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역설
- 다른 상대성 이론 역설: 막대와 헛간 역설
1. 개요
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 개념과 모순되는(것처럼 보이는) 역설. 이 역설이 나온 당시에는 꽤 큰 골칫거리였지만 지금은 깔끔히 해결되었다.
2. 역설의 내용
쌍둥이 역설은 이렇게 전개된다.
- 한 쌍의 쌍둥이 중에서 형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가고 동생은 지구에 남는다.
- 그 우주선은 빛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한다.
-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지구에서 보면 시간 지연이 일어나 우주선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우주선에 타고있는 형의 기준계에서는 우주선이 아니라 지구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자신에게서 멀어진 것이므로 지구의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른 것처럼 보인다.
- 10년후 형이 돌아왔을 때, 지구에 남아있던 동생의 입장(기준계)에서는 형의 나이가 동생보다 어리지만, 우주선을 타고 돌아온 형의 입장에선 동생의 나이가 더 어리다.
- 뭐!?
2.1. 조건
쌍둥이 역설을 더 구체화하고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조건이 더 필요하다.
- 우선 두 형제는 각자의 관성계에서 서로의 나이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즉, 1광년 떨어진 우주선에서 빛이 도달하면 동생은 형의 나이가 지금 보이는 나이보다 1*(우주선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만큼 더 먹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여기서부터 후술할 서로의 시점에서 관찰한 상대방은 모두 이러한 유추가 완벽하게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빛의 도달 시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 형의 우주선은 지구를 출발하기 이전부터 등속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시점에 두 형제의 나이가 같았다고 가정하자. (혹은 서로 시계를 동기화했다.) 서로가 나이를 다시 맞춰볼 수 있는 시점은 형이 지구에 돌아와 둘이 같은 장소에 다시 모이게 되었을 때이다. 그 이유는 상대성 이론에서는 동일한 위치에 있지 않는 이상 '동시'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위치에서 일어난 두 사건이 한 관성계에서 동시에 일어난 것처럼 보여도 다른 관성계에서는 동시가 아닐 수도 있다. 동시성의 상대성 참조.
2.2. 역설이 되는 이유
쌍둥이 역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형 입장에선 동생이 자기보다 어려야 하고 동생 입장에선 형이 자기보다 어려보여야 하는데 이것이 논리적으로 모순이기 때문이다. 형이 우주선을 타고 가면 시간이 느려져서 동생보다 어려지게 된다는 것 때문에 역설인 것이 아니다. 이것은 특수 상대론에 의해 유도되는 자연스러운 시간지연 현상일 뿐이다. 문제점의 핵심은 "서로의 시점에서 상대방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는 점"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로의 입장에서 둘이 같은 장소에 모였을 때 과연 누가 더 나이를 먹었을지에 대한 해답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1]
출발지인 지구에 있는 동생은 가만히 있고, 형 만이 '우주선을 타고 움직였기' 때문에 당연히 형의 시간이 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상대성 이론의 본질을 보지 못한 대답이다. 더 간략화된 예시를 들자면, 형과 완전히 똑같은 우주선에 탄 동생이 정지해 있고 다른 우주선에 탄 형이 등속 운동으로 떠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운동 중인 형의 우주선과 정지해 있는 동생의 우주선은 등가원리에 의해 물리적으로 동일한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두 개의 우주선은 서로에 대해 멀어지고 있을 뿐 서로 완전한 대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둘 중에 어느 한 쪽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3. 역설의 풀이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가속을 경험[2] 한 쪽인 형의 나이가 더 젊어 보이게 된다'''.
이에 대해 가속하는 우주선의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상대론을 끌어오지 않고 특수상대론의 틀 안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관측자의 속도가 변함으로써 민코프스키 시공간상에서의 동시선의 기울기가 바뀌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지구의 시간대가 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우주선 관찰자는 지구에서 멀어지는 동안 / 가까워지는 동안 두 구간 모두 지구 관찰자의 시간이 자기보다 느리게 가는 것으로 인식한다.
- 하지만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는 순간 지구의 시간이 순식간에 미래로 점프하는 것처럼 보인다!
- 우주선이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동안은 적색편이에 의해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지구의 모습을 관측하게 된다.
- 우주선이 방향을 틀어 지구를 향한 때를 기점으로 갑자기 지구의 영상이 빨리감기를 하듯이 빠르게 움직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도착했을 시점의 시간은 우주선보다 더 흐른 상태가 된다.
[image]
지구 관측자 시점에서의 우주선의 움직임을 단순화한 시공간 좌표계에 나타낸 모습. 지구가 그리는 궤적이 수직선이고 우주선이 대각선의 궤적을 그린다. 방향 전환 전/후의 우주선의 동시선은 각각 푸른색/붉은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3.1. 우주선의 시간 지연
우주선이 '가속'된다는 것을 단지 한 관성계(우주선이 등속도로 지구에서 멀어지는 관성계)에서 다른 관성계(우주선이 등속도로 지구로 가까워지는 관성계)로의 전환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우주선의 좌표계는 관성 좌표계 2개를 합쳐 놓은 것이다. 전체 구간으로 봤을 때 우주선의 관성계가 비관성 좌표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역설'이 특수 상대론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반 상대론의 영역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우주선이 감/가속을 하는 기간이 무시할 정도로 짧다고 가정하면 우주선의 운동은 두 개의 관성계로만 이루어져 있으므로, 각 구간별로 특수 상대론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참고로 우주선의 속력을 $$V$$라 하고 감/가속에 걸리는 시간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즉, '''무한대'''의 가속도로 가속을 했을 때), 지구로 돌아오기까지 우주선에 탄 아이의 시간은 아래 관계를 가진다.
$$\displaystyle \Delta t_{\text{Y}} \geq \sqrt{1-\frac{V^2}{c^2}}\Delta t_{\text{Earth}},\ \Delta t_{\text{Y}}<\Delta t_{\text{Earth}}$$
위 식으로 시간 지연 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 그 속력이 광속의 3분의 2(초속 20만km)라면 지구에서 10년 흐를 때 우주선 Y에서는 7.5년 흐른다.
네이버캐스트 관련 글
그렇다면 두 관성 좌표계에서는 어떻게 될까?
3.2. 결론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우주선과 지구 양쪽 모두 상대방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인다.
- 하지만 우주선이 가속하지 않고 관성계로 계속 유지되는 한, 두 관측자는 절대 만날 일이 없으므로 모순은 발생하지 않는다.
- 우주선이 방향을 되돌려 지구로 가속하는 과정에서 우주선에 탄 사람 입장에선 지구의 시간이 미래로 매우 빠른 속도로 흐르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 결국 지구에서 둘이 만난 경우 가속을 경험한 쪽인 형의 나이가 더 젊다.
4. 관련 문서
[1] 형과 동생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어차피 둘 사이에 즉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둘이 같은 장소에 모인다면 편의상 정보 전달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전제 하에 서로 상대방의 나이가 더 늙어보인다면 평행우주라도 분기되지 않는 이상 이는 인과율의 위반이 된다.[2] 방향전환을 하려면 가속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