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
1. 개요
Feldspar
광물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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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석(Orthoclase)의 잘 자란 결정형. 분홍빛 색상과 c축을 따르는 칼스바드 쌍정이 잘 보인다.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광물 중 하나로서, 땅에서 아무 돌이나 집어들면 이 광물이 어지간해서는 없는 법이 없다.[3] 광물을 분류했을 때 가장 많은 것이 규산염 광물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이 장석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
2. 성분 및 분류 체계
장석의 화학식은 같은 망상 구조를 갖는 석영(SiO2)에 알칼리 금속을 치환시키면 만들 수 있다.[4]
8SiO2 (Qz) + Na2O + Al2O3 = 2NaAlSi3O8 (Ab) + 2SiO2
Qz = Quartz
Ab = Albite
이 때 1가 양이온인 알칼리 금속(여기서는 소듐)이 알루미늄과 함께 치환되는건, 전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Na+Al3+=Si4+)
소듐은 같은 알칼리 금속인 포타슘과 같은 1가 양이온이라는 성질을 공유하기 때문에, 1:1로 자리 교환만을 통해 치환을 할 수 있다. 다만 더 작은 알칼리 금속인 리튬은 장석의 격자 구조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작아서 치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루비듐은 너무 커서 많이 들어가지 못한다.[5] 한편, 소듐과 전하는 차이가 나지만 이온 반경이 거의 동일한 칼슘이 소듐과 무척 잘 치환한다. 하지만 전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 때 규소를 알루미늄으로 함께 치환시킨다.
2NaAlSi3O8 (Ab) + 2CaO + Al2O3 = 2CaAl2Si2O8 (An) + Na2O + 2SiO2
An = Anorthite
비록 알루미늄을 함께 치환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6] , 워낙 소듐과 칼슘의 이온 반경이 비슷해서 이 치환은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문제는 포타슘과 칼슘인데, 비록 소듐과 각각은 성질이 비슷하지만 정작 둘은 전하 차이가 날 뿐더러 이온 반경 차이까지 나서 치환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결국에는 CaAl = NaSi 치환과 NaSi = KSi 치환만이 일어나게 된다. 칼슘이 들어 있는 자리에 같은 2가 양이온인 마그네슘이나 2가철은 그 크기가 칼슘에 비해 너무 작아서 치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칼슘 대신에 스트론튬이나 바륨이 미량 섞여 있는 것은 가능하다. 또한 이온 반경이 비슷한 2가양이온 유로피움(Eu)은 잘 들어가는 편인데, 문제는 유로피움 자체가 지구상에 소량만 존재하는 원소이다.
결과적으로 장석 내에 과량으로 섞여 있어 하나의 '단종'(end-member)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소는 칼슘, 소듐 그리고 포타슘으로 3개가 있다.[7] 이에 따라 아래와 같은 삼각 도표를 통해 장석의 성분 변화를 도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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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석 (Anorthite) - CaAl2Si2O8 (An)
조장석 (Albite) - NaAlSi3O8 (Ab)
정장석 (Orthoclase) - KAlSi3O8 (Or)
위의 이온 치환상의 특성에 의해, 회색으로 색칠된 영역에서만 장석이 발견된다. 즉, 칼슘과 포타슘 치환이 일어나지 않아, 회장석과 정장석 사이의 고용체는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온도가 높아지면 치환에 요구되는 에너지가 쉽게 만족할 뿐만 아니라, 결정 내의 공간도 조금 넓어지기 때문에 장석의 안정 영역이 점점 넓어진다. 물론 어느 정도 이상의 온도가 되면 장석이 완전히 녹아버리므로 한계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장석 내에서 치환은 양이온의 전하값보다는 이온 반경의 크기가 좀 더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장석의 세부적인 대칭 구조를 만들거나 깨뜨리는 것이 금속 이온이 들어가는 자리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이 크기가 크냐 작냐에 따라 세부적인 대칭 요소가 변화하며, 이 작은 변화가 장석 전체의 결정계가 단사정계인지 삼사정계인지까지 좌지우지한다. 실제로 더 큰 양이온이 들어가 있는 정장석은 대칭면이 추가되면서 단사정계(monoclinic)인데 반해, 나머지 더 작은 양이온과 함께하는 장석들은 대칭이 깨지면서[8] 삼사정계에 머무르게 된다.
