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욱(대군사 사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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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사 사마의에 등장하는 순욱. 배우는 왕진쑹.
1. 개요
2. 작중 상세
3. 인물관계
4. 관련 문서


1. 개요


실제 역사가 그랬듯, 조조가 가장 의지하는 신하 중 한 사람. 조조의 오른팔인 순욱이지만, 곽가와는 달리 온전히 조조만을 위해 움직이지는 않으며 작품 시작부터 이러한 면모를 보여준다. 한 왕조 대신들의 조조 암살에 대해 순욱도 초청을 받으나, 조조의 신하였던 순욱은 그를 배신하지 않으며, 반대로 조조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한 황실에 크게 타격이 가게 되므로 조조에게도 이 사실을 숨긴다. 곽가가 측근 중의 측근으로 묘사된다면, 순욱은 믿음직한 파트너처럼 묘사된다.
조조 또한 순욱이라고 하는 인재에 대한 평가에 여러 정치적인 고려 또한 포함되어 있다. 조조가 순욱을 중용하는 이유에는 '왕좌지재'라 불리는 순욱의 능력이 뛰어난 덕분도 있지만, 순욱의 뒤에 있는 거대한 씨족 을 포섭하고자 하는 계산 역시 포함되어 있다. 순욱이 조조와 한황실을 조율해 망해가는 한나라를 다시금 부흥시키려 하듯이, 조조 또한 순욱을 통해 세력 내부의 조조 자신의 것이 아닌 집단을 조율하고 있는 것.
실제 역사에서도 조씨가문은 청류파 집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력인사들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순욱이라는 오른팔은 세력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이었다. 우연인지 조조가 의도하여 설정한 바인지 조식과 조비가 후계자 경쟁하는 동안 그들의 오른팔이었던 양수, 사마의는 모두 청류파 출신 명문가문이었으며, 사마의는 조비에게 "짐이 동쪽에 있을 때는 그대가 서쪽을 맡고, 짐이 서쪽에 있을 때는 그대가 동쪽을 맡으시오"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신뢰 깊은 뛰어난 인재였다. 역할 측면에서도 조예 때에 이르러서는 직접 군사를 이끄는 일이 많아졌지만, 조비 때의 관계는 조조-순욱과 같이 황제가 친정에 나서는 동안 뒤를 맡기는 형태였다.
즉 사마의가 신입일 때 지도자의 오른팔이 한 세력을 통솔할 정도의 능력 + 위나라 핵심세력들을 이끌 수 있는 출신 성분이라는 것은 사마의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에서 미래를 보여주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사마의 또한, 크게 평가받는 능력있는 선비이자 청류파 명문 가문 출신이기 때문. 작중 청류파라는 출신 성분의 개념은 전혀 묘사되지 않지만 명문가인 것은 줄곧 어필하며, 이 작품에서는 내부 정치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이 높다보니, 본래 순욱이 대표하던 이 "사대부"라는 집단을 추후 사마의가 중신이 되어 그들의 지지를 받고 대표하는 입장으로 위치하게 되는 걸 꾸준히 묘사하는 편이다.
세설신어에 나온 '순욱과 만남 사람은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피운다.' 라는 기록을 맞췄는지, 이 작품의 순욱은 언제나 집에서 사람을 만날때마다 여러개의 향초를 태워 불과 향내음을 풍기는 자리에서 대화한다. 조조나 사마의를 만나기 전에도 유리잔 안에 향을 태운 다음에 앉아서 이야기를 한다.

