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동아 친일논쟁

 

80년대 조선일보, 동아일보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이자 병림픽. 흔히 조선, 동아일보의 친일행위를 까발린 걸 90년대 한겨레 신문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 데 사실 이때가 처음이다. 그야말로 두 신문사엔 흑역사.
85년 4월 1일 동아일보 창간 65주년 기념호에서 동아일보 창간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조선일보를 친일지로 규정했고, 4월 12일 기사에도 똑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화난 조선일보는 4월 14일 논설 고문 선우휘가 ‹동아일보 사장에게 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동아일보의 친일적 성격을 지적한 뒤 이렇게 주장했다.

오히려 오늘 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창간 후 조선일보가 재빨리 옳은 주장과 바른 기사를 써서 사흘이 멀다 하며 밥 먹듯이 압수와 정간을 당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을 동아일보는 무엇이라고 설명하겠습니까?

(중략)

조선일보의 젊은 사원들의 격앙된 감정을 어떻게 막아내실 생각입니까? (중략) 논쟁이 격화되면 궁극적으로 인촌(김성수) 선생까지 욕보이는 결과가 된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하략)

 
이에 동아일보는 4월 17일 ‹애독자 제현에게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에서 "조선일보가 친일신문으로 창간된 것은 사실 기록에서 착오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조선일보는 4월 19일자 ‹우리의 입장:동아일보의 본보 비방에 붙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동아일보의 반민족 성격에 대해 주장했다. 결국, 동아일보가 침묵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된다.
하지만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딱 개싸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며 사실 이러한 논쟁이 벌어진 것은 80년대 신문사들의 몸집 불리기 열풍에서 각자 서로의 독자를 빼낼 목적에 불과했다. 어쨌든 그 이후 논쟁은 잊혀가는가 싶더니 90년대 한겨레 신문에 의해 두 신문의 친일행각이 함께 드러나게 되었고[1],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지국 직원들이 신문보급권 문제로 다투다가 조선일보 지국 직원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 일로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한동안 으르렁거리면서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을 걸고넘어지기도 했다.(...)

[1] 하단의 제2부 '추악한 과거'를 참고하자.