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라린 라즈파샤
하얀 로냐프 강 1부의 등장인물로 로젠다로의 기사이자 에우로페 나이트이며 후일 기사대장과 대행정관의 자리에도 오른다. 로젠다로의 엄친아. 에우로페 나이트 블렌 일린스크의 누이인 첼샤 일린스크와는 연인 관계.
기사적 소양도 뛰어나나 그보다는 행정관으로의 능력이 더 뛰어난 편. 로젠다로 멸망의 원인인 계급철폐 정책을 내세운 장본인이기도 하며 이로 인해 일어난 로젠다로의 반란군을 손쉽게 제압하기도 했다.
4차 천신전쟁이 발발하자 자신의 추리대로 퀴트린 섀럿을 찾아내 포섭하고 세라프 파스크란 역시 휘하의 기사로 두게 되며 그로 인해 4차 천신전쟁 초반 로젠다로를 유리하게 이끌었으나 결국 이나바뉴의 쇼미더머니 전법과 출중한 이나바뉴의 기사들을 당해내지 못하고 슈리온으로 천도하는 엘쥬르 7세의 후위를 결사적으로 호위하다가 자신의 기사단과 함께 전멸한다.
그의 숨을 끊은 이는 이나바뉴의 하이파나. 혼전 속에 포위되어 휘하 장졸들이 다 죽고, 최측근인 라인, 라미스 두 명의 근위기사들이 죽은 후에 마지막으로 하이파나에게 목에 화살을 맞아 절명하는 순간은 팬덤에서도 회자되던 명장면이다.
라즈파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좋아하는 쪽도 싫어하는 쪽도 이유가 분명하다. 당연히 현대인의 시각에서 계급철폐 정책을 입안하고 밀어붙인 라즈파샤의 이미지는 좋을 수밖에 없으나 퀴트린이나 아아젠을 아끼는 입장에서는 이나바뉴와 싸울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채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다 로젠다로도 멸망시키고 퀴트린과 아아젠, 파스크란도 죽게 만든 원흉이라서 싫다는 편.
다만 변명의 여지는 있는 것이 아마도 라즈파샤 본인도 이런 정책에 대해서 이나바뉴가 그렇게나 격한 반응을 보일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라는 점도 있다. 그러면 이나바뉴가 계급제도를 복귀하라고 할 때 했어야지 전쟁이 일어날때까지 놔둔건 엄청난 실책.
그래도 기사로서의 능력은 훌륭하다는 평가이다. 계급제 철폐 과정에서 일어난 남부의 반란을 반란군의 절반밖에 안되는 기사단으로 큰 피해 없이 토벌했다는 점, 그리고 옐리어스 나이트 가이사로가 이끄는 이나바뉴의 1차 원정군을 대담한 3면 포위작전으로 궤멸시키는 장면은 그의 전술적인 역량을 보여주는 부분.[1] 게다가 가뜩이나 3국중 최약체인데다가 3차 천신전쟁과 반란의 여파로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로젠다로의 여력으로 이나바뉴를 상대로 1년이나 버텼다는 점은 높게 쳐줄 만 하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앞에서 언급했듯이 일국의 기사대장으로서, 그리고 정치가로서 대국적인 안목으로 정세를 바라보는 역량은 부족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로젠다로는 멸망하고 말았으니...
[1] 이 전투 전에 작전 지시를 할 때 라즈파샤는 휘하 기사들에게 적의 지휘관과는 결투를 벌이지 말라는 당부를 하며, 옐리어스 나이트와 결판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무력으로 보아 퀴트린이나 파스크란 같은 먼치킨과는 상대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인 옐리어스 나이트와는 상대가 가능한 수준임을 암시. 로젠다로의 기사들이 모두 이나바뉴의 옐리어스 나이트에 비하면 처참할 정도로 약했던데 비해 유일하게 그들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의 로젠다로 기사로 등장한다. (퀴트린, 파스크란, 라시드는 타국 출신이거나 그 후예 또는 제자이므로 예외.) 또한 삼면에 포위된 것을 알자 가이사로는 라즈파샤의 작전이 아닐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라즈파샤의 작전이 맞았으므로 예전의 동맹군이었던 이나바뉴의 기사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