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로스

 

Saeros. 실마릴리온후린의 아이들의 등장인물.
도리아스의 요정.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에서의 설정에 따르면 이실보르(Ithilbor)라는 난도르 요정의 아들이다. 싱골 왕의 자문단 중 한 명인 지체 높은 요정이었으며, 노래에 소질이 있어 음유시인 다이론과도 친구 사이였다. 그러나 성격은 오만하고 시기심이 많아 자기보다 신분이나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들을 좋지 않게 대우했다. 또한 인간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특히 베렌의 친족은 더욱 싫어했다. 그래서 투린이 왕의 양자로서 누리는 영예를 시기하여 투린을 모욕하였다. 투린 또한 사이로스를 싫어했으나 사이로스의 지위를 고려해 한동안은 직접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로스는 투린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을 더욱 기분 나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투린이 열일곱 살 때 북부 변경의 요정 전사들과 함께 오르크들과 맞서기 위해 도리아스를 떠나 있으면서 한동안은 조용했다.
그러다 투린이 스무 살 되던 해 무기를 수리하고 휴식도 취할 겸 도리아스로 잠시 돌아왔을 때 사건이 발발하게 된다. 투린은 다른 생각에 골똘하느라 도리아스의 원로원들이 앉는 상석, 그것도 하필이면 사이로스의 자리에 앉았는데 사이로스는 투린이 자신을 모욕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 앉은 줄 알았으며 더군다나 주위의 요정들은 그것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고 투린을 싱골 왕의 양자로 기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더욱 분노한다. 돌아온 투린에게 사이로스가 변경 생활에 대해 질문하는데, 투린이 어머니 모르웬을 생각하느라 사이로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자 사이로스는 물건을 집어던지면서 비아냥거린다. 투린이 그런 그를 노려보았으나 사이로스는 경고를 무시하고 더욱 모욕을 던졌다.

히슬룸 남자들이 그렇게 거칠고 사나우면, 그곳 여자들은 어느 정도인가? 발가벗은 채 털만 날리며 사슴처럼 뛰어다니는가?

사이로스가 모르웬을 모욕했다고 여겨 분개한 투린은 사이로스에게 술잔을 집어던져 큰 상처를 입힌 후 자리를 떴다. 사이로스가 투린이 칼을 빼든 것은 용납할 수 없고, 궁 밖에서 자신에게 칼을 빼든다면 죽여 버리겠다고 분개하자 마블룽은 사이로스에게 이번 일은 자업자득이며 더 이상 악한 짓을 하지 말라는 요지의 경고를 한다.
그러나 사이로스는 마블룽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음날 아침에 숨어 있다가 변경으로 돌아가는 투린을 습격한다. 그러나 화가 난 투린에게 제압당해 내동댕이쳐져 옷까지 발가벗겨지고 만다. 투린이 그에게 칼을 겨누고 빨리 도망치지 못하면 뒤에서 찌르겠다고 소리를 지르자 그는 발가벗은 채로 숲속으로 달아난다. 그러다 아래로 강물이 흐르는 높은 절벽을 맞닥뜨리고 절벽 사이를 건너뛰어 도망치려고 했으나, 발을 딛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져 물 속에 있는 바위에 부딪혀 사망하게 되었다. 이 때가 1시대 484년이었다.
사이로스라는 이름의 정확한 뜻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신다린 단어 'saer(bitter)' 와 'ross(rain)' 의 합성어로 'bitter rain' 이라는 의미가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