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콘(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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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아이스크림 콘.아이스크림콘은 차가움 속 달콤함을 지닌 소녀다. 그녀는 새로움과 상상이 가득한 삶을 좋아해 새로운 시도를 즐기고, 고지식하고 고집이 센 자들을 싫어한다. 머뭇거리며 시간 낭비 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의 호불호 표현에 거리낌이 없다. 강한 얼음의 힘이 냉정을 유지하게 해주어 좀처럼 이성을 잃지 않지만, 마스터와 함께일 때는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을 참지 못하고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세상을 폭파하자
바야흐로 최고의 시대--
인간은 정령을 이기고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최악의 시대이기도 하다.
정령의 저주로 나타난 낙신들이 인간의 영토를 끊임없이 잠식했다.
「--그리고 너희 식신들은,」
세이빈은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잔뜩 늘어놓으며 성냥을 켰다.
「마치 불과 같지. 마찰로 열을 내는 건 우리지만 결국 불씨를 지피는 건 너희야.」
그는 흔들리는 불꽃 뒤로 능글맞게 웃었다. 불빛이 비친 눈이 반짝였다.
「꼬마 아이스크림, 무섭지?」
「이게 뭐가 무서워! 빨리 던져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난 이런 지루하고 모호한 훈계는 듣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성냥을 실험품에 넣으라 재촉했다.
「하하하, 넌 정말 나를 닮았어!」
그가 손을 놓아 불타는 성냥을 슬롯에 넣자 도화선이 순식간에 타들어 갔고, 불길이 빠르게 실험품 내부로 들어갔다.
그 순간 세이빈이 나를 끌고 밖으로 달려 나왔다.
들뜬 세이빈의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폭발음이 귓가를 때렸다.
--「함께 이 세상을 폭파하자.」
그러나 몇 분 뒤,
「에잇... 또 실패야!」
산산이 조각난 실험품 조각을 꼼꼼히 뒤져봤지만, 여전히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찾지 못 했다.
「속상해하지 마, 실패의 길을 발견한 것도 발전의 일부잖아.」
세이빈이 곁에서 날 다독였다.
「아니... 알았어. 어떻게 넌 항상 나를 설득할 이유를 생각해내는 거야?」
「왜냐하면 난 세계 최고의 천재 과학자니까.」
「뭐래... 아직 학생이면서... 앗! 빨리 가야 해, 내가 대문 앞에 둔 얼음 마법진이 깨졌어! 창고 관리인이 돌아왔나 봐!」
「뭐? 오늘 참관일인데? 그 녀석 아직 아이돌 무대에 푹 빠져있을 시간 아니야?」
세이빈은 놀라서 내게 밀려가는 와중에도 지적을 잊지 않았다.
「올라, 일단 여길 빠져나가는 게 먼저야!」
「쳇, 아직 만족 못 했는데... 벌써 다음 실험 방법도 생각해놨단 말이야... 아이스크림콘, 난 나중에 반드시 교수가 되어서 내 전용인 진짜 실험실을 만들겠어! 그럼 아무도 방해 못 하겠지!」
「그래그래, 그럴 거야! 네가 창고에 몰래 들어온 것 때문에 퇴학당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난 수증기를 얼려 만든 눈꽃 양탄자를 타고 세이빈과 그곳을 빠져나갔다.
나무에서 낮잠을 자던 참새들이 놀라 짹짹거리며 날아갔고, 뒤에서 한발 늦은 관리인 아저씨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세이빈은 마주 보며 웃었다.
--이게 내 기억 속 마도학원에서의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다.
6.2. 2장. 새로운 삶
나는 운이 꽤 좋은 편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나를 처음 소환한 사람이 아주 재밌는 녀석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세이빈, 그는 늘 자신을 "세계 최고의 천재 과학자"라 칭했다.
하지만 사실상 그 말을 들어주는 건 나뿐이었다.
세이빈은 학교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는 아무도 천재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평범한 인간들과는 어울릴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오늘같이 모두가 세계 각지에서 온 가족, 친구, 관광객들과 함께 기뻐하는 참관일에도 그와 함께하는 건 나 하나였다.
