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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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石英 / Quartz
광물의 일종이다.
2. 결정 구조와 동질이상
Si와 O 두 가지의 원소가 모두 공유결합을 통해 자라난다. 그림에서야 아주 규칙적으로 보이지만, 그 구조가 얽혀 있어서 다른 방향에서 보면 영락없이 망상구조이다.
화학식에서도 알 수 있지만, 유리와 성분이 같다. 이산화규소가 결정질로 자라면 수정(=석영), 비결정질로 굳으면 유리라고 한다. 결정질인 경우가 더 안정한 형태이지만, 급랭할 경우 평형점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없어 유리질로 굳어버리게 된다. 사실 이 성질을 이용한 것이 유리 가공이다. 역으로 말하면 석영 만들기가 유리 만들기보다 어렵다는 뜻. 유리보다 내구성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쓰는 비싼 슬라이드 글라스는 내구성이나 광학적 성질 문제 때문에 그냥 유리가 아니라 석영을 절단 가공해서 만든다. 이런 용도로 쓰이는 경우 석영유리라 부른다.[6]
석영은 성분은 고정되어 있는 대신에 결정의 구조가 바뀌면서 동질이상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석영은 알파석영(α-quartz)으로, 저압저온 조건에 해당하는 석영이다. 석영의 동질이상들은 트리디마이트(tridymite), 크리스토발라이트(cristobalite), 코에사이트(coesite), 그리고 스티쇼바이트(stishovite)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석영, 트리디마이트, 그리고 크리스토발라이트는 각각 알파 상태와 베타 상태가 따로 있다. 베타 상태는 알파일 때보다 대칭성이 더 높다. 결국 다음과 같은 동질이상이 알려져 있다.
- 알파석영 (rhombohedral hexagonal) / 베타석영 (hexagonal)
- 알파트리디마이트 (orthorhombic) / 베타트리디마이트 (hexagonal)
- 알파크리스토발라이트 (tetragonal) / 베타크리스토발라이트 (Isometric)
- 코에사이트 (monoclinic)
- 스티쇼바이트 (tetragonal)
3. 지질학적 배경
단순하기 짝이 없는 화학식, 비교적 높은 경도, 구조적 특성상 존재하지 않는 벽개로 인해 물리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 양쪽 모두에 대단히 강하다. 게다가 그 양도 많기 때문에 쇄설성 퇴적물의 주성분을 이루고 있으며[9] , 많은 퇴적암에서 석영이 발견된다.
화성암에서 석영이 나온다는 것은 곧 규산염이 과포화 상태(silicate oversaturation)라는 의미다. 다른 양이온이 다 광물을 만드는 데 쓰이고 난 뒤에도 석영이 남아돈다는 뜻이며, 이런 조건의 화성암에서 석영은 잘 자라게 된다. 화강암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때문에 현무암에서 시작해서 유문암에 이르기까지 준알칼리 계열과 일부 알칼리 계열의 화성암에서 조건만 맞으면 발견된다. 또한 화성암이 지하에서 굳고 남은 규산염과 열수가 흐르면서 석영맥(quartz vein)을 많이 만들어내며 이런 곳에서는 상업적 가치를 갖는 광물(광석)이 농집되기 용이하다.
변성암의 경우에도 화성암과 마찬가지로 규산염이 남아돌면 언제든지 환영인 광물. 특히 부분용융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석영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게 된다. 또한 퇴적암 기원의 변성암인 경우에는 애초에 석영이 많은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변성암에서도 석영이 많이 존재하게 된다.
참고로 해양에서 퇴적되는 규산염 퇴적물은 석영이 아니다. 이들은 수화된 상태로, 결정질이 아니기 때문에 광물이 아니다. 이런 상태를 단백석 혹은 오팔이라고 부르는데, 규조류(diatoms)의 주요 골격이 된다. 해양성 퇴적물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이며 단단하게 굳으면 쳐트(chert)라는 암석이 된다. 물론 이들이 변성을 받게 되면 석영으로 재결정화된다.
석영은 성분이 단순하지만 여러 미량원소가 들어가는 과정이 지질학적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석영의 경우에는 박편이나 SEM 등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CL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는 누대구조를 보존하며, 티타늄의 함량을 통해 온도 조건을 알아낼 수도 있다.
4. 공업적 사용
석영을 이용해서 진동자를 만들 수 있다. 결정의 특정한 면으로 절단하여 만든 작은 석영 조각 양 끝에 전극을 달아 여기에 전압을 걸면 진동이 일어나는데, 이 진동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는데다 여러 가지 외부 변화에도 진동 주기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석영의 결정에 전기를 가하면 석영이 미세하게 기계적으로 길이가 신축하고 반대로 석영을 기계적으로 신축하면 전기가 발생한다. 이건 이런 결정의 고유진동수와 같은 주파수의 교류를 가하면 고유진동수의 주파수와 일치하는 성분만 공명현상으로 남고 일치하지 않는 주파수는 상쇄되어 약해진다.
석영은 온도변화에도 신축이 적어 고유진동수의 변화가 적으므로 매우 안정적인 주파수만 발생시킬 수 있다. 이걸 이용한 대표적인 기계가 바로 쿼츠 시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 최고급의 수정진동자 표준시계는 3천년에 1초 오차 정도로 안정시킬 수 있지만 보통 손목시계 등은 1일에 5초 정도 아주 고급시계는 1달에 5초 정도 오차가 난다.이보다 더 안정적인 시간/주파수 소스로는 루비듐이나 세슘을 이용하는 원자시계가 있다.