이 말인 즉슨, 온도가 높아서 대칭 요소를 유지시켜주지 않는 이상 조장석과 정장석은 고용체 관계를 성립시킬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조장석과 정장석의 혼합으로 설명되는 알칼리 금속이 풍부한 장석을 '''알칼리 장석'''이라 하는데, 알칼리 장석은 결국 서로 완전한 고용체 관계를 가질 수 없으며, 오로지 수백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하나의 상(phase)으로 존재한다. 더군다나 이 고온의 상태에서도 포타슘이 충분히 많아야 단사정계 격자 구조를 갖는데, 이를 새니딘(sanidine)이라고 한다.[9] 새니딘이 안정하지 않은 저온인 경우, 알칼리 장석은 소듐이 풍부한 삼사정계 사장석과 포타슘이 풍부한 단사정계 정장석으로 구분되어 존재한다. 이 때의 저온 정장석을 가리켜 미사장석(microcline)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고온에서 포타슘이 어느 정도 섞여 있는 조장석을 아노르소클래이스(Anorthoclase)라고 구분하기도 한다.[10] 만약 원래 고온이었던 새니딘이 온도가 천천히 내려가 다시 평형을 이루는 경우, 새니딘은 더 이상 자신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며 소듐과 포타슘 중에서 양이 적은 쪽의 장석을 '용출'(exsolve)시킨다. 이 때 포타슘이 풍부해서 식어서 사장석이 결정 벽개면을 따라 스며나온 경우 이를 퍼사이트(perthite)라고 부른다. 반대의 경우 이를 역퍼사이트(antiperthite)라고 한다. 알칼리 장석의 이와 같은 복잡한 행동과 조건부 고용체 관계 때문에, 알칼리 장석(혹은 그의 단종인 정장석)은 간혹 상황에 따라 사장석과 별개로 언급되기도 한다. 가장 위에 있는 보웬의 반응계열에서도 이와 같은 구분을 확인할 수 있다.
알칼리 장석의 이와 같은 복잡한 행동이 이온 반경의 크기와 이에 따른 격자 구조의 변화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조장석과 회장석의 고용체는 상황이 나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역시나 조장석과 회장석은 훨씬 잘 어울리며 완벽한 고용체 관계를 유지한다. 조장석과 회장석의 고용체를 '''사장석'''이라고 부르는데, 사장석은 이렇다할 복잡한 세부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다. 임의적인 성분 구분에 따른 명칭이 있었으나,[11] 이것이 결정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오늘날은 지양되고 있다.
2.1. 사장석(Plagiocl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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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석이 주(主)반정으로 나오는 화산암의 모습. 하얗게 자란 길쭉한 결정이 모두 사장석이다. 흰색에 긴 상자모양, 가까이서보면 꽤나 투명한 느낌이 전형적이다. 화산암에서 보다시피 무척 흔하게 나타나는 반정이다. 반정뿐만 아니라 석기에서도 흔해빠진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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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암의 편광현미경상에서 본 사장석. (1) 개방니콜(좌): 전체적으로 relief가 낮고 다색성이 없지만 다소 지저분한 표면[12] 을 갖는다. 두 방향의 벽개가 보인다. (2) 직교니콜(우): 무채색의 간섭색(흰색~회색~검은색),[13] 그리고 검고 흰 직선의 줄무늬가 핵심적인 특징이다. 저 줄무늬는 '''반복쌍정'''(polysynthetic twins)에 의한 것으로 사장석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다. 결정계와의 각도에 따라 페리클라인 쌍정과 알바이트 쌍정이 있으며, 이 사진에서는 흔히 그렇듯이 알바이트 쌍정이 우세하다.[14] 그러나 약하게 페리클라인 쌍정도 보이는데, 페리클라인 쌍정은 알바이트 쌍정과 각도가 거의 90도이다. [15]
2.2. 알칼리 장석(Alkali-felds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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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암에서 발견되는 (매우 잘 자란) 장석 반정. 분홍빛을 띠는 네모난 결정들이 알칼리-장석이다. 새하얀 것은 (아마도) 사장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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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면암에서 발견된 알칼리-장석 반정. [16] 직교니콜 상에서 나타나는 (사장석과 마찬가지의) 무채색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알칼리장석은 보통 알바이트 쌍정이 잘 발달하지 않으며 대신에 광물을 두쪽 내는 듯한 (사진에서 보듯이) 마네바흐(Manebach), 바베노(Baveno) 및 칼스바드(Carlsbad) 쌍정[17] 이 특징적이다.
