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린
'''Túrin Turambar'''
[image]
유명 톨킨 삽화가 앨런 리가 그린 투린[1] .
1. 개요
후린의 아이들의 주인공.
하도르 가문 출신 인간으로, 아버지는 후린, 어머니는 베오르 가문 출신 모르웬 엘렌드웬[2] 이다. 여동생으로 단명한 우르웬, 그리고 니에노르가 있다.
북부 화룡들의 시조 글라우룽을 처단한 최초의 드래곤 슬레이어로, 그의 묘비에는 '''투린 투람바르 다그니르 글라우룽가(TÚRIN TURAMBAR DAGNIR GLAURUNGA)'''[3] 라고 쓰여 있다. 실마릴리온의 '''투린 투람바르''' 편의 주인공으로, 이것이 도서화 되어 출판것이 후린의 아이들이다.
참고로 일단은 아이누[4] 나 엔트 등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톨킨 세계 속 인물들 중 가장 키가 크다. 실마릴리온에서 싱골이 일루바타르의 자손 중 제일 크다 나오는데, 후린의 아이들에선 도리아스에서 자라던 투린이 아직 청소년기임에도 불구하고 도리아스에 사는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컸다고 나온다. 즉 싱골마저도 능가했다는 사실
2. 이명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중 가장 많은 이명을 보유한 사람이기도 한데, 이것은 후술할 그의 파란만장하고 암울한 생애와 연관되어 있다. 모르고스의 저주 속을 살아온 투린의 암울한 인생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 네이산[5] : 사이로스가 죽고 도리아스를 탈출한 투린이 무법자들을 만나 스스로 붙인 이름.
- 고르솔[6] : 난쟁이 밈의 집에서 벨레그가 가져온 도르로민의 용투구를 다시 쓰고 무법자들을 거느리던 때 붙인 이름.
- 아가르와인[7] : 오크들에게 사로잡힌 자신을 구해주던 벨레그를 실수로 죽이고 귄도르와 나르고스론드에서 살때 붙인 이름.
- 모르메길[8] : 나르고스론드의 요정들이 그의 검 구르상을 수리해주고 얻은 이름.
- 숲 속의 무법자 : 나르고스론드가 멸망하고 만난 브레실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붙인 이름.
- 투람바르[9] : 브레실에서 니니엘을 만나고 글라우룽을 죽이고 자살할때까지 사용한 마지막 이름. 그러나 얄궃게도 투린은 한 번도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 되어보지 못한 채 운명에게 지배당했다.[10][11]
3. 생애
다고르 브라골라크가 발생하고 9년 후에 도르로민에서 후린과 모르웬의 아들로 태어났다[12] . 밑으로 우르웬이라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집안사람들은 '웃음'을 뜻하는 '''랄라이스'''라고 불렀다. 투린은 우르웬을 무척 사랑해서 지켜주고 돌보아 주었지만 투린이 5살이 되었을때 앙그반드에서 불어온 병든 바람에 우르웬은 겨우 3살의 나이에 죽고 만다. 투린은 무척 슬퍼하며 친구이자 하인인 사도르[13] 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투린은 자신이 생일선물로 받은 요정의 단검을 사도르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투린이 8살 때 니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가 발발하고, 요정과 인간의 연합군은 전멸하고 아버지 후린은 모르고스의 포로가 되고 만다. 투린의 어머니 모르웬은 투린이 모르고스를 따르는 동부인들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하인 둘과 함께 투린을 도리아스의 싱골에게 보내게 된다. 도리아스에서 투린의 싱골왕의 양자가 되어 기품과 여러가지 지식을 배우고, 센활 벨레그에게 활과 검을 다루는 법도 배워 도리아스 북부까지 출몰하던 오르크들과 싸우게 된다.
그러던 중 휴식과 재정비를 위해 잠시 도리아스로 돌아온 투린은 자신을 시기하던 사이로스와의 다툼 끝에 그가 죽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다.[14] 도리아스의 왕 싱골의 처벌이 두려워진 그는 도리아스에서 벗어나 무법자들의 일원으로 살다가 나중에는 그의 대장이 된다. 한편 투린의 친구 벨레그는 싱골왕이 투린을 용서하자 그를 찾아 도리아스를 나와 벨레리안드를 수색했고, 나중에는 투린을 찾아 함께 모르고스에 대항하는 무리를 끌어 모아 그들의 대장이 된다.