2. 작중 상세


조정 중신들 가운데 최고령자는 아니나, 사실상 큰어른에 가까운 위치를 가지고 있다. 상서령의 위치에서 중신들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며, 사마의 또한 난관에 부딪칠 때면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는 인물. 실제 역사에서도 사마의는 순욱에 대해 엄청난 찬양을 하기도 하였다. 사마의가 양수의 모함에 의해 처음으로 난관에 부딪혔을 때도, 조식이 천자와 천자의 사신만 드나드는 사마문을 열고 마차로 타고 내달렸을 때, 사마랑이 조식 대신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될 지경에 처하자 마지막에 사마의가 가르침을 구하러 찾아간 사람도 순욱이었다. 당시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순욱 또한 사마의를 매우 높게 평가하며, 자신의 뒷세대를 책임질 만한 인물로 생각하는 듯. 많은 가르침을 전해달라는 사마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격려한다.
조조가 사마의에 대해 순욱과 이야기를 나누다. "상서령(순욱)과 같구려"라 말하는데, 어찌보면 핵심 중신이 되는 사마의의 미래에 대해 제작진들의 붙여놓은 복선적 발언.
조조의 흉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곽가와는 달리, 순욱은 한황실의 유지라는 이상이 있고 그것이 우선된다. 여기에 응당 조조의 후계자는 조비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현자'를 세워야 한다던 곽가와 달리 작중 초반부터 '장자'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조가 둘에게 후계자에 대해 물을 때의 묘사부터가 조조의 부하로서 이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데, 순욱은 조조에게 죽간과 붓을 받고 잠시 생각한 뒤 망설임 없이 써나가지만, 곽가는 생각하다 조조의 눈치를 본 후 답변을 적어나간다. 조조의 부하로서 자신의 이상을 유지하는 순욱과 조조의 이상만을 위해 헌신하는 곽가라고 하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나타낸 묘사.
이렇게 "한 왕조의 주요 고관" + "적장자 지지자" 라는 점 때문에 사마의 세력의 주요 조력자로 등장하며, 사마의는 그에게 여러번 큰 도움을 청하고, 순욱이 사망하였을 때 조비측은 자신들의 가장 큰 버팀목이 사라졌다 낙담한다.
이러한 조조의 부하이자, 한 왕조의 부하인 순욱의 캐릭터성은 작품 시작부터 드러나는데, 작중 동승이 조조를 척살하고자 사람을 모으는 맹약서를 돌릴 때, 자신 앞에 놓인 맹약서에 서명은 거부했지만 일을 알고도 일부러 조조에게 말하지 않았다. 동승 사건의 여파를 최대한 축소하여 신하들이 다치지 않고자 한 행동이었고, 조조는 그런 순욱과 손 잡고 마주 앉아 살갑게 미소짓다가도 떠나보내는 즉시 표정을 바꾸고 태도를 달리 한다.[1] 인간적으로 순욱을 신뢰한다는 모습을 보인 조조의 행동은, 원소와의 전쟁을 앞두고 가며 후방을 안심하고 맡길 인물이 상서령 순욱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순욱 또한 모르지 않는다. 양수가 조조에 대항한 죄명에 얽혀 감옥에 갇혀있을 때, 그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던 중 '''"어차피 우리는 다 바둑알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다름아닌 순욱이다. "나와 사공(조조)이 지낸 세월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그런 순욱의 입에 "자신들은 더 높은 차원에서 자신들을 휘두르는 존재들에 의해 움직이는 바둑알이다."라고 하는 장면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지금의 명공을 한의 신하라 할 수 있습니까? 사공도 승상도 위공에도 만족 못 했으니 대왕도 만족 못 하겠지요. 명공이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이제 한 걸음 남은 그것입니까?

