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키에르카
1. 개요
테메레르 시리즈에 등장하는 용이자 테메레르의 아내.
불을 뿜는 능력을 가진 터키 카지리크 품종 암컷이다. 원래 영국 정부가 5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이스키에르카의 알을 비롯한 용알들을 구매하려 했으나, 터키 측에서 나폴레옹과 동맹을 맺기로 하고 국가 레벨로 먹튀를 시전한 덕분에 사절 역할을 하던 로렌스 일행이 알을 빼돌려 도주함으로써 영국 측에 합류했다(?). 부화한 것은 터키를 떠난 지 얼마 지난 뒤인 1806년 11월 6일 폴란드 지방에서. 비행사는 존 그랜비.
2. 능력
영국에선 '''유일한''' 불 뿜는 용인지라 전투에서 활약이 쏠쏠하다. 테메레르의 '신의 바람' 능력이 범용성이 무척 뛰어나고 해군 상대로 쓰나미까지 시전할 수 있어서 전술적 활용도가 한 수 위지만, 애초에 '''불'''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이건 물건이건 용이건 가리지 않는 무상성 파괴 능력이라... 게다가 흑색화약이 넘쳐나는 19세기 초의 전쟁이다 보니 군함이나 대포에 살포시 불을 뿜어주기만 해도 '''시밤쾅!''' 이러니 애지중지하지 않을 수가 없다.[1] 영국 공군의 꿈과 희망 롱윙 종의 맹독 발사도 나쁘진 않지만 확실히 불에 비할 바는 아니다.
게다가 카지리크가 프랑스나 스페인 용보다 불뿜는 스킬이 더 우월한 것인지, 이스키에르카가 특출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릴 때부터 위력이 무시무시했다. 갓 태어나 테메레르와 함께 다른 용들에게서 도망칠 때도 톡톡히 견제기 역할을 했고, 아르카디를 비롯한 야생용 무리가 자리 텃세를 부리자 불을 한 번 뿜어서 위압하는 모습도 보였다. 덩치가 좀 불어나고 난 뒤로는 정찰 겸 훈련 임무에서 본격적인 화염 방사 능력을 발휘하는데, 프랑스의 플람므 드 글로와 종보다 2배나 더 먼 거리인 70미터까지 화염이 미쳤고 지속력도 5분이나 되었다는 묘사가 있다.
이 레어스킬 덕분에 영국 근처를 지나가는 프랑스 상선을 신나게 털어서(...) 선박 나포 포상금을 엄청나게 챙겼다. 작중에서는 이미 온돌 깔린 개인용 정자를 세울 정도였고, 리엔에게 쏘아붙이는 말을 들어 보면 5권 시점에서 이미 '''3만 파운드''' 정도를 벌었다고. 더구나 이걸로 테메레르에게 염장질까지 하는건 덤. 단순히 스킬빨이 아니라 테메레르와 동급인 체구를 이용한 공중전에도 능숙해서, 잉카에서 전투에 익숙한 챔피언 용을 보기좋게 꺾어버린다든지 하는 활약을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용 교배 기술을 갖춘 중국의 용 번식부 장관인 추 장군조차 '교배로 불 뿜는 용을 만들면 육체적으로 불균형하던데 쟨 비행도 잘한다.' 라고 평가해서 듣는 테메레르의 기분을 팍 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물론 '성격이 그리 이상적이지 않지만'이라는 평가도 붙었다(...).
3. 성격
지극히 호전적이고 이기적이고 허영심덩어리인 영국의 희망(...).
갓 태어나자마자 알 속에서 들은 폴란드 민요의 가사를 따라 '이스키에르카'라는 이름을 자처할 만큼[2] 비교적 지능이 높은 편에 속하며, 테메레르를 말빨로 박살낼 정도로 언변이 좋은 용으로 성장한다. 문제는 태어나자마자 피를 갈구하는 싸움귀신인데다(...) 용다운 탐욕이 도를 지나칠 정도로 강하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누구 말도 귀담아듣지 않는 초특급 마이페이스라는 것. 애초에 태어나기 직전 상황이 위태로워서 테메레르가 말렸는데도 '지겨워서' 알을 깨고 나와버렸고, 이후 돈에 환장하고 비행사의 화려한 차림에 집착하며 돈벌이가 되는 나포 임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등 주위 사람들의 속을 제대로 썩인다.