하지만 난쟁이 밈의 배신으로 오르크들에게 사로잡혀 앙그반드로 끌려가던 중에 자신을 구하러 온 벨레그를 오르크로 오해하여 그를 찔러 죽이게 된다. 그 후 귄도르의 친절로 나르고스론드에 입성하였다.
나르고스론드에서 투린은 요정들의 신망을 얻었고 실권을 장악하여 모르고스와 전쟁을 벌이는 데 이전에 고수하던 은밀한 유격전을 버리고 막대한 병기를 생산하여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잠시 동안 벨레리안드에는 평화가 찾아왔지만 결국 글라우룽을 위시한 대군이 쳐들어오자 투린과 요정 군대는 완패하고 나르고스론드도 멸망하고 만다.
투린은 이때 핀두일라스를 구하기 위해 나르고스론드에 돌아와 글라우룽에게 돌진했지만 글라우룽의 마법에 홀려 핀두일라스를 버리고 어머니 모르웬와 여동생 니에노르가 있는 도르로민으로 달려가버린다. 하지만 도르로민에서 글라우룽의 마법이 풀리고 투린은 다시 핀두일라스를 찾아 나섰지만 [이미 죽은 후였고, 투린은 브레실 숲의 할레스 가문 사람들과 같이 지내며 숲 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한다.
세월이 흘러 다시 글라우룽이 브레실 숲에 모습을 드러내자 투린은 글라우룽을 살해하는데 성공했지만 브란디르와 마블룽에게 모든 진실을 듣고 사방에 저주를 내뱉고 자신의 칼 구르상으로 자결한다.
4. 영광과 비극
실마릴리온의 가장 큰 비극이지만 의외로 투린은 살아있는 동안 대부분의 존재에게 사랑받는 삶을 살았다. 오히려 이 정도로 사랑 받은 존재는 기나긴 레젠다리움의 세계 속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
하지만 그의 인생 자체가 레젠다리움 안에서 가장 암울한 비극이다. 이는 모르고스가 그의 아버지인 후린에게 분노하여, 후린을 저주하고 모르고스 자신의 눈으로 직접 그 막장 인생을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린의 인생은 '''모르고스님께서 보고 계셔''' 상태.[15] 투린과 니에노르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하기 그지없으며 꿈도 희망도 없는 기승전결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어디를 가든 뭘 하든 자기를 도와준 사람을 배신하는 운명'''이었다. 수많은 이들의 사랑과 축복을 받았지만 자의로든 타의로든 그들을 저버린 사례는 아래와 같다.
- 싱골왕은 어린 투린이 도리아스에 왔을 때 직접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축복하면서 자신의 양자로 삼았다. 가장 위대한 요정 군주 중 하나인 싱골의 무릎 위에 앉은 존재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투린 외엔 없었다. 이후 싱골은 투린의 아버지 후린이 '사례금'으로 가져온 목걸이 나우글라미르에 실마릴을 박아넣는 의뢰를 난쟁이들에게 했다가 그들과 다투게 되었고, 난쟁이들에게 살해당한다.
- 싱골의 아내 멜리안은 투린을 직접 돌보지는 않았지만 요정 처녀 넬라스에게 투린을 돌보고 가르쳐 주도록 했고 나중에는 투린을 찾아 나서는 벨레그에게 렘바스까지 주었다. 유한한 생명의 존재가 렘바스를 받은 경우는 이전까지 결코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제 3시대 갈라드리엘이 반지 원정대에게 선사한 것이 유일하다. 이후 후린이 가져온 나우글라미르와 실마릴때문에 남편 싱골을 잃는다.
- 센활 벨레그는 도리아스에 있었을 때부터 친구였고 투린에게 숲과 야생에 대한 지식, 활과 검을 가르쳤고 투린이 도리아스를 나가자 그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벨레리안드를 구석구석 뒤졌다. 또한 투린을 사랑하여 투린을 찾은 후에도 도리아스로 돌아가지 않고 함께 지냈다. 하지만 나중에 오르크들에게 납치된 투린을 구출하기 위해 그의 발목에 찬 족쇄를 자르다가 어둠 속에서 오르크로 오해받고 투린에게 살해당한다.
