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효
1941년생. 기자 출신 소설가이자 번역가.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출신이며, 1983년에 등단하였다. 더불어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이다.
주요작으로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미늘', '은마는 오지 않는다' '하얀전쟁' 등이 있다.은마는 오지 않는다와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영화로 만들어져 평가가 좋았고, 정지영 감독이 영화화한 하얀전쟁도 흥행에서도 성공하고 평가도 좋았다. 다만 하얀전쟁 영화에서 베트남인 학살을 다뤘다고 논란이 되던 부분이나 은마는 오지 않는다에서 여주를 성폭행한 미군 문제를 다뤄 반미영화라며 대종상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흥행 성공과 같이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및 책이 미국과 유럽에서 출판되면서[1] 이 논란은 욕먹을 수 밖에 없었다.
하얀 전쟁 원작은 작가 스스로 영어로 소설을 써서 미국에 정식 출판을 하였다. 영어 원제목은 ‘White Badge’.
영어 관련 서적으로는 [2] 우리나라의 대중매체에서 사용하는 엉터리 영어를 다룬 '가짜 영어사전'을 비롯해 '영어 길들이기', '번역의 공격과 수비' 등이 있다. 다만 지나치게 자기 주장을 앞세운 영어관을 피력하는 터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편이다. 단적인 예로 '가짜 영어사전' 초판에서 병살타를 뜻하는 double play는 '곱배기로 놀고 앉아 있다'는 뜻이고 get two(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본식 영어다.)가 진짜 영어라고 했다가 야구 동호인들의 항의를 받았는지 개정판에서는 이를 삭제했다.
그 외에도 지나치게 독선적인 성격과 대중문화에 대한 편견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3년 출판한 <밀림과 오지의 모험>에선 아포칼립스 B급 액션의 대명사인 매드 맥스 시리즈를 가리켜서 '인터네트를 여기저기 뒤져 눈에 띄는 그림을 닥치는대로 베껴놓은' 작품이라고 악평을 퍼부었지만, 정작 매드맥스 1편은 1979년, 2편은 1981년, 3편은 1985년에 개봉한 영화로 실제 인터넷은 커녕 PC통신도 대중화 되기 전의 작품들이다. 그러면서도 매드 맥스 시리즈를 다룬 장의 말미에 나온 영화 목록에서는 연도를 올바로 표시하는 등 앞뒤가 안 맞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는 지나치게 문장을 직설적으로 이해한 결과로, 안정효는 "인터네트를 여기저기 뒤져 눈에 띄는 그림을 닥치는대로 베껴놓은 싸구려 장난 영화'''처럼'''" 보인다고 표현했지 직접적으로 인터넷의 존재를 주장하진 않았다. 문장 전반의 비유적인 표현이나 "~처럼"이라는 단어의 중의성 및 안정효가 해당 저서에 매드맥스의 개봉연도를 올바르게 표기한 걸 감안하면 해당 비판의 의도는 진짜로 인터네트를 뒤졌다는게 아니라 현대의 기준에서 인터넷을 뒤지듯 이곳저곳에서 자료를 짜집기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컨텐츠의 전범으로 꼽히는 매드 맥스에 대한 평이 고작 저런 수준인 것으로 보아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낮고 시각이 편협한 것만은 사실이다.
클레어 킵스의 어느 작은 참새의 일대기를 번역하였다. 페이지의 반 이상이 각주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원문 해설과 보충설명을 하였다. 번역의 질도 클레어 킵스가 노년에 쓴 수필임을 감안하여 나이든 화자의 느낌으로 번역할 정도로 신경을 쓴 편.
대지를 번역한 바 있는데, 특별히 나쁠 건 없으나 극중 왕룽이 우연히 많은 돈을 얻게될때 번역을 예의바르게 존댓말을 하는 걸로 번역했다. 약탈당한 부잣집에 들어갔다가 미처 피하지못한 그 집 부자가 살려주면 돈 드릴께요! 라고 애원하자 다른 번역판은 최대한 거친 목소리로 그럼 돈을 내놔! 이러는데 안정효가 번역한 판은 "그럼. 돈을 내놓아요."라고 예의바른 도적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게 오역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게 그만큼 왕룽이 남의 돈을 등쳐먹거나 훔치는 걸 거부감을 보인다는 강조한 번역이라 볼 수 있다. 당연하지만 돈을 받은 다음, 왕룽이 "더 내놔!" 라고 으르렁거리다가 돈이 없다고 하는 부자에게 "꺼져버려! 더러운 벌레놈, 죽여버리기 전에!" 라고 외치는데 안정효도 이건 이런 투로 번역했다.
참조: 위키백과-안정효 인터뷰
안정효의 부인과 두 딸도 번역가인 번역가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일단 부인 박광자 충남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는 영어와 독일어 번역이 가능해 슈테판 츠바이크와 괴테의 저작을 번역했다. 내외만 해도 상당한 스펙인데 쌍둥이 딸들은 탈인간급 어학 천재들이다. 장녀 안미란 배재대 언어학 교수는 국문과를 나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수학했는데 독일어는 물론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같이 한국에선 생소한 북유럽 언어를 모조리 습득하여 도합 13개 국어가 가능하며 차녀이자 수녀인 안소근은 라틴어, 이탈리아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등 7개 국어가 가능하다고.
안정효도 업계에서 알아주는 번역가인데 가족중에선 외국어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 4식구가 구사하는 언어의 총 개수는 25개 국어로 덕분에 집에는 세계각국의 언어로 쓰여진 책들이 다채롭게 꽂혀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