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콰이어
1. Squire
신사, 지주라는 뜻이다. esquire와 같은 유래의 말이다.
본래 의미는 견습기사 혹은 종자. 기사가 되기 전에 기사를 따라다니면서 시중드는 사람이다. 주로 기사 대신 이런저런 잡심부름을 하거나, 기사의 무기와 갑옷과 말을 관리하거나, 기사가 출격하기 전 갑옷을 입혀주거나(전신갑옷의 팔이나 다리 부분은 혼자서 입기 힘들었다) 하는 역할이었으며 기사와 함께 전장에서 싸우기도 했다. 소설 돈 키호테에 등장하는 산초가 종자의 대표적인 캐릭터.
중세 후기인 13세기 즈음부터 스콰이어는 종자나 견습기사보다는 하급기사에 가까운 개념이 되었다. 화폐경제가 발달하고 고전적인 형태의 봉건제가 해체되면서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기사 역시 단순한 엘리트 전사계급 이상의 복잡한 의미를 가진 사회적 신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중앙집권이 진행되고 왕의 사법권과 행정권이 확대되면서 기사들은 이전까지 고위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다양한 행정직에 임명되었고, 직업군인이자 지역 유지이자 왕의 관료에 걸맞는 여러 의무를 지게 되었다.
동시에 농촌의 자급자족 경제 아래에서 역할 구분이 비교적 단순했던 과거와 달리, 장원 내에서 평민 출신인 대관이 기사인 성주보다 큰 권한을 가지거나 전장에서 스콰이어가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기사들의 상관이 되는 식의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14세기쯤에는 이런 현상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결국 명예롭지만 실질적인 이익은 적고 막대한 의무를 져야 하는 기사 작위를 포기하고 그냥 '하급기사'. 즉 스콰이어의 직위에 만족하는 귀족 자제들이 늘어났다. 근세 이후에는 군사적인 의미도 옅어지고, 이 계층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 대토지 지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주라는 말로 뜻이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