-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에서 모르고스에게 사로잡혔다가 오랜 세월 끝에 겨우 탈출해 우연히 만난 벨레그와 함께 투린을 구하러 갔던 귄도르는 실수로 벨레그를 죽이고 넋을 놓은 투린을 위로하고 지켜주었으며 갈곳없는 그를 자신의 고향 나르고스론드에 데려오는 큰 호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투린이 나르고스론드에 중용되면서 요정들 사이에서 귄도르의 세력은 미미해졌고 신망도 잃었다. 투린은 혈기를 누르지 못하고 쇄국 정책을 폐기하고 적극적인 정복 전쟁을 펼칠 것을 주장한다.[16] 귄도르는 투린의 정책이 위험하다고 옳은 반대를 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사랑하는 연인 핀두일라스마저 투린에게 빼앗긴다. 당시 귄도르는 포로 생활에 시달렸는지라 개고생을 해서 요정임에도 불구하고 외모도 늙어버렸고 왼팔까지 불구가 되었다. 한편 투린은 강함과 미모로 한창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중이었으며, 핀두일라스는 귄도르의 경고 + 투린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결국 투린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버렸다. 결국 귄도르는 투린이 벌인 무모한 전쟁에서 희생되었다.[17] 투린에게 마지막으로 핀두일라스를 구해달라는 말을 남겼지만 투린은 잘 살고 있는 여동생과 어머니를 구하러 간다고 그 말을 무시해 핀두일라스를 죽게 했다.[18]
- 투린을 중용하던 나르고스론드의 모든 요정들, 왕 오로드레스. 나르고스론드의 요정들은 귄도르와 함께 온 투린을 환대해 주었고 그의 칼 구르상을 수리해주었다. 그리고 투린의 방식을 따라 모르고스와 전면전을 벌이기도 했다. 투린의 말을 들은 결과로 그들은 글라우룽이 이끄는 모르고스의 대군에게 완패하여 오로드레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요정들이 전사하고 나르고스론드 역시 멸망하고 만다.
- 그리고 핀두일라스는 사랑했던 연인도 배신하고 그를 사랑했지만 보답받지 못했으며 투린은 포로로 끌려가는 그녀의 외침을 듣고도 무시한 채 여동생과 어머니를 구하러 가는 쪽을 선택한다. 이로인해 그녀는 포로로 끌려가다 비참하게 죽었다. [19]
- 글라우룽을 죽이러 가는 투린을 따라가 도와준 훈소르는 절벽에서 떨어질 뻔한 투린을 도와주다가 낙석에 맞아 죽는다.
- 먼 친척[20] 이자 브레실의 왕 브란디르는 투린을 치료해줬다가 동족들 사이에서 신망을 잃고 사랑하던 니에노르는 투린에게 빼앗겼으며[21] 투린과 니에노르가 죽은 줄 알고 진실을 말했다가 자기네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험담하는 줄 알고 투린에게 죽었다.
게다가 기억상실상태에 있던 자기 '''친 여동생인 니에노르 니니엘과 결혼해서 애까지 봤다.'''[24] 결국 모든 진실을 알고도 정신 못 차리고 사방에 저주를 내뱉고 자신의 칼 구르상[25] 을 땅에 날이 위로 오도록 세운 뒤 그 위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26] 이후 마블룽을 비롯한 요정들이 그와 니에노르의 무덤[27] 을 만들어 주었고, 그들의 어머니 모르웬도 이곳에서 후린을 만나고 죽는다. 후에 분노의 전쟁이 끝나고 벨레리안드가 발라들에 의해 바다 속에 가라앉았지만 이들이 묻힌 곳은 물에 잠기지 않고 톨 모르웬이란 이름의 섬으로 남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비극을 지켜본 후린은 싱골이 아들 간수를 못했다고 비난하며 나우글라미르를 던지고 간다. 그리고 싱골은 나우글라미르에 매혹되어 베렌이 가져온 실마릴을 박아넣는다는 정신나간 발상을 해버리고, 결국 실마릴을 자기 손으로 나우글라미르에 박아넣은 난쟁이들에게 칼빵을 맞아 초라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싱골의 아내인 멜리안은 실의에 빠져 도리아스를 지키던 장막을 거두어 발리노르로 돌아간다. 결과적으로 투린이 어린 시절을 보낸 도리아스는 '''투린이 거쳐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멸망해버린다.[28]
후린의 동생 후오르의 아들이자 그의 사촌동생인 투오르의 운명[29] 과 비교돼서 더욱 안습하다. 게다가 글라우룽에게 속아넘어가지 않고 자신을 사랑했던 요정 공주 핀두일라스와 잘 되었으면 이런 비극적인 운명을(적어도 근친상간은)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번 더 안습.
