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돼지
1. 멸칭의 일종
2.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등장 인물
1. 멸칭의 일종
본디 '배 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인간이고 싶다'[1] 라는 말에서 '배 부른 돼지'가 떨어져 나와 변형된 표현으로, 이 '배 부른 돼지'의 의미는 어떤 시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여러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데 크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문제점을 알고도 당장 잃을 것들이 두려워 개선할 의지가 없는 돼지같이 나태한 존재
- 문제점을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챙기는 돼지같이 탐욕스러운 존재
- 문제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돼지같이 어리석은 존재
즉 '자본주의의 돼지'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알고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 나태한 자, 자본주의의 문제를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챙기는 탐욕스러운 자,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보면 된다. 의외로 서구권에서는 '자본주의의 돼지'라는 별개의 멸칭이 존재하지는 않으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돼지새끼(Pig)'[4] 라는 멸칭에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 사용한다. 당연히 앞에 자본주의자(Capitalist)를 붙이면 우리가 아는 그 뜻이 된다.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공산권에서 연합국을 까내리기 위해 애용한 표현들 중 하나.
또한 부르주아 돼지라는 멸칭 또한 존재하는데, 이쪽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지고 거드럭거리는 사람을 비꼬는 표현이다. #
아무튼 개별 문서가 존재하는 개념답지 않게 공석에서도 사석에서도 잘 언급되지 않는 단어. 일단 비슷하게나마 사용하던 공산권은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흐지부지되었고, 정치인이 반대 진영을 떠볼 때 쓰는 어그로용 단어로 사용되냐면 딱히 그런 일도 없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도 사용되는 일이 드문데, 애당초 저 바닥은 돼지라는 순한(?) 표현보다 더 자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상대 속을 뒤집는 어휘가 많다. 그나마 북한에서 미국을 비판할 때 종종 '부르죠아 문화'라는 것을 언급하며 자기네 인민을 타락시킨다고 불평하는데, 이것이 그나마 '자본주의의 돼지'에 부합하는 편이다. #
그 외에는 밸브 코퍼레이션이 스팀 모드 유료화를 시도하면서 이용자들과 격돌했을 때, 창립자 겸 사장에 해당하는 게이브 뉴웰의 모습이 자본주의 국가 출신 = 자본주의, 살찐 체격 = 돼지라는 연상작용을 일으켜서 잠시 게이브 뉴웰을 욕하는 용도로 사용된 적이 있다.
정작 이런 취급과 달리 원본에 해당하는 돼지는 머리가 좋고, 청결을 매우 따지는 동물. 축사를 제공해주면 자기들끼리 화장실에 해당하는 구역을 분리하고 그 부분에만 배설을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2.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등장 인물
[1] 원문은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 1863)에 나오는 '배 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더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 만족하지 못하는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낫다'이다. 문제는 이게 일부 곡해되어 전달된 탓에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전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2] 에리히 프롬은 이러한 심리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 명명했다. 예를들어 사람은 나치처럼 압도적으로 강한 권력 앞에서는 맞서려 하기보다는 복종하려는 심리가 생기는데,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나치에게 맞서는 것은 고난과 죽음만 불러올게 뻔하므로 고통스럽게 자유를 추구하느니 차라리 자유를 포기해 버린다는 것.[3] 이원복은 비판할 때 '황금철창 속의 파란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4] 한국과 달리 서구권에서 돼지는 단순히 살찐 사람을 놀리는 표현에서 그치지 않고,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 혹은 탐욕스러운 사람을 비꼬는 멸칭으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