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의 꽃
숨을 거둔 아침을 애도하는 눈이 내리네 떠돌이 개는 멀리서 짖고 게다 소리가 삐걱삐걱 인과의 무게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어둠을 품은 고리무늬 우산 하나 목숨의 길을 가는 여자 눈물은 이미 버렸습니다 뒤돌아 본 강물에 실려 방랑의 세월이 멀어져가네 얼어붙은 학은 움직일 줄 모르고 울어댄 비와 바람 싸늘한 수면에 헝클어진 머리 비추며 눈물 조차 보이지 않는 고리무늬 우산 하나 원한의 길을 가는 여자 마음은 이미 버렸습니다 의리도 자비도 눈물도 꿈도 어제도 내일도 나와는 인연 없는 말 원한의 강에 몸을 맡기고 여자이기는 이미 포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