이 성질은 산업적으로도 종종 이용되는데,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사용 할 수 있는 간단하며 싼 진동자이기 때문. 이용도로 쓸 때는 주로 크리스털이나 수정진동자라고 부른다. GPS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되며[10] , CPU 등 각종 디지털 회로의 클럭, 무전기 등의 고주파 발생 등에 이 물건이 쓰인다. 과거 아날로그 TV 등에서는 NTSC 신호의 캐리어 주파수인 3.58 MHz (3.579545)진동자가 많이 쓰였고 시계용으로는 215 인 32.8 kHz (32768 Hz) 의 진동자가 많이 쓰인다. 크리스털 진동자는 고유의 진동수가 부품의 규격으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옛날 구형 무전기들은 통신 주파수를 바꾸려면 그 주파수에 맞는 크리스탈을 교체해야 했다. 초창기에는 큰 지우개만 크기였지만 손톱 크기 정도를 거쳐 현재는 해바라기 씨앗이나 쌀알 크기로 줄어들었다. 특히 주파수 안정성이 중요한 용도에는 히터를 내장해 온도를 안정화 시킨 TCXO라는 부품을 쓴다.
또한 매우 예리한 주파수 밴드패스 필터로도 쓸 수 있는데 일정한 주파수 대역만 통과시키고 그외의 주파수 성분은 칼같이 예리하게 차단하는 크리스털 필터도 있는데 SSB 등 고급 무전기 등의 10.7MHz (FM 중간주파수) 중간주파수 필터 등으로 쓰인다. 현재는 비슷한 원리의 리튬탄탈화합물 등으로 만든 세라믹 SAW(surface aucostic wave) 필터가 FM 라디오 등에 많이 쓰인다.
다른 하나의 사용처로는 이방성[11] 을 가진 비선형 결정으로써의 성질을 이용한 광학 기기로써, 레이져의 주파수를 제어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현대에는 이 분야에는 SiO2 결정보다 더 뛰어난 광학적 성질을 가진 물건들[12] 이 많이 연구되어서 석영을 사용하는 경우는 줄고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여전히 여기저기서 사용되는 중.
SiO2 단결정을 만들기는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그래서인지 많은 제품에서 사용되는석영은 자연산이 아니다. 다만, 보석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단결정인 것뿐만 아니라 내부의 기포나 불순물의 양이나 종류가 세밀하게 통제되어야 하는데, 그정도까지 싸게 컨트롤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석으로서의 양산은 없는 것 같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안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부싯돌 용도로도 많이 쓰였다. 따로 석영등의 규산염 광물로 이루어진 광석을 flint라고 구분할 정도.
예술적인 정찰기인 SR-71과 YF-12의 조종석 창은 석영유리로 제작되었다. 일반 유리를 썼더니 고온을 버티지 못하고 구겨져 버렸다고.
5. 여담
알고보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등 각종 전자기기 스크린의 디스플레이에 흠집이 생기는 주 요소중 하나다. 현대의 스마트 디버이스들은 대부분 고릴라글래스를 비롯한 강화유리가 적용되어있어 긁힘에 매우 강하지만 문제는 먼지들 중에는 석영이 일부 함유되어 있는데 석영의 경도는 7 정도로 스마트폰의 강화유리인 5~6보다 높다. 금속중에서도 강화유리보다 경도가 높은 금속이 그리 흔하지 않은 관계로 상당수의 흠집은 이 석영먼지가 원인이다. 때문에 먼지가 디스플레이 위에 있는 상태에서 슥 닦는 것만으로도 흠집이 생길 수 있는 것.
차돌과 수정 모두 석영을 지칭한다. 불순물이 많아 불투명한 석영을 차돌, 순수하여 투명한 석영을 수정이라 부른다.
[1] 조암광물 중에 화학식이 쉽기로 유명하다..[2] 모스굳기 7의 정의 자체가 석영의 굳기이다.[3] 단 보통 석영은 암석을 이루는 물질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자라기때문에 부족한 공간을 땜빵하는식으로 커서 작정하고 제대로 석장한 석영이 아닌 이상 육각기둥은 커녕 제대로 각진 모양도 보기 힘들다.[4] 색깔이 들어가는 건 특수한 원소가 들어가는등 어느정도 조건이 달성될 때로 색을 어느정도 제대로 주입,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가격도 상당히 올라간다.[5] 확대없이 1대1비율로 찍은 사진이라면 가공전의 석영치고는 상당히 큰편이다.[6] 첨언하자면, 손목시계의 유리로 흔히 쓰이는 사파이어 글라스는 석영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사파이어로 되어있다. 물론 천연 사파이어가 아니라 인조 사파이어. 사파이어는 산화알루미늄을 주성분으로 하기 때문에 규소계 광물인 석영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7] 베타크리스토발라이트가 더 고온[8] 깁스에너지면이 항상 다른상보다 떠있다.[9] 특히 화강암이 많은 한국의 바닷가나 강가 모래는 대부분이 석영이다. 사장석과 운모 등 화강암의 다른 구성 광물들은 진작에 다 풍화되어 없어지고 석영만이 마지막까지 남은 것. 다만 산호가 많은 열대지방의 모래는 탄산칼슘의 비율이 높다고 하고 화산 지대의 바닷가(대표적으로 제주도)는 현무암같은 검은 돌이 많다고 한다. 때문에 열대 바닷가의 모래는 더 흰 편이고 화산 지대 바닷가의 모래는 검은 편이라고 한다.[10] 주로 스마트폰이나 네비게이션 등[11] 축 방향에 따라 결정의 성질이 달라짐[12] LiNbO3, LiIO3, Ba2NaNb5O15등, 화학식만 봐도 눈이 돌아가는 물질들이 광학기기에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