「세이빈, 이제 실험도 못 하는데 어디 갈까? 」
「어디 가고 싶어?」
「음... 새로운 낙신 무기전이나 가볼까? 아님 마스터 용품전?」
「그건 전부 내 카피 제품인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럼... 아이돌 공연 보러 갈까?」
「그걸 볼 바에는 인형을 춤추게 하는 법을 연구하는 게 낫겠다.」
「...대체 어쩌고 싶은데?」
「날도 어두워졌는데 그냥 숙소로 돌아가자.」
「야! 세이빈!」
「왜 그래?」
내가 짜증을 내며 고개를 돌리자 그는 억울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우리는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바람이 유유히 불고 있었다.
「나 오늘 생일이야!」
「뭐라고? 바람이 너무 세!」
그가 못 들은 척을 하길래 난 앉아있던 눈송이를 흔들려 했다--
「으아앗, 알았어알았어 나 들었어!」
그가 크게 웃었다.
「기억하고 있었지! 네 생일을 어떻게 잊어? 숙소에 가서 준비해둔 텐트랑 두꺼운 옷을 챙기려던 거야--」
그는 지휘자처럼 우아하게 손을 뻗어, 학교 밖 설산을 가리켰다.
「챙겨서 저기에 가자, 어때? 별이 엄청 잘 보여.」
「와! 갈래!」
이게 바로 내가 그와 함께하는 이유다. 그는 매일 매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준다.
내 생일은 아주 기억하기 쉬운, 1년에 한 번 오는 마도학원의 참관일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그해 참관일에는 세이빈이 아직 모든 사람을 거스를 만큼 삐뜰어지지 않았었다.
그도 다른 마도학원 학생들과 같이 임무를 배정받았다--
전시 품목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라.
선생님과 학생들은 세이빈이 과연 어떤 「위험물품」을 만들까 전전긍긍했지만, 그는 평소와 전혀 달랐다.
예전처럼 잠자는 낙신을 깨우는 오르골을 만들지도, 향을 맡은 식신이 통제 불능의 유체로 변하는 향수를 만들지도 않았다.
그는 라크리마 호수의 물로 만든 크림을 잘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딱딱하고 바삭하게 구운 계란 과자에 담았다.
--맞다. 이게 바로 나의 본체인 아이스크림 콘이다.
참관 당일, 휴대가 편하고 포장 쓰레기가 생기지도 않는 아이스크림콘은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관광객들의 열의에 세이빈은 학교로부터 라크리마 호숫물 대량 사용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몰래 호수에서 먹을 수 없는 수정 성분을 정제해 따로 수집했다.
참관 마지막 날, 그는 역사관 뒤의 버려진 마법오븐을 보관하는 창고에서 수정 에너지를 지닌 아이스크림을 사용해 나를 소환했다.
「어이, 꼬마 아이스크림, 난 세이빈이야. 티르레에 온 걸 환영해.」
그는 기름때가 잔뜩 묻은 지저분한 얼굴로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6.3. 3장. 밤하늘을 기억해
설산의 정상.
나와 세이빈은 텐트 안에 앉아 있었다. 하늘에 수 놓인 별들이 그를 처음 만난 날 봤던 그의 눈을 떠오르게 했다.
계속 적당한 비유를 찾지 못했는데, 오늘 이 별들을 보니 바로 생각이 났다.
「이 별들이 내 생일선물이야?」
「별은 우주가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아리야. 그리고 넌 세상이 내게 보낸 메아리지.」
난 순간 얼굴을 붉혔다.
「듣기엔 그럴싸해도, 결국 가져가지도 남겨두지도 못하는걸.」
세이빈은 눈을 뜨더니 손을 뻗어 허공을 움켜 쥐었다.
「앞으로 자주 데리고 올게. 여러 번 보면 기억에 남을 거야.」
「별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다 기억해.」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어떤 일들은 시도해본 뒤에야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세이빈, 오늘 밤에 설산 갈래?」
「오늘은 안 돼, 숙제가 덜 끝났어.」
「세이빈, 오늘 별 보러 갈래? 학교 옥상도 괜찮은데.」
「미안해, 오늘은 실험 데이터를 기록해야 해서... 창고에서 늦게까지 있을 것 같아.」
...
난 천천히 깨달았다--
변화야말로 우주의 법칙이라는 것을. 인간과 하늘은 모두 변한다. 새로운 흥미, 새로운 방향, 새로 쫓는 빛... 영원한 건 없다.
나와 세이빈도 그랬다.
설산에서 돌아온 뒤 며칠이 지났고, 나와 세이빈은 또다시 창문을 타고 역사관 창고에 숨어들었다.
