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참가
1. 개요
다른 사람들 사이의 소송에 제3자가 당사자 또는 이와 비슷한 소송관계인으로 참여하는 것. 넓은 의미로는 소송당사자가 제3자를 끌어들이는 것까지 포함한다. 깊이 파고들면 매우 난해한 제도로서, 의외로 변호사들도 자세히는 모르는 예가 많다.
민사소송법에서는 그냥 "참가"라고도 표현하는데, 소송대리인은 위임을 받은 사건에 대하여 참가를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90조 제1항). 즉, 별도의 수권을 받지 않고서도 소송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2. 종류
2.1. 보조참가
보조참가란 소송관계에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당사자 중 일방을 돕기 위하여 참가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당사자 일방이 패소하면 자기도 법적으로 피를 보게 생겼으니까 자기도 끼어 들어서 주장, 입증을 하는 것. 예를 들어, 채권자가 보증인을 상대로 보증채무금 청구소송을 하고 있고, 보증채무의 존부가 다투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혹시라도 보증인이 패소할 경우 주채무자는 보증인에게 구상권 행사를 당할 수 있으므로, 주채무자는 피고 보조참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소송참가에 관한 조문 체계 자체도 보조참가에 관한 규정을 다른 소송참가에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 실제로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참가의 형태가 바로 보조참가이다.
다른 참가인들이 당사자의 일종인 것과 달리, 보조참가인은 당사자는 아니고 당사자와 좀 비슷한[1] 그 무엇이다.
제3자가 이해관계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지위에 있는 자인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를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라고 하며, 그 밖의 일반적인 보조참가를 '통상의 보조참가'라고 한다.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의 가장 비근한 예는,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을 들 수 있다. 가령, 중앙노동위원회가 구제신청이 있은 문제의 해고가 부당해고가 맞다고 인정하였는데 사용자가 이에 불복할 때에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그 경우 근로자 역시 피고 보조참가를 할 수 있다.
통상의 보조참가인은 당사자가 아닌데도 판결의 모종의 효력이 미치는데, 이를 '참가적 효력'이라고 한다. 아주 쉽게 말해서, 기왕 소송에 참가까지 한 이상 나중에 피참가인과의 사이에 소송할 때 딴 소리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인은 당사자에 가까운 지위에 있으므로 통상의 보조참가인보다 소송상의 지위가 더 강력하다. 예컨대, 보조참가인이 상소를 하였으나 피참가인은 상소권을 포기하여 버린 경우에, 통상의 보조참가인이 한 상소는 효력이 없게 되지만,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인의 상소는 여전히 효력이 있다.
2.2. 독립당사자참가
제3자가 기존 소송의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에 대해 청구를 하고, 그 청구와 기존 당사자 간의 청구를 병합심판에 부치는 참가형태다. 2002년 개정 전에는 당사자 쌍방에 대해 청구하는 독립당사자참가(쌍면참가)만 있었는데, 2002년 개정으로 일방에 대해서만 청구하는 독립당사자참가(편면참가)도 가능하게 되었다.
2.2.1. 유형
소송목적의 전부나 일부가 자기의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참가하는 것을 권리주장참가라 한다(제79조 제1항 전단). 가령, A가 B를 상대로 소유물반환 청구소송을 하고 있는 경우, "A가 아니라 내가 소유자다"라고 주장하는 C는 그 소송에 참가하여 A를 상대로는 소유권확인을 청구하고 B를 상대로는 소유물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독립당사자참가를 '권리주장참가'라고 한다.
소송결과에 따라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참가하는 것을 사해방지참가라 한다(제79조 제1항 후단) 그 밖에 A와 B가 짜고 치는 고스톱 식으로 소송을 하고 있는 경우에 그대로 판결이 나 버릴 경우 권리가 침해되게 되는 C가 그 소송에 참가하는 것을 '사해방지참가'라고 한다. 실무상 매우 드물다.
권리주장참가와 사해방지참가 모두 합일확정이 요구된다.
2.2.2. 요건
(1) 타인간의 본안 소송 절차가 계속 중이어야 한다.
(2) 제3자가 소송목적의 전부 또는 일부가 자기 권리임을 주장하며 참가하는 권리주장참가의 경우, 참가인이 주장하는 권리는 본소의 원고의 권리와 양립불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3) 참가의 취지를 밝혀야 한다.