3. 지질학적 배경
Al과 Si는 모두 지각에 풍부한 원소이며, 거기에 Na, K은 지각에 농집되어 있다. 그리고 Ca은 완전히 고철질(mafic)이나 초고철질(ultramafic)이 아닌 이상 상당량이 포함되어 있다. 즉, 장석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는 대략적으로 모두 지각에 풍부한 원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장석은 지각에서 흔하디 흔한 광물이다. 얼음[18] 을 제외하면 지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광물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암석학적 연구에서 장석의 연구는 빼놓기 어렵다. 장석은 Si와 Al 간의 교환과 확산이 어렵기 때문에 주변과 쉽게 동화되지 않아서 누대구조(zonning)가 특히나 쉽게 발달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쌍정 구조와 세부 구조가 민감하게 발달하여 장석이 나타나는 암석의 기본적인 지질학적 역사를 가늠하는 데 핵심을 이루고 있다.
화성암에서는 보통 초고철질암인 감람암 중, 최상부(저압) 환경에서 소량으로 관찰된다. 휘석이나 감람석이 포용하지 못하는 Al을 가져가는 광물에 해당하며 이 때는 Na이나 K 함량이 무척이나 낮기 때문에 보통 회장석에 가까운 광물로 나타난다. 현무암이나 반려암에서도 알칼리 원소 부족하기는 매한가지라서 이 경우에도 회장석에 가까운 성분으로 나타나는데, 그 함량이 감람암에 비하면 훨씬 많다. 특히나 반려암에서는 반 혹은 그 이상이 장석으로 되어 있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90% 이상이 회장석으로만 되어 있기도 하는데, 이런 암석을 회장암(Anorthosite)이라고 부른다. 마그마가 분화함에 따라 장석은 구성 성분이 조금씩 변하면서 평형을 이루어 정출되는데, 점점 알칼리 장석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알칼리 성분이 부족한 마그마에서는 Ab 방향으로, 알칼리가 풍부한 마그마는 Or 방향까지 나아간다.
변성암에서도 나타나는데 보통은 초기의 수화 광물이 탈수되면서 재결정되거나, 부분용융시에 용융물의 고화 형태로 나타날 때 많이 발견된다. 탈수나 부분용융이 가세하는 편마암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광물이다. 너무 고압 환경에 이르면 안정하지 않은데, 단적으로 조장석(Ab)은 고압 환경에서 휘석[19] 과 석영으로 바뀌어버린다.
퇴적암의 경우에도 발견되며, 장석이 워낙 지표에 많다보니 섞여들어가는 것이라고 보는게 편하다. 기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퇴적물일수록 장석 함량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광물에 비해 풍화 속도가 느려 잘 남는 것이기도 하다. 풍화되면 다른 광물처럼 점토광물(clay minerals)로 변해버리기 때문에 퇴적암에서 장석은 보통 영 상태가 안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한편 장석은 알루미늄을 다량으로 포함하는 가장 대표적인 화성, 변성 광물 중 하나이므로, 지표 및 지표 근처에서 풍화를 받아 다양한 점토 광물로 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사장석은 알루미늄 원광으로 잘 알려져 있는 보크사이트 광상을 형성하는 원료 광물이기도 하다.