게다가 투린과 투오르는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열심히 곤돌린 찾아 삼만리 중이던 투오르는 시꺼먼 머리에 시꺼멓게 차려입고 시꺼먼 칼 갖고 혼자 중얼중얼대는 덩치가 큰 미친놈이 지나가는걸 보게 되는데 그게 투린이다.
톨킨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투린의 이야기가 운명론과 관련된 좋은 논쟁거리가 되는데, 이 모든 게 과연 운명의 장난인지, 아니면 자기 스스로 자초한 일인지 여부가 보는 사람 입장에서 달라지기 때문. 모르고스의 간섭이 없었다고 해도 투린 스스로 성격이 거만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었던지라 어찌되었든 뒤끝이 안 좋게 끝났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어쩌면 이런 성격이 바로 모르고스가 의도한 진짜 저주였을지도 모를 일이다.[30]
2008년에 투린과 니에노르의 이야기를 담은 후린의 아이들이 정식 한국에 출판되었다. 영문판으로는 지금(2007년 말) 페이퍼백까지 나왔다. 하드커버는 거진 3만원 가까이 한다.
5. 사후의 취급
사후에 일반적인 인간과는 달리 요정처럼 만도스의 궁전에 머무른다는 설정이 있다. 다만 그 기간에 대하여는 아르다 종말 즉, 최후의 전쟁 직전까지 남는다는 설정이 있는가 하면, 단 50년간 머무른다는 설정도 있다. 톨킨 생전에 둘 중 확정된 것은 없었지만, 크리스토퍼 톨킨은 '''둘 다''' 기각하였고 결국 출판된 실마릴리온에서 투린은 보통 인간과 같은 사후취급을 받았다.
- 최후의 전쟁까지 머무른다는 원고에 따르면:
최후의 전쟁(Dagor Dagorath) 때 밤의 문을 부수고 부활한 멜코르에 맞서 툴카스의 왼쪽을 맡아[31] 검은 칼 구르상으로 그 심장을 찔러 죽여 후린의 아이들과 모든 인간들의 원한을 복수한다고 한다.[32]
- 50년만 머무른다는 원고에 따르면:
먼 훗날 태양 제3시대 곤도르의 귀족이자 통치섭정인 '''후린 가문'''에서 후린과 투린의 이름을 쓴 인물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보아 악당이자 배신자 그 자체였던 행적과는 별개로 글라우룽을 죽인 영웅으로 칭송받기는 하는 모양. 글라우룽이 모르고스 휘하에서 가졌던 위치를 생각해봤을 때, 객관적으로 봐도 투린이 한 모든 개삽질과 헛짓거리를 모두 합친 것보다 글라우룽을 죽인 게 실수를 다 덮고 영웅이라 불릴 정도로 큰 업적인 것은 맞다.