이렇듯 내심 한의 부흥을 꿈꾸고 있고, 그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조의 위왕 즉위 과정에서 서로의 내심을 열고 나누는 대화는 실로 명장면이다. 묘하게 신삼국의 조조와 대비되는 장면인데 신삼국의 조조는 천하가 나를 오해하던 말던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의 영웅형이라면, 여기서의 조조는 순욱 만큼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를 열망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대만은 온전히 내 사람이라 생각했다!"는 서운함의 표현, 그리고 끝내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신념을 양보하지 않았던 순욱을 보고 멘붕하면서 '천하가 이 조맹덕을 언제까지 계속 오해할 것인가!'라는 애절함과 분노와 탄식이 섞인 한 인간으로서의 번민은 조조에게 순욱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순욱이 직접적으로 비판을 하며 각을 세우자 두눈을 질끈 감고, "날 부르는 명공의 소리가 실망으로 가득찼으니..."라며 순욱의 생각을 조조 본인이 스스로 내뱉을 때 힘 없이 아래를 바라보는 두 눈과 꾹 닫아 아래로 내려가는 두 입으로 금방이라도 울 것 마냥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는 우울함을 보여주는 조조 배우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품 그 자체.
결국 16화에서 빈 찬합으로 순욱을 사실상 자살로 몰고 간 뒤에 그의 관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조조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여러가지 복잡한 관계였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순욱을 자신의 오른팔로서 진심으로 누구보다도 크게 아끼나, 그와 동시에 그런 존재마저도 필요하다면 눈물을 머금고 내치고 마는 조조라는 인물을 담담히 보여준다. 심지어 나중에는 순욱과 조충의 환상을 볼 정도인데, 몇날 며칠동안 낙담에 빠져있다가 조정에서 유달리 아끼던 자식과 유달리 신뢰하던 신하 그 둘의 환상을 보게 된다. 조조는 내심 속으로 황제가 될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묘사되나, 순욱의 마지막 일갈을 받아들여 결국 자신은 한나라의 신하로 죽기로 결심한다.
순욱은 20년 동안 끊임없이 한실과 조조 사이를 끝없이 조율하려고 했다. 오직 조조가 끝까지 한실의 신하로 남아있기 바라는 마음 뿐이었지만 결국 조조의 끝없는 야심으로 인하여 두 사람의 사이는 갈라졌고, 결국 순욱은 '''"출사한 지 30년 만에 더는 한실의 녹봉을 받아먹을 수 없겠구나."'''라는 말만을 남기며 죽음으로 조조의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3. 인물관계


한나라 대신들을 이끄는 입장에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고관들과는 사이가 나쁜 편은 아니다.
아무래도 조조와의 관계가 가장 밀도 높게 묘사되는데, 위처럼 조조는 뛰어난 능력과 상당한 정치적 자산을 가진 자신의 부하이기에 크게 신뢰하고, 순욱은 조조를 주인으로서 진심으로 따르나 동시에 한나라의 부흥을 바라며 그와 한황실을 조율하려 한다. 여기에 20여년의 기간이 합쳐지며 둘도 없이 의지하는 부하이다. 때문에 그런 순욱과 대립하게 되자 절망에 빠지고, 또 그가 죽자 몇날 며칠을 낙담하다 그와 조충의 환상을 볼 정도. 조충이 다른 자식들보다도 유달리 아끼던 자식인걸 생각할 때 순욱이라는 부하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존재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버린다는 점에서 조조라고 하는 냉혹한 정치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사마의, 조비 측과는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의 고관대직 + 적장자 지지자라는 점 때문에 그들에게 많은 도뭄이 되어주기 때문. 첫 만남에서의 사마의는 조비와 관련이 없었으나, 그가 얻은 모함에 따라 다수의 한나라 고관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도움을 주었었고 사마의가 조비와 함께하게 된 이후로는 후계 싸움의 든든한 조력자 정도의 이미지로 나온다.
때문에 양수 측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훼방을 놓는 얄미운 존재. 그래도 이 작품의 양수가 호방한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에 뛰어난 인물인 순욱을 존경하기는 할 것이다. 감옥에서 사마의에게 이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하였고. 물론 정치적으로는 걸림돌이라 여기겠지만.

4. 관련 문서




[1] 이 때 조조는 순욱의 본심을 짐작하면서도 일개 민간의 아낙과 필부도 지키고 싶어하는 비밀이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순욱을 안심시키고 대수롭지 않은 척 덮어 두려고 한다. 순욱이 떠난 후 목간을 태우는 장면에 불편한 마음을 털어 내려는 조조의 의도가 집약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