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등판

 



1. 개요
2. 상세


1. 개요


북한 강원도 일대에 자리잡은 대규모 목축기지.

2. 상세


세포군의 구릉지역을 '세포등판'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5만 정보(약 1억 5천만 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축산 단지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단일 목장으로는 가장 큰 삼양목장의 50배 크기로, 면적이 워낙 넓어 행정 구역 상으로는 3개의 군(평강군, 이천군, 세포군)에 걸쳐 있다.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치적 사업 중 하나로 2012년 9월 22일 착공하여 2017년 10월 말에 준공하였다.
이 축산 단지는 김정은 정권의 단독 구상이 아닌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에 의해 건설된 것이다. 실제로 FAO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농축산 컨설팅 업체인 GAC를 통해 설계 지원, 운영 노하우 전수를 받았다. 당연히 북한에서는 컨설팅 업체의 설계 내용을 김정은이 단독으로 했다고 선전하면서,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우기 바빴다. 컨설팅 업체에서 제공한 내용을 김정은이 저술한 것처럼 꾸며 단행본으로 출판하여 북한 전국에 뿌려댔다고 한다(...).
애초에 5만 정보라는 엄청난 규모는 북한이 아니면 이루어지기 어려운 특수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저 정도의 축산단지를 개발한다고 하면 우선 막대한 토지 보상비가 필요하고, 시설물 건설과 완공 이후 인프라 구성 등에 굉장한 재력과 노력이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에선 김정은이 결심하면 모든 번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대규모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저 정도 축산 단지의 건설이 가능했던 것이다.
일부 매체에서는 이 단지의 시설이 외관만 치중해서 내실이 없다는 식의 보도를 했는데, 이는 뇌피셜이다. 애초에 GAC에서 컨설팅을 받았으면 중박은 친다. 이 단지에는 목초 방목장과 축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육에 필요한 건초재배장, 건초가공장, 사료공장 등이 있어 외부에서 가축의 먹이 조달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가공 공장들을 두어서 육가공품과 유제품 등을 생산한다. 이외에도 수의 시설, 방역 시설, 품종 개량 시설, 연구시설, 관리동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무엇보다, 가축 분뇨를 자동으로 집진하여 메탄 가스를 추출해 LNG로 가공[1]한 뒤 단지 내 시설들과 근로자 주택에 연료, 취사용 가스를 공급하는데, 북한에서 가스를 공급받는 집은 평양에도 없다. 또한, 설계 단계에서 ERP 시스템도 도입해서 북한 내 생산 시설 중 가장 효율이 높다고 한다. 주문 물량은 광명망에도 접속해서 온라인으로 발주를 받아 관리한다고 한다.
김정은 본인도 이 단지에 꽤 관심을 갖고 있는지 외국의 최신 축산 관련 서적, 시료, 표본들을 구입해 주었고, 이 단지에서 일할 많은 기술자들을 해외에 유학, 견학시켰다고 한다. 건물 모양은 확실히 유럽풍인데, 여기에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의 취향이 반영되어있다는 분석이 있기도 하다.
외부의 컨설팅 기관에서 설계를 받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 시설이라 인프라도 잘 조성되어 있다. 곳곳에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들이 설치되어 있고, 저수지 간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 시설도 있어, 단지 내에는 항상 전력이 공급된다고 한다. 또한, 수도 시설도 완비되어 있고, 주택마다 상술한 가스를 연결한 보일러를 설치해 온수도 공급한다. 단지 내를 강원선이 관통하며, 성산역에서 여객과 화물을 처리한다. 성산역 역시 아예 새로 시설을 지었다.
이 단지 건설과 함께 북한에서 가장 낙후한 도인 강원도 중에서도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여겨지던 세포군 역시 졸지에 재정비를 받았다. 각종 공공시설이 재건축되어 대폭 확장되거나 신축되었고, 군 중심지에 있던 축산전문학교는 대학으로 승격되기까지 했다. 그런즉 현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만족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세포등판 건설 사업 도중 노후 주택들도 모두 새로 건설했기 때문이다. 집을 전기, 수도, 가스가 완비된 새 주택으로 지어준다는 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1] 이 기술은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시설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메탄 가스를 얻고 그것을 LNG로 개발하는 기술은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