[1] 들고 있는 칼은 구르상이며 쓰고 있는 투구는 도르로민의 용투구로, 그의 가문인 하도르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가보이다.[2] '''요정의 광채'''라는 뜻. 모르웬의 외모가 요정처럼 아름다웠을뿐 아니라 그녀의 두 눈에는 요정처럼 찬란한 광채가 빛났다고 한다.[3] 글라우룽의 재앙, 운명의 지배자 투린.[4] 선하고 악한 마이아 전부 포함[5] 박해 받은 자[6] 공포의 투구[7] 피투성이[8] 검은 검[9] 운명의 주인[10] 이는 투린의 여동생 니에노르 (니니엘)가 죽음으로써 투린과 작별하기 전에 운명에 지배당한 운명의 지배자라는 표현으로 대놓고 인증때려버린다.[11] 투린이 원래 선한 인물이었으나 운명에 지배당해 악행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원래 악한 인물이었고 스스로의 의지로 악행을 저지른 것인지는 지금도 많이 논란이 되는 주제다.[12] 투린의 친척 베렌이 도리아스에서 루시엔을 처음 만난 해이기도 하다.[13] 나무를 하다 실수로 자신의 오른다리를 찍어 절름발이가 되었는데 투린은 그를 동정하여 '라바달', 깨금발이라고 불렀다.[14] 사이로스가 잠시 쉬러온 투린을 연회장에서 모욕하자 투린은 그에게 술잔을 집어던졌는데, 다음 날 사이로스는 다시 전쟁터로 떠나는 투린을 숨어서 공격한다. 투린은 눈치채고 사이로스를 제압했지만 그를 발가벗기고 뒤에서 칼을 들이대며 알몸으로 달리게 하였고 사이로스는 겁을 먹고 달리다 깊은 계곡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는다.[15]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수하인 글라우룽이 거의 잊을법하면 투린 인생에서 튀어나와서 집요하게 해악을 끼친다. 그 글라우룽조차 모르고스의 안배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임을 고려해보면 투린의 인생은 후린을 괴롭히고 싶었던 모르고스에게 있어선 더할나위없이 이용해먹기 좋은 소모품이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16] 참고로 투린이 이런 이유는 기존의 나르고스론드가 시전중이던 VS 모르고스 대응용 쇄국 + 게릴라 전술은 멋대가리가 없으니까 맘에 안 들어서 였다고한다. 거기에 더해 투린은 저런 게릴라전 대신 환히 트여있는 야외에서 멋있게 접전을 치르고 싶었다고……[17] 나르고스론드도 투린이 내세운 부실하기 그지없는 전술을 채용한 무모한 전쟁에서 농담 안 하고 문자 그대로 탈탈탈 털리고 말았다. 과거 성체 글라우룽을 그나마 전면전으로 몰아세운 청색산맥 난쟁이부대의 경우 글라우룽의 화염공격에 대비해 철저하게 방화용 갑옷으로 전신 중무장을 하고 접전을 치렀음에도 왕을 잃는 뼈아픈 손실을 맛봤으며, 목표로 했던 글라우룽을 다 못잡고 겨우 부상 입히는 수준에서 그쳤다. 그나마 난쟁이들은 방어용 갑옷이 있었으니 그나마 접전이라도 치를 수 있었지만, 나르고스론드의 군대에겐 난쟁이들의 방화갑옷같이 수준 높은 갑옷은 없어서 글라우룽의 불꽃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나르고스론드 내부에 군대를 얼마 안 남겨놓고 외부로 군 지휘자들을 포함한 대규모의 군대를 끌고가 정면 맞다이를 떴다가 참패해서 결국 정규군을 거의 다 잃고 말았기에 무방비해졌다. 덤으로 나르고스론드의 성문도 글라우룽의 화염을 버티지 못해서 싹 다 털렸다. 거기에 더해 투린은 쇄국하던 중인 나르고스론드의 문호를 개방하고 대규모 출전용으로 용이하도록 다리를 설치했는데, 이게 모르고스의 군대에게 있어선 나르고스론드르 찾고 침공하는데 레드카펫을 깔아준 격이 되어버렸다. 참고로 발라였던 울모가 다리가 있으면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철거하라고 경고까지 해줬건만, 투린은 듣지 않았다.[18] 글라우룽이 그의 여동생과 어머니가 노예로 궁핍하고 비참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투린은 글라우룽의 말을 믿고 귄도르의 유언을 외면하고 무사한 가족을 구하러 간다. 글라우룽의 말에 인간을 현혹하는 힘이 있다는 걸 감안하긴 해야겠지만 (글라우룽은 강력한 현혹의 힘을 말에 실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긴 하다. 게다가 투린을 보다 확실히 꿰기 위해서인지 투린네 엄마랑 여동생을 한 번도 아니고 제법 반복해서 언급한다) 별 생각 않고 속아넘어간 투린 탓도 어느 정도 있는 셈.[19] 핀두일라스는 오크군에게 끌려가고 있었는데 이 오크군을 인간 군대가 습격하자 오르크들이 그녀를 포함한 포로 전원을 죽여버린다. 