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법

 


三駟法
손빈병법제나라 장수 전기(田忌)의 사례에서 유래된 말이다.
전기라는 장수는 노름을 좋아하여, 제나라의 공자들과 기사경주로 돈내기를 즐기곤 하였는데, 번번이 내기에 져서 돈을 잃고 있었다. 기사경주란 네 마리의 말(駟)이 이끄는 수레를 한 조(組)로 하여, 3조의 수레가 각각 한 번씩 뛰기 내기를 하여 그 중 더 많이 이기는 자, 즉 2번 이기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었다. 즉 일종의 다전제 전차경주.
어느 날 제나라의 왕이 그에게 "듣자 하니, 자네가 최근에 좋은 말을 몇 필 샀다고 하던데, 우리 다시 한 번 겨루어보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제안을 하였고 전기는 자신의 말이 훌륭하다고는 하나, 제나라 왕의 말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지난번의 경주에서도 졌으나, 제나라 왕은 계속 경마를 하자고 재촉하기 때문에 전기는 왕에게 좋다고 대답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때 손빈이라는 식객이 전기 장군이 번번이 패배하는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해, 마침내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귀띔을 해 주었다.

"장군께서는 번번이 패하시는 이유를 잘 알겠습니다. 장군과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하시면, 승리하실 기회가 좀처럼 없으실 것이옵니다." 전기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며, "내가 번번이 패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손빈은 "제가 3조의 말을 각각 비교해 보옵건대, 3조의 말들은 속력에 있어서 각각 등급이 다르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좋은 말을 출전시킬 때에는 장군께서도 좋은 말로 경쟁하려고 하시니, 그렇게 해서는 지는 것이 당연하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경기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도록 하시옵소서."

"어떤 방식으로 바꾸란 말인가? "

"3조의 수레를 세 등급으로 나누어, 상대방이 상등 수레를 출전시킬 때에는 장군은 하등 수레를 내보내시고, 상대방이 중등 수레를 출전시킬 때에는 장군은 상등 수레를 맞붙여 내놓으시고, 상대방이 하등 수레를 출전시킬 때에는 중등 수레로 경주하게 하시옵소서. 그렇게 하면 언제든지 2대 1로 승리를 하게 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의 말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사전 환경분석)과 경기방식의 변경(환경분석에 따른 경쟁전략), 아울러 2:1로 승리하는 결과와 기대효과(성과창출)를 얻었다. 또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포기한 승부는 참패하고, 나머지는 이겨 전체적으로 승리를 이끈 것이다.[1]
훗날 사람들은 당시 손빈이 제시한 이 방법을 '삼사법'이라 불렀다. 이는 병법 삼십육계이대도강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대에 이 삼사법을 적절히 실행하는 좋은 예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들에서 쓰는 이른바 논개작전. 5전 3선승제에서 어차피 못 이길 상대편의 슈퍼에이스인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같은 선수들에게 팀 내에서 그다지 강하지 않은 선수를 매칭시키는 작전이다. 이 과정에서 엔트리 심리전이 상당했으며 선수의 실력과 종족 그리고 맵이 중요한 변수였다. 스타 게임단 감독들의 역량은 바로 여기서 크게 드러났다.
[1] 간단히 말해 질 때는 크게 지되 횟수는 적게 내주고, 이길 때는 작게 여러 번 이겨서 이긴 경우의 총량을 더 크게 만들자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