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전

 



1. 개요
2. 수를 세는 법
3. 유가무가
4. 귀삼수
5. 변삼수


1. 개요


手相戰. 바둑에서 흑과 백이 딱 붙은 채 고립되어 이건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다 싶은 미생인 돌들끼리 서로 사활을 걸고 싸우는 상황을 말한다. 바둑판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국지전으로, 전체적인 형세보다는 한 수라도 절약하여 상대보다 먼저 상대 측 미생마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놓아야 하는 치열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수상전이 승부와 직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통은 시작할 때에 수가 더 많은 쪽이 이기며, 수가 같다면 먼저 두는 쪽이 이긴다.

2. 수를 세는 법


활로를 세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몇 번 두어야 따낼 수 있는지 세면 된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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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백돌을 4번 두어야 따낼 수 있고 백도 흑을 4번 두어야 따낼 수 있다. 즉, 흑도 백도 전부 수가 4개로 먼저 두는 쪽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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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처럼 양쪽 사이에 있는 공배의 경우 '두었을 때 내 수가 줄어드는 지'도 따져야 한다. 흑이 A에 두나 백이 A에 두나 서로 자기 공배를 하나씩 메우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런 것은 함부로 수로 세면 안된다. 이것을 '안쪽 공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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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가 있을 때에는 그것을 무시하고 수를 조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위의 형태에서 백은 어디쪽이든 흑을 바로 단수쳐서 잡을 수 없고 무조건 한발 물러섰다가 단수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흑이 3수, 백이 2수로 백이 먼저두더라도 흑이 이긴다.
  • 이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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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있을 때에는 위에 언급했던 '양쪽 사이의 공배'가 더욱 중요해진다. 후술할 유가무가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 일단 나누어진 두 집이 있으면 살아있으니깐 당연히 수가 무한대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못 살아있는 형태의 경우만 따지자. 일단 집 하나는 수 하나, 둘은 수가 두 개, 셋이면 수가 세 개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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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궁도가 넓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진의 궁도는 정사궁인데, 얼핏 집이 4개이니 수도 4개일 것 같지만 메우다 보면 백이 흑 세점을 따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위와 같이 세 번 메운 다음 백이 흑돌을 따내면 또 세 번 둬야 하므로 흑은 총 6번을 둬야 한다. 여기서 백이 흑돌을 따낼 때에는 수가 하나 줄어든 것과 같은 취급을 하므로(상대 수를 못 메우고 돌을 먼저 따내야 하니깐) 총 수는 5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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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오궁도는 수가 8수, 매화육궁은 무려 12수가 된다.[1] 사활에서 이들은 먼저 두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형태지만 수상전에서는 상당히 튼튼한 맷집을 확보할 수 있다. 매화육궁은 실전에서 잘 등장하지 않지만 오궁도는 실전에서도 가끔 등장해 수상전에서 충격과 공포의 탱킹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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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주의해야 할 점은 귀에서는 귀의 특수성으로 인해 같은 형태여도 수가 달라질 수 있다. 사진의 형태는 정사궁이지만 수가 5수가 아닌 고작 3수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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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관련한 수상전 용어로 대궁소궁이 있다. 의미는 양쪽의 돌에 전부 집이 있을 경우 궁도가 넓은 쪽이 무조건 유리하다는 것. 이미지에서 흑은 오궁도에 치중이 있고 공배 하나가 있으니 8수고 백은 꽃사궁에 치중이니 4수로 흑이 무조건 이긴다.

3. 유가무가


有家無家. 직역하면 한쪽은 집이 있고 한쪽은 집이 없다는 의미. 착수금지자충의 원리를 이용하여 수상전에서 크게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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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두 수, 백도 두 수로 서로 같다. 일반적이라면 백이 먼저 두면 수상전을 이기겠지만 이 형태에서는 흑의 한쪽 수는 자충인 안쪽 공배라서 둘 수 없고 나머지 한쪽은 집으로 착수금지에 걸려서 둘 수 없다. 따라서 흑이 가일수하지 않더라도 이겨있는 형태로 백돌은 전부 잡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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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쪽 공배가 없으면 유가무가가 성립하지 않는다. 흑은 정사궁에 공배 하나로 6수, 백도 공배 6개로 6수로 동일하므로 먼저 두는 쪽이 이긴다.
또한 집이 없는 쪽이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도 유가무가로 승리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보통 집이 없는 쪽의 바깥쪽 공배가 (안쪽 공배의 수 + 집이 있는 쪽의 안쪽 공배를 제외한 수)보다 같거나 많으면 유가무가여도 집이 없는 쪽이 승리할 수 있다. 맨 위의 형태에서는 공배가 하나만 더 있으면 백이 흑을 잡을 수 있다.

4. 귀삼수


귀에 있는 돌을 세 수 이하로 줄이는 기술. 먹여치기를 응용한 것으로 실전 정석에서도 이 형태가 관계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반드시 익혀두어야 하며 수상전에서 가장 유명한 형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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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둘 차례. 문제는 현현기경의 식불하인세(食不下咽勢)이다. 양쪽이 수가 3개이지만 백은 도망칠 곳이 없는 반면 흑은 약간 움직일 여지가 있다. 그래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물어뜯듯이 귀삼수를 응용하면 흑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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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단젖힘다음 흑이 끊어서 백 한 점을 잡으면 백이 내려서 두 점으로 키워죽이는 것이 첫 번째 키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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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흑은 부득이하게 두 점을 잡게 되는데 이때 석 점 쪽을 단수치고 따낸 자리에 먹여치는 것이 두 번째 키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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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한점을 잡으면 뒤에서 한번 이어주면 상황 끝. 흑이 도망치려 해도 요석인 흑 석점을 단수쳐서 잡을 수 있다. 만약 흑이 백이 단수친 곳으로 둬서 촉촉수를 방지하려 하면 뒤에서 메우면 한 수 빠르게 흑을 잡을 수 있다. 앞서 나왔다시피 안쪽 공배가 없으면 유가무가가 아니므로 백이 흑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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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는 대개 이런 형태에서 귀삼수의 맥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나와서 끊으면 위의 형태로 손쉽게 환원할 수 있으니 백의 실수를 놓치지 말고 귀삼수로 참교육해주자.

5. 변삼수


변에서 생기는 귀삼수의 형태로, 비슷하게 돌을 끊어서 두점으로 키워죽인 뒤 먹여치는 과정이 귀삼수와 동일하다.

[1] 이미지에서는 흑이 치중을 뒀으니 한 수 줄어서 각각 7수, 11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