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신어

 

世說新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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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진남북조의 유송(劉宋)시대에 황실의 인척인 유의경이 쓴 지인소설(志人小說)
본래 이름은 '세설(世說)'이었지만, 남송 시대쯤에 '신어(新語)'가 붙어서 세설신어가 정식 명칭이 되었다. 제목의 의미는 세상의 이야기들. 당시의 명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의 주제에 따라서 장을 나눠서 기록해 놓고 있으며, 이야기는 대체로 짤막하다. 한마디로 당대의 가십(gossip) 모음집. 또한 귀신, 환상종, 기이한 자연재해 등 온갖 신기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며 오늘날로 치면 괴담이나 도시전설급의 으스스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있다.
당대 실존인물에 대한 꾸며낸 이야기를 주로 담은 소설이기 때문에 정치사적으로는 신빙성 있는 사료가 될 수 없지만, 묘사가 굉장히 생생하기 때문에 남북조시대의 생활상을 파악하는 사료로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당대에는 전해졌지만 현대엔 실전된 사서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기에 이런 몇몇 부분은 사료 연구에 중요하며 당대의 사람들이 특정 인물에 대하여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다.[1]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친숙한 인물의 일화도 여러 곳에 등장한다. 이 중에는 삼국지연의에서 채택한 것도 적지 않지만, 신선한 일화도 많이 있으므로 찾아보면 재미있다. 삼국지연의에서 양수의 꾀나 그 최후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각종 진기한 이야기는 거의 이 책에서 따온 것이다.
내용이 매우 많아서 편집한 경우도 있는데, 중국 명나라 때 왕세정이 세설신어와 하씨어림[2]을 축약하면서 결합한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라는 것이 있다, 축약된 부분이 많다는 단점이 있으나 세설신어의 체제에 맞게 재편집하여[3] 세설신어의 확장판에 가깝게 만들어 명나라 시기에 널리 유행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내용이 매우 길기 때문에 그 인물에 관련된 일화에 기초해 인명의 가나다순으로 편집한 세설신어 성휘운본이 등장했는데, 그 덕분에 장점으로 내용을 찾아보기는 쉽지만 단점으로 세설신어에 있던 주석이 빠졌다는 문제점이 있다.
살림출판사에서 완역본으로 엄청 두껍고 다 모으려면 비싼 책으로(…) 나왔지만 절판되었다. 최근 지식을 만드는 지식 고전선집에서 세설신어의 편집판이 나왔다. 뒤에 이어서 명문당(전 3권), 동서문화사(전 4권), 학고방(전 3권)에서도 완역본을 출판하였다.

[1] 예를 들면 조조의 경우 실제로 유부녀를 특히 좋아했지만 젊었을 때 남의 아내를 납치강간 시도한 야사가 전해질 정도로 이미 세간에는 유부녀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인물로 여겨졌음을 짐작 가능하다.[2] 양한 때부터 송원대까지의 고사를 모은책, 세설신어와 겹치는 내용은 적지 않았다.[3] 세설신어에서 8할, 하씨어림에서 3할을 가져와서 총 1424조의 고사 중에 세설신어 쪽이 849조, 하씨어림 쪽이 57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