(4) 청구병합요건과 일반소송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 소송과 동종 절차에서 심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다른 전속관할에 속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2.2.3. 절차
독립당사자참가는 실질적으로 신소의 제기이기에, 서면에 의해야 한다. 보조참가의 참가신청에 관한 조문을 준용한다. 참가신청인은 참가취지, 이유, 청구취지, 청구원인을 밝혀야 한다. 종전 당사자는 참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법원은 참가신청에 대해 참가요건을 조사하고, 흠결이 있으면 부적법 각하해야 한다. 청구병합요건과 소송요건도 조사해야 한다.
참가인이 참가가 권리주장참가인지 사해방지참가인지 밝히지 않는다면 석명권을 행사하여 어느 쪽인지를 명백히 한 다음에 참가의 적법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대판 94. 11. 25. 94다12517). 특별한 주장을 한 바 없다면 권리주장참가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판 92. 5. 26. 91다4669).
2.3. 소송승계참가
소송승계참가(참가승계라고도 함)는, 근거 조문은 달랑 한 조이지만, 독립당사자참가보다 훨씬 중요하다.
가령, A가 B를 상대로 금전지급청구소송을 하고 있었는데, C가 소송중에 A로부터 채권을 양수하였다면 C는 소송승계참가를 할 수 있다.
소송이 기본적으로 3파전이 되므로 독립당사자참가의 법리가 어느 정도 준용된다. 사실, 독립당사자참가의 법리를 공부하는 진짜 이유는 소송승계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보아도 아주 과장은 아니다(...).
가령, 위 사안에서 A는 B의 동의를 받아 소송탈퇴를 할 수도 있다. 다만, 탈퇴하더라도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2]
2.4. 소송인수참가
나머지 소송참가들과 달리, 소송인수참가(인수승계라고도 함)는 제3자가 스스로 참가하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제3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권리, 의무의 승계가 요건이므로, 소송승계참가와 약간 비슷한 데가 있다.
주의할 것은, 신청만 달랑 한다고 바로 그 제3자가 인수참가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심문을 거쳐[3] 인수결정이 있으면 그 때 비로소 그 제3자가 인수참가인이 된다.[4]
2.5. 공동소송참가
공동소송참가는 소송의 목적이 당사자 일방 및 제3자에 관하여 합일확정되어야 하는 경우에, 그 제3자가 원고 또는 피고의 공동소송인으로서 참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공동소송참가는 당사자 중 일방과 필수적 공동소송인이 될 관계에 있는 자가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의 경우에 일부 공동소송인이 빠져 있다가 나중에 들어가는 때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공동소송참가다.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와 구별이 모호해서 학설상, 실무상으로 논란이 많다.
공동소송참가는 당사자적격을 갖는 자만 할 수 있지만,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는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2.5.1. 요건
(1) 타인 간의 소송이 계속 중이어야 한다.
(2) 소송목적이 원피고 중 1인과 참가인에게 합일확정되어야 하는 경우여야 한다.
(3) 공동소송참가를 하려는 자는 스스로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당사자적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당사자적격이 없다면,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를 해야 한다.)
3. 소송고지
당사자 역시 소송참가를 할 수 있는 제3자에게 소송고지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너랑 관련된 소송을 우리가 하고 있으니, 와서 너도 나를 거들어라. 이렇게 알려 줬는데도 네가 안 거들어서 내가 패소하면 그 때는 알지?"라는 취지의 고지라고 할 수 있다.
법률용어를 써서 말하자면, 제3자에게 유사시에 참가적 효력이 미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개별법률에서는 아예 소송고지를 의무화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법문에는 마치 당사자가 직접 소송소지를 하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소송고지서를 첨부한 소송고지신청서를 법원에 내면, 법원이 그 소송고지서를 송달함으로써 소송고지를 하는 것이다.
[1] 가령, 보조참가인에게도 변론기일 통지 같은 것을 해 준다.[2] 그래서 판결문에도 "원고(탈퇴) A"라고 기재한다.[3] 심문기일을 굳이 잡는 것은 아니고, 그냥 변론기일에 그 제3자를 소환하여 심문함이 일반이다.[4] 법원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피인수신청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