여긴 우리의 비밀기지라, 가끔 순찰을 하는 관리인 아저씨를 피하는 것과 들짐승의 흔적인 척 꾸며야 한다는 점만 빼면 이곳에서의 실험은 아주 순조로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청객을 마주치고 말았다. 그 사람은 학교 선생님이거나 더 높은 직급의 관계자인 것 같았다.
「큰일이네, 혹시 퇴학당하려나...」
그가 세이빈을 데리고 간 후 나는 불안감에 떨었다.
만약 세이빈이 퇴학당하면 나도 마도학원을 떠나야 하나? 바깥 세상은 여기보다 재미있을까?
하지만 내 착각이었다.
그 사람과 한참을 이야기하고 돌아온 세이빈은 아주 기뻐 보였다.
「하하, 내가 말했지, 난 천재라고!」 그는 내게 열쇠를 흔들어 보였다. 「아이스크림콘, 이제 나만의 실험실이 생긴 거야!」
기뻐하는 그의 모습에, 내 마음속에서 이유 모를 걱정이 피어올랐다.
6.4. 4장. 다시 만나
그때부터 세이빈은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그는 바빠도 너무 바빴다. 종종 창고에서 잠을 잤고, 몇 날 며칠을 먹고 마시지도 않은 채 빼곡한 데이터와 이상한 기계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빈 껍데기, 빈 껍데기.」
나는 그가 이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몇 번이고 들었다.
세이빈은 말했다. 그 신비한 남자가 엄청난 돈과 권력을 주며 식신의 탄생과 삶에 관한 연구를 하라고 했다고.
그러던 중 그를 난처하게 만든 문제가 바로 빈껍데기였다.
빈껍데기는 영력이 거의 없는 식신인데, 세이빈은 그것이 식신은 인간이 만든 영력 무기가 아닌 원래부터 존재한 종족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인간의 상상은 대체 어떤 힘을 가졌길래, 우리 같은 미지의 생명을 소환할 수 있는 걸까? 그는 날이 갈수록 심취해갔다. 그는 이 배후에 세상의 영력과 관계된 본질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이후 실험의 보안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어느 날, 창문을 타고 창고로 들어가려던 나는 어떤 투명층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날 늦은 밤이 되어서야 세이빈이 피곤함에 지친 모습으로 돌아왔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고, 까칠하게 자란 수염이 그를 몇 살은 더 늙어 보이게 했다. 마치 창고가 사람을 먹는 악마가 되어 그의 생명을 갉아먹은 듯했다.
그는 미안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이스크림콘, 미안하지만 실험이 너무 위험해서 앞으로는 들어오지 않는 게 좋겠다.」
「난 들어가서 너를 방해하려는 게 아니야, 난 그저...」
나는 고개를 숙이고 실망을 감췄다--난 그저 오늘이 참관일이라고 알려주려던 것뿐이야.
이젠 내 생일도 잊은 거야?
난 울고 싶지도 않았고 울어본 적도 없었다. 라크리마 호수의 얼음은 녹지 않는다. 그러니 그 힘을 받은 내가 어떻게 울겠는가?
「아이스크림콘...」
갑자기 그에게 손을 붙잡혔다.
「따라와 봐.」
난 멍하니 세이빈을 따라갔다. 그는 늘 가던 길로 가지 않고 거대한 역사관으로 들어와 몇 바퀴를 돈 뒤에야 비밀문 앞으로 왔다.
「여기로 들어가면 안 들켜. 뒷,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는 나를 창고로 데리고 왔다.
창고는 내가 태어났을 때와 완전히 달라져, 곳곳에 알 수 없는 기계들이 작동하는 진정한 실험실이 되어있었다.
세이빈은 내 손을 잡고 실험실 깊은 곳으로 들어와 망원경처럼 생긴 물건을 내게 건넸다.
「봐봐.」
「뭘? 만화경이야?」
「훨씬 재밌는 물건이야.」
난 반신반의하며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진짜나 다름없는 찬란한 밤하늘이었다.
그날 설산에서 봤던 그 하늘과 똑같았다. 하늘을 맴도는 별들 중 유난히 빛나는 두 개가 자유로이 떠돌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
세이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망원경에서 눈을 떼자 그의 아슬아슬한 미소가 보였고, 나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안에 그 별 두 개 봤어?」
세이빈이 청년답지 않게 거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여길 떠나야 할지도 몰라.」
「기억해, 그 두 개의 별이 만나는 날... 나도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