 위기로 죽을 뻔한데다가 본인이 살아있는 걸 알고 보이기만 하면 죽이려고 덤벼들 적이 존재하는 상태에서는 신경이 웬만큼 굵은 사람도 노파심이 들어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심리가 생기는건 당연하니, 왓슨에게 정체가 탄로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애초에 홈즈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친밀하고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 왔던 건 형과 왓슨 둘 뿐이고 변장을 혹시라도 알아 볼 지도 모를 사람 역시 그 둘 뿐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오류가 있다고 해도 전 세계 독자들에게 당시 가장 열렬한 환영을 받은 단편이기도 했다. 죽은 줄 알았던 셜록 홈즈가 살아 돌아와서 다시 대활약을 펼치기 시작했으니까 그렇다. 그의 재등장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는 '''아무도 없었다.'''

[1] 일종의 갑툭튀한 설정으로 보고 억지스럽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 억지는 아니다. 마지막 사건의 마무리(왓슨의 입을 빌려 설명된다)도 홈즈가 죽었다고 직접적으로 서술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렇게 풀 수 있는 것이다.[2] 3년 동안 홈즈가 무얼 했는지 꽤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음에도 이 '대공백기' 동안 홈즈의 행적은 여전히 셜로키언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3] 모런과 아데어는 카드게임에서 한 편이었는데, 모런이 속임수를 쓰는 걸 눈치챈 아데어가 빠지라고 했다. 하지만 모런은 사기도박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결국 아데어를 살해했을 것이라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