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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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생애와 업적
3. 저서


1. 개요


에리히 젤리히만 프롬 (Erich Seligmann Fromm)[1]
1900년 3월 23일 ~ 1980년 3월 18일
독일계 미국인이며,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2. 생애와 업적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서 태어난 에리히 프롬은 엄격한 유태인 가정에서 자랐는데, 그래서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은 랍비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프롬의 회고에 따르면, 젊은 시절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것이 유대인으로서의 전통을 버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하는데, 프롬은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사회 과학자인 막스 베버의 동생 알프레드 베버[2]의 제자가 되어 사회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당시 정신 분석학은 한물간 사조로 평가받는 지금의 위상과는 달리 상당히 주목받던 분야였고, 독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도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1933년 스위스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도 그는 독일 학계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미국에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고, 후술할 서적들 역시 모두 영어로 쓰여졌다. 순수 학술과 더불어 당면한 사회 문제에도 활발히 참여했는데, 6,70년대에는 미국 공산당에서 활동하며 베트남 전쟁과 핵 확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여러 차례 내었다.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은 정신분석학철학, 그리고 각종 수준있는 인문학 서적을 읽기 위한 입문서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기 철학의 중요한 아이디어들을 쉬운 언어와 비유를 통해 설명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책으로는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3],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 있다. 모두 교양 수준에서 읽기 쉬우면서도 [4] 예전부터 한국에 번역서가 많이 있어 널리 읽히는 책들로, "사랑의 기술"의 내용 일부는 몇몇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소유냐 존재냐"는 제목 그대로 소유의 삶을 추구하는게 좋은지, 존재의 삶을 추구하는 게 좋은지 논하고 있으며, 에리히 프롬의 저서 중 가장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이원복현대문명진단 초판 뒤쪽에 '고전 만해(漫解: 만화로 해석하다)'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이 작품을 선택하여 만화 해설을 실어놓기도 했다.[5]
"자유로부터의 도피"(1941)는 그가 젊은 시절 독일에서 직접 체험한 파시즘을 인간 심리를 통해 분석한 책으로, 민주주의 체제에서 어떻게 파시즘이 태어나고 지지를 얻는지, 이상적인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구성원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 고찰하는 내용. 그토록 자유를 갈망했던 독일인들이 혁명으로 세운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을 붕괴시키고 나치를 지지함으로써 애써 얻은 '자유'를 버리고 스스로 '복종'을 선택했던 불가사의를 분석했다. 그는 이 책에서 개인이 자유라는 짐으로부터 도망쳐 새로운 의존과 종속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존재라 분석했다. 고독을 피해 종교를 선택하거나, 독재자의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정신적인 안정을 찾거나, 자본주의의 기계에서 톱니바퀴가 되어버린 개인은 여론이라는 익명의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고독과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는 것이다. 나치와 같은 파시즘의 정치체제는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 복종(마조히즘)'과 함께 힘이 없는 자들에 대한 '강압적 지배(사디즘)'의 충동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참고
다만 프롬은 20세기 중후반의 사상가로, 그의 사상은 당시 유행하던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과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을 묘하게 혼합해 놓은 형태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21세기엔 두 이론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영향력과 위세를 상당히 잃어버렸기 때문에, 두 이론을 혼합한 프롬의 사상은 학술적인 차원에서 읽기에는 시류에 뒤처지는 면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3. 저서


국내에 정간된 제목으로 정리하였다.
[1] 망명 후에는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때문인지, 에리히의 영어식 표기인 '에릭'으로 부르기도 한다.[2] 넘사벽(...)인 형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경제학이나 지리학을 공부해 보았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공업 입지론'으로 유명하다.[3] 좀더 직관적인 의미인 '소유냐 삶이냐'라는 제목으로 자주 번역된다.[4] 읽기 쉽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역사 지식과 고유 명사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가 쉽다.[5] 고전만해는 원래는 월간중앙에 연재하던 시리즈로, 현대문명진단은 주간조선에 연재되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