타고난 기질 탓도 있겠지만, 아마 테메레르가 알 안에 있을 때부터 이스키에르카의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새끼용은 알에서 부화하기 한참 전부터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자코뱅파로 정평이 난 테메레르가 가르친 각종 주의사항 때문에 반항적인 기질이 강해졌을 수도 있다. 물론 테메레르는 정작 이스키에르카가 태어나자 그 제멋대로인 성격에 완전히 학을 떼고 만나기만 하면 틱틱거리며 싸우는 악연으로 발전했다...
허영심이 강해서 비행사인 그랜비를 온갖 꽃단장에 보석 치장을 시켜주려고 고집을 부린다. 말 안 들으면 파업(...)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소탈한 성격의 그랜비가 울며 겨자먹기로 으리으리한 코트바람으로 나돌아다닐 정도. 그랜비가 이스키에르카의 언동을 잘 제어할 수 없자, 제인이 공군에서는 극히 이례적일 정도로 있어 보이는 의전을 갖추고 명령서를 건네는 식으로 컨트롤에 성공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화려함'''에 목숨을 거는 성격. 용다운 욕심은 테메레르도 만만치 않지만, 이쪽은 FM 신사 로렌스와 이리저리 구르면서 의무감으로 욕망을 미루는 스킬을 익힌 반면 그랜비가 쩔쩔매는 이스키에르카는 그런 거 없다. 반쯤 제멋대로 호주로 유배가는 테메레르와 동행한다든지, 그랜비의 지위를 상승시킬 욕심에 멋대로 잉카 여황과의 결혼 프로젝트를 밀어붙인다든지 하는 일을 저지른다. 그래도 호전적인 성격이라 임무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고, 화끈하거나 돈이 되는 임무는 좋아라 하고 달려든다. 영국 해안을 순찰 비행하면서 프랑스 배를 나포하는 임무 같은 것이 좋은 예. 어쨌든 그랜비가 정색하든지 제인이 구워삶든지 하면 이스키에르카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기 때문에 '''영국의 희망''' 같은 느낌으로 꾸준히 활약한다. 영국 공군으로서 본토 근무 시간을 따지면 테메레르보다 길지도 모른다(...).[3] 오죽하면 '''1807년 이후 영국 해협에서 임무 수행한 함장들은 이스키에르카를 모를 수가 없고, 다 잡아 놓은 적선 스틸당하는 일이 하도 많아서 치를 떤다'''고 할 정도. 사실 어려서 개념이 없을 때는 선박 노획이라는 개념을 듣고 도버 항구에서 멀쩡한 영국 어선을 들고 오는 기행도 저질렀다!
4. 행적
5권에서 영국 본토에 상륙한 프랑스군과 전투를 벌일 때는 상부 명령도 없이 멋대로 탈영해서 프랑스군을 기습했다가 도리어 잡혔다. 당연히 비행사인 그랜비까지 덤으로(...). 결국 노발대발한 높으신 분들이 애먼 그랜비를 마구 갈궈대는 지경까지 몰리자 마지못해 말을 듣는 수준이 됐다.