4. 준장석(Feldspathoid)
장석은 지질학적 과정에서 여러모로 애착을 받는 광물인 모양인지, 심지어 재료가 부족할 때도 어떻게든 장석을 만들려고 애를 쓴다. Si와 O가 좀 부족한 환경이 되면 부족한대로 장석과 비슷하게 결정을 쌓아올리는데, 이 때 뒤틀린 장석 결정들을 가리켜서 준장석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준장석으로는 하석(네펠린, nepheline), 백류석(류사이트, leucite), 방소다석(소달라이트, sodalite)[20] 등이 있다. 보통 알칼리 성분은 풍부한데 그에 비해 Si와 O가 조금 부족하면 이러한 준장석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몬조니암이나 섬장암 같은 알칼리 마그마 기원의 암석에서 관찰된다.
5. 상업적 가치
물론 광상에서야 보통 불순물 취급받는다. 다만 일부 잘 자란 장석은 보석 내지는 준보석 취급을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장석의 일종인 라브라도라이트, 문스톤, 선스톤, 정장석, 아마조나이트, 안데신 등이 포함된다. 또한 준장석의 한 예인 라주라이트도 그 특별한 색상 때문에 보석 취급받는다.
[1] End-member. 성분상의 가장 순수한 종류.[2] a축을 포함하는 두 면. 즉 {001}과 {010}. [3]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암석 중에는 석회암, 대리암, 규암 정도가 예외라고 하겠다. 사암에는 장석이 소량이지만 있다![4] 실제로 암석 속에서 그러한 화학적 치환이 흔히 일어나거나 장석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설명한다는 뜻은 아니다.[5] 물론, 그래도 알칼리 금속이기 때문에 분배계수가 낮지 않으며, 극소량이 섞여 들어간다.[6] 일반적인 광물에서 정사면체 자리(tetrahedral site)에 들어있는 Si를 치환하는 데 요구하는 에너지는 다른 치환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7] 드물게 접촉변성대에서는 바륨이 칼슘을 완전히 치환한 셀시안(Celsian)이라는 장석이 산출하기도 한다.[8] 이는 양이온 자리가 수축하면서 공간의 양 쪽을 마주보는 이온 자리에 대한 거울면이 성립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9] 특히 온도가 높을 때와 비교적 낮을 때의 새니딘은 서로 Si-Al 대칭 요소에 차이가 있는데, 이를 각각 high-sanidine과 low-sanidine이라고 구분한다.[10] 화산암에서 발견된다.[11] 바이토우나이트, 래브라도라이트, 올리고클래이스 등의 이름이 포함된다.[12] 석영과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13] 박편이 두꺼우면 노르스름한 색이 나타날 수도 있다.[14] 사진에서 보이는 굵직굵직한 검고 흰 무늬가 알바이트 쌍정 무늬[15] 종종 아래 알칼리-장석의 특징적인 쌍정인 칼스바드 쌍정은 사장석에서도 발달할 때가 있다. 그리 희귀한 경우도 아니어서 칼스바드 쌍정과 반복쌍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관찰된다. 칼스바드 쌍정이 있더라도, 반복쌍정이 발달하는 경우 사장석으로 판단하면 잘 틀리지 않는다.[16] 개방니콜에서는 사장석과 마찬가지로 조금 지저분한 표면의 투명함이 특징이다.[17] 각각은 쌍정은 현미경상에서의 모양은 거의 같으나 각도가 각각 다르다. 주로 나타나는 것은 칼스바드 쌍정이다.[18] 얼음도 광물이다! 광물을 정의하는 기준에 얼음이 모두 해당하기 때문이다. 얼음-물의 관계를 돌-마그마의 관계로 생각하면 납득하기 쉽다. [19] 그 중에서도 jadeite.[20] 얘도 group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