이 때문에 핀두일라스는 창에 꽂히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여담으로 인간들이 그녀의 시신을 수습해 묻어줬고, 투린은 뒤늦게 이 무덤으로 찾아오게 된다.[20] 실마릴리온에 수록된 계보도에 따르면 투린의 할머니인 할레스와 브란디르의 할아버지인 할디르가 남매간이며 투린의 할아버지인 갈도르와 브란디르의 할머니인 글로레델이 남매간이다.[21] 니에노르는 유언으로 브란디르가 옳았다며 브란디르의 말을 따랐어야 했다며 브란디르에게 사과한 후 브란디르의 앞에서 자살한다. 브란디르는 그것을 보고 살아갈 희망을 잃었다.[22] 이 때 보면 다른 사람들은 투린을 따라서 브란디르를 배신한 상태다. 투린을 치료해줬더니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킨 셈이다. 이 정도면 투린은 그냥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 특기인 대표적인 악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3] 현대인의 기준에서 보면 잘 싸우고 성질이 더러우면서 교만함 때문에 파멸을 맞는 그리스 신화 영웅과 유사하다. 서양에서도 이런 특징때문에 중세 이후부터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은 계속 푸대접을 받아왔다. 다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인 글라우룽 살해를 통해 수많은 인명을 구하는데 공헌했고, 최소한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깨닫고 후회하는 모습은 보이기 때문에 영웅과 악당의 면모를 모두 갖춘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보는게 정확할 듯 하다.[24] 실마릴리온에서 최초로 기록된 근친상간이다. 비슷하게 근친상간을 생각했던 마이글린,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긴 황금왕 아르파라존 역시 비슷하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25] 원래는 벨레그의 검이었으며 의지가 있는 마검이었다. 그래서 투린이 자살할 때 억울하게 죽은 벨레그와 브란디르의 복수를 위해 기꺼이 투린의 생명을 취하겠다고 대답하는 장면도 나온다.[26] 실제 역사 속에서 장엄한 방식으로 자살하길 원했던 이들이 종종 택한 방법이다. 카이사르를 암살한 마르쿠스 브루투스도 이 방법으로 자살했다고 전해진다.[27] 정확히는 투린의 무덤에 묘비를 세우고 거기에 투린과 니에노르의 이름을 새겨넣어주었다. 니에노르는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했고 시신도 찾을 수 없었기에 무덤을 만들 수 없었다.[28] 다만 이것은 후린이 기여한 바도 있지만 실마릴 탓도 있다. 베렌에게 실마릴을 가져오라고 시키면서 도리아스의 파멸을 초래하였고, 만도스의 저주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29] 울모에게 선택받아 곤돌린의 멸망을 예고하러 곤돌린에 들어갔다. 비록 곤돌린의 주인인 투르곤의 오만함 때문에 그 멸망을 막지는 못했지만 대신 투르곤의 딸로 곤돌린의 왕녀인 이드릴과 사랑에 빠져 결혼해서 모르고스에 시달리는 가운데땅의 자유민족을 구원한 외아들 에아렌딜을 얻었다. 말년에는 바다에 대한 향수가 짙어져 이드릴과 같이 항해를 나갔으며 종국에는 인간으로서는 유일무이하게 놀도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져 영생을 얻었다고 한다. 에아렌딜이 엘론드, 엘로스의 아버지이므로 대대손손 영광을 누린 셈.[30] 다만 후린의 아이들에서 서문에서도 보면 투린이 장성하면 '''"모르고스가 내건 저주를 벗어나 자신의 운명마저 벗어날까 두려워했던 인물"'''로 언급되는 것으로 봐서 그 거만한 성격을 핀두일라스나 벨레그같은 인물과 함께하며 그 성정을 고쳐나갔다면, 더욱이 위대한 자로서 칭송받았을 것이다.[31] 오른쪽은 에온웨가 맡았다. 투린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32] 베렌이 동참한다는 원고도 있다.[33] 다만 이것은 쉴롭의 껍질이 그 만큼 단단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서술이지 글라우룽을 깍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투린도 글라우룽을 죽일때 비늘이 덮여있던 부분이 아니라 부드러운 뱃가죽을 칼로 질러 숨통을 끊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