5권 엔딩에선 '''신의 바람도 쓰고 불도 뿜는 새끼를 낳고 싶다'''라며 테메레르를 따라 호주로 간다. 근데 이건 사실 핑계고, 진짜로 테메레르를 좋아하는 것이 확실하다. 예를 들면 8권에서 메이가 등장하자 질투하고, 7권에서 잉카용을 이용한 질투심 유발작전 등 단순히 알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사실 말이 좋아서 따라갔지, 이때 로렌스는 유배형을 받아 영국에서 쫓겨나는 판국인만큼 당연히 높으신 분들 허락 따위는 없었다(...). 한마디로 무단 탈영. 물론 '''그랜비도 함께''' 딸려왔다. 다행스럽게도, 제인이 이스키에르카가 그랜비를 데려갔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사태파악을 하고 공식 명령서를 써서 뒤따라 보내주었기 때문에 그랜비는 탈영병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
6권에서 알이 강탈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평소의 개념없는 행동은 싹 갈아치우고 짐이 많아 사냥하기 힘든 테메레르에게 먹이까지 떠먹여주는 행동을 한 덕에 테메레르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후 얼리전스 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다. 츠와나의 브라질 원정군에 초토화되고 있는 브라질에서 싸우려고 하는 듯. 일단 남인도의 항구인 마드라스를 거쳐서 간다고 한다.
7권에서 재등장해 특유의 호전적인 성격 때문에 용 수송선에서도, 프랑스 선박에서도, 잉카에서도 여러모로 트러블의 중심에 선다.[4] 결국 그랜비한테 제대로 한소리 듣고 데꿀멍. 그리고, 테메레르와 두고두고 티격태격하다, 어찌어찌 잘 해결되어서 결국 테메레르와 교미하는 데 성공한다! 그 후, 꿍쑤의 제안에 의한 중국 방문에 동행하게 된다. '만에 하나 중국 방문시에 테메레르의 알을 낳기라도 한다면 어찌될지...' 같은 상상도 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8권에서는 결국 테메레르의 알을 낳는 데 성공한다. 이것을 이유로 로렌스를 구하기 위해 단독행동을 하려하는 테메레르를 저지한다.[5] 하지만 중국으로 넘기려던 알이 리엔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바람에 자신의 알을 구하려고 테메레르와 함께 포로를 자처하게되고 이때 새끼가 깨어나는데 여자아이다. 그리고 이 딸 룽티엔닝은 셀레스티얼인 아빠의 신의 바람 능력과 카자리크인 엄마의 화염방사 능력을 이어받았지만 엄마인 이스키에르카의 성격과 아빠인 테메레르의 논리력을 합친 감당 불가급 사고만 골라쳐서 아주 아빠의 속을 뒤집어놓는 중. 참고로 이 딸은 미엔닝 왕세자가 용 룽티엔추앙을 잃은 뒤라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미엔닝의 용으로 들어갔다.
[1] 실제로 프랑스와 스페인은 불을 뿜는 용을 '''절대''' 영국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 역사적으로 수백 년 이상 견제를 지속해 왔다.[2] 이스키에르카는 폴란드 어로 '작은 불꽃'(Iskierka)이라는 뜻으로 부화하기 이전에 로렌스 일행 근처에서 폴란드 소녀가 노래하던 '작은 불꽃의 동화 Bajka iskierki' 에서 따왔다. 이건 실제로 있는 동요다. 문제는 곡이 나온게 '''1925년'''(...). [3] 당연하지만 영국을 지키는 데 세운 공을 계산하라면 '''테메레르와 로렌스가 단연 으뜸일 것이다.''' 일단 테메레르가 영국 근무를 안 하고 전 세계를 떠돌아다닌 것도 결과적으로 영국에겐 호재였는데다, 나폴레옹의 본토 침공 당시 야생용들을 의용병 연대로 규합한 테메레르가 아니었다면 영국은 망해도 여러 번 망했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영국 정부에서는 테메레르를 '''자코뱅 파 같은 사상을 가진 골칫덩이 용'''으로 여기고 죽이지 않으면 멀리 귀양보내고 싶어서 안달복달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원하는 것이 '''돈'''과 '''허영'''으로 명쾌한 이스키에르카는 사상범으로서의 위험성은 적은 편이라 마음놓고 밀어주는 편.[4] 그래도 잉카에서 시비가 걸린 그 지역 챔피언 용을 쓰러뜨리고 잉카의 여왕을 친견하고 또 친해질 계기를 만든 건 좋았다. 나폴레옹 때문에 다 망했지만...[5] 나중엔 결국 이 알을 